광고

[빵잽이 출신이 쓴 시나리오-12]모스크바...'작가의 말'

이대영 작가 | 기사입력 2024/06/13 [10:57]

▲필자/이대영 작가. ©브레이크뉴스

'빵잽이 출신' 작가로 글을 매체에 올린 게 30년이 넘는 거 같다. '암흑가의 무도회'라는 타이틀로 김태촌 씨의 일대기를 선데이서울에 1990년대 초 연재했었으니까. '모스크바'. 그 훨씬 전 부터 소설로 구상했지만, 번번이 주제의 벽에 갇히곤 했다. 뭐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 같다는 등의 평을 들어야 했는데, 교도소를 소재로한 작품이 넌픽션 형태나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내용의 픽션을 제외하면 딱히 쓸 수있는 소재가 많지 않다.

 

'모스크바'는 시나리오 형태로 쓰기로 작정했다. 첫번째 이유는 소설 형식의 문장력을 구사할 역량이 없어서였다. 두 번째는 쓰는 시점이 형기 복역 초기였는데, 교도소측의 눈을 피해 은밀하게 써야할 사정 때문이기도 했기에, 좀 분량이 적은 시나리오 형식으로 하게 된 것이다. '모스크바'라는 제목은 1970-80년대 대전 교도소에 미전향 장기수들이 수용되어 있기도 했고, 수용환경이 엄중한 탓에 불리게 된 것을 차용했다. 또 당초에는 '떡봉이(미전향 장기수의 강제전향 작업에 동원된 수용자)'를 심도 있게 다루는 계획을 세웠기에 이 제목이 딱이라고 여겨졌다.

 

그 후 전체 내용상 '모스크바의 전설'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2013년 쯤 공주교도소에 있은 때 원동연 씨(영화 신과 함께 제작자)와 교도소 내 난동사건에서 권총자살로 끝난 상황에 대한 소통을 하면서 시나리오화 하고 싶다고 했는데, 적극적인 호응을 보여 곧바로 집필에 들어갔다.

 

그런데 모스크바와 같은 류의 내용은 절대 안 됨이었다. 궁리 끝에 서민 교수(단국대 기생충학과)님께 서신 형태로 조금씩 써서 보내면 교수님이 워드로 작성하여 보내주는 방법을 강구했는데, 몇 번 오가는 와중에 “무슨 소설 쓰는가 보죠?”라며, 관계 직원이 찾아왔다. 교도소 내에서 집필은 불가능해졌다. 

 

출소를 얼마 앞둔 시점에서 포스트잇에다 몇 자 적은 걸 노트에 붙여 놔다가 가지고 나왔다. 그걸 2년 만에 끝을 보았다. 이런저런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굳이 말하자면, 잡초 같은 인생들에게도 삶은 아주 소중한 거라고 말하고 싶기도 했고, 꼭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자면 '사회정의' 같은 것도 드러내 보고 싶었다. 다만 실제 경험한 점만을 토대로 구성하다보니 썩 흡족하게 만들지 못한 것 같다. 부족한 글을 브레이크뉴스에 게재해 준 발행인 문일석님, 고맙고 감사하다. <연재 끝>

 

*필자/이대영 작가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