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 정길선 박사 ©브레이크뉴스 |
1918년 말에 일본은 7만 명의 병력을 시베리아에 파병하게 된다. 체코슬로바키아 군단 5만 명의 철수를 지원하기 위해 그 보다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한 것이지만 일본에게는 또 다른 의도가 숨어 있었다. 이 기회에 시베리아를 진출해 괴뢰정권을 세워 만주와 한반도의 완충국(Buffer state)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군의 진주는 오히려 볼셰비키에게 힘을 실어 주게 된다. 이는 일부 백군을 제외하고 다수의 극동 정치 세력들이 볼셰비키와 연대하며 게릴라 전술을 펼치게 되었던 것이다. 아무르 강 하구의 니콜라예프스크(Николаевск-на-Амуре)에 일본군이 진주한 것은 1918년 9월이 되던 시기였다. 일본은 니콜라예프스크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일본 국민을 이주시켜 식민 도시를 건설했다. 아무르 강이 오호츠크 해와 만나는 곳이었기 때문에 이곳을 수운(水運)의 거점으로 개발해 시베리아와 몽골 북부까지 지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1920년 초, 니콜라예프스크의 인구는 6,000명에 이르게 된다. 볼셰비키와 직접적인 전투를 벌이던 러시아 백군도 이 도시로 몰려와 일본군과 요새를 함께 지키면서 볼셰비키의 진공을 방어한 것이다.
1920년 1월 볼셰비키파였던 야코프 트랴피친(Яков Тряпицын)이 게릴라 4,000여 명을 이끌고 니콜라예프스크를 기습 공격했다. 일본군 350명, 백군 300명이 볼셰비키 군대에 대항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마침내 2월 24일 일본 주둔군 지휘관은 백기를 들고 투항했다. 그러나 지휘관이었던 트랴피친은 잔혹한 인물이었다. 그는 정전수칙이란 부분을 철저히 무시했다. 도시를 포위하고 우선 백군 지지자들을 끌어내 처형했다. 그러자 어차피 항복해도 죽을 것이라 판단한 일부 일본군과 백군은 항복에 응하지 않고 요새를 지키며 저항했다. 트랴피친은 최후 통첩을 보냈으나, 저항군은 오히려 기습 공격을 단행했다. 트랴피틴은 일본군과 백군의 공격을 격퇴한 후 대대적인 보복에 나서게 된다. 그는 저항한 군인을 모두 처형했다. 여기까지는 전쟁이라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던 부분이었지만 트랴피친은 무장을 하지 않은 일본인에 대해 대량 학살에 나서게 된다. 러시아 볼셰비키들은 총알을 아낀다면서 대검을 사용하여 보이는데로 찔러 죽였다. 이들의 시체는 얼어붙은 아무르 강에 던져졌다. 그렇게 하여 죽은 사람이 일본인, 러시아인 모두 합쳐 수천명이 된다고 한다.
이와 같은 니콜라예프스크 대학살이 일본군 본영에 전해졌다. 당시 5월 일본은 구원군을 니콜라예프스크로 파병한다. 일본군이 가까이 다가오자 트랴피친은 남아 있던 사람을 모두 처형해버렸다. 그리고는 도시를 불태워 잿더미로 만들고 주민들의 모든 물건들을 약탈하여 도시를 떠났다. 이 사건을 니콜라예프스크 대학설(Николаевск геноцид)이라 한다. 아무리 전쟁 중이라 할지라도 민간인을 무차별 살상하는 것은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일본은 볼셰비키 정권에 트랴피친의 처형과 피해 일본인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다. 한편 바이칼 호 남쪽 치타와 부리야트에도 일본군이 진주하게 된다. 일본은 백군 지도자 알렉산드르 콜차크를 적극 지원한다. 백군 지역이었던 아무르 강 상류 지역의 지방 정부는 일본군에 협조해야 했다. 이에 볼셰비키와 멘셰비키, 사회혁명당 등 혁명 세력들은 모두 지하로 들어가 게릴라 전에 전념했다. 치타의 지하조직 가운데 멘셰비키와 사회혁명당은 일본이 괴뢰국을 완충국으로 둔 것처럼, 자신들도 모스크바의 볼셰비키 정권과 별도로 극동공화국을 수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지 볼셰비키들은 자신들의 수가 4,000명 정도 되었기 때문에 일시에 도시를 점령할수 있었고 멘셰비키 방안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다. 따라서 치타의 볼셰비키들은 모스크바에 있는 중앙 소비에트로 사람을 보내 블라디미르 레닌에게 이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레닌를 비롯한 공산당 지도부들은 멘셰비키에 손을 들어주었다. 니콜라예프스크 사건 이후 일본이 민감해졌기 때문에 더 이상 일본 제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는데다 극동 지역에는 볼셰비키보다 멘셰비키와 사회혁명당의 세력이 더 우세했기 때문이다. 레닌은 일본군 7만 명, 미군 등 1만여 명이 극동에 주둔한 가운데 볼셰비키만으로 승리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시베리아 볼셰비키는 멘셰비키, 사회혁명당과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측면으로 노선을 전환했다. 1920년 4월 1일 윌리엄 그레이브스가 지휘하는 미군 병력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철수하고, 시베리아에는 일본군만 남게 된다. 4월 6일 현재 부리야트 공화국의 수도 울란우데에서 혁명지도자들이 모였다.
그들은 극동공화국(Дальневосточная Республика) 수립을 선포하고 알렉산드르 크라스노셰코프(Александр Краснощеков)를 정부 수반인 총통으로 선출했다. 지도부는 온건한 사회주의자 또는 민주주의자들로 구성되었으며 그들은 서구식 민주주의를 도입하고, 미국식 헌법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극동에서는 이에 앞서 정부 수립을 경험한 바 있다. 1905년 상트페테르스부르크에 ‘피의 일요일 사건’이 일어났을 때, 시베리아 치타에서 독자정부를 수립했으나, 이를 승인받지 못한 채, 정부군의 토벌작전으로 인해 붕괴된 적이 있다. 이번에는 조직적으로 정부가 수립된 최초의 케이스였다. 형식으로는 볼셰비키 정권과는 독립된 정부였다. 하지만 내면으로는 볼셰비키의 지원을 받는 조직이었다. 일본이 백군을 완충국으로 내세운 것처럼 극동공화국은 적군의 완충국이었다. 정치적으로는 괴뢰국이었지만 국제 관계상 러시아가 일본과 직접적으로 전쟁을 벌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대안이었기 때문이다. 일본도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교전을 피하게 하기 위해 극동공화국의 존재를 받아들였다.
일본은 니콜라예프스크 대학살을 이유로 시베리아에 대해 노골적인 공세를 취하게 된다. 볼셰비키 정권은 격앙해 있는 일본을 달래기 위해 사건의 책임자 트랴피친을 체포해 처형했다. 그러나 일본은 책임자를 처형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았다. 일본인들의 죽음을 영토로 보상하라는 것이었다. 이는 볼셰비키 정권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레닌은 더 이상 일본의 요구에 응하지 말 것을 지시했고 이에 일본은 군대를 보내 븍위 50° 이북의 사할린을 점령하고, 블라디보스토크에 대규모 병력을 상륙시켰다. 러시아와 일본, 정확하게는 극동공화국과 일본 사이에 전면전이 벌어지게 된다. 콜차크가 죽은 후, 일본은 코사크 기병대의 족장 그리고리 세묘노프(Григорий Семёнов, 1890~1946)를 앞세워 동우크라이나(Восточная Украина) 정권을 수립했다. 코사크 족이 우크라이나 출신인데, 동쪽에서 우크라이나 국가를 세웠다는 의미를 강조해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의 반목을 교묘하게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동우크라이나 공화국 정권은 일본의 괴뢰정권으로 자리잡아 1920년 1월 수립되어 그해 10월까지 9개월간 존재했다.
동우크라이나 공화국의 수도는 치타였다. 러시아 민중들은 세묘노프 정권을 지지하지 않았다. 이 정권의 존재는 오히려 상대 진영인 극동공화국의 정통성만 부각시켰을 뿐이다. 그러자 인드리키스 에이체가 이끄는 볼셰비키 제5군이 치타 탈환 작전을 개시했다. 1920년 10월, 세묘노프의 형편없는 군대는 노농 적군 및 그 동조 유격대들에게 의해 바이칼 지역에서 추방당했다. 연해주로 도망간 세묘노프는 볼셰비키와 계속 싸우려 했지만 1921년 9월 결국 모든 땅을 잃었다 세묘노프 정권이 붕괴된 후 극동공화국이 치타로 진입해 수도로 삼았다. 그래서 극동 시베리아인들은 극동공화국을 치타공화국(Chita Republic)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편 세묘노프는 하얼빈을 통해 일본의 도움을 받아 나가사키로 빠져나갔다. 세묘노프는 일본에사 적응에 실패하고 미국으로 갔다가 미군 병사들에게 폭력을 휘둘러 법원에 기소된다. 이후, 그는 미국에서 추방당했고 중국 만주로 돌아갔다. 일본의 괴뢰정권인 만주국에 정착한 세묘노프는 일본 정부에게 매월 1000엔의 연금을 받으며 살았다고 한다. 세묘노프는 톈진에서 일본의 첩자 및 밀정 행위를 하는 한편, 망명한 러시아인과 코사크인을 규합하여 러시아의 공산정권을 전복하려는 시도를 계속했다가 1945년 만주국 멸망 후, 소련군에 체포되어 처형되었다. lukybaby7@gmail.com
*필자/ 정길선.
노바토포스 회원, 역사학자, 고고인류학자, 칼럼니스트,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유라시아 고고인류학연구소 연구교수.
*아래는 위 기사를 '구글 번역'으로 번역한 영문 기사의 [전문]입니다. '구글번역'은 이해도 높이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문 번역에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전제로 합니다.<*The following is [the full text] of the English article translated by 'Google Translate'. 'Google Translate' is working hard to improve understanding. It is assumed that there may be errors in the English translation.>
During the Red-White Civil War, the Bolshevik Far Eastern Republic and Japan's Primorsky Krai-East Ukrainian Republic
- Jeong Gil-seon, Columnist
At the end of 1918, Japan dispatched 70,000 troops to Siberia. Although more troops were sent to support the withdrawal of 50,000 Czechoslovakian troops, Japan had another hidden intention. It was to use this opportunity to advance into Siberia, establish a puppet government, and make it a buffer state between Manchuria and the Korean Peninsula. However, the Japanese military's advance actually gave strength to the Bolsheviks. This meant that, except for some White troops, many Far Eastern political forces joined forces with the Bolsheviks and engaged in guerrilla tactics. The Japanese military's advance into Nikolaevsk (Николаевск-на-Амуре) at the mouth of the Amur River occurred in September 1918. Japan stationed troops in Nikolayevsk and relocated Japanese nationals to build a colonial city. Since it was where the Amur River meets the Sea of Okhotsk, they planned to develop this place as a water transportation base and rule over Siberia and northern Mongolia. By early 1920, the population of Nikolayevsk had reached 6,000. The Russian White Army, which was directly fighting the Bolsheviks, also flocked to the city and defended the fortress together with the Japanese army, defending against the Bolshevik advance. In January 1920, Yakov Tryapitsyn, a Bolshevik, led a surprise attack on Nikolayevsk with 4,000 guerrillas. The 350 Japanese soldiers and 300 White soldiers were limited in their ability to fight against the Bolshevik army. Finally, on February 24, the Japanese garrison commander surrendered with a white flag. However, the commander, Tryapitsin, was a cruel man. He completely ignored the ceasefire rules. He surrounded the city and first dragged out and executed the White Army supporters. However, some Japanese and White Army soldiers, judging that they would die even if they surrendered, did not surrender and instead defended the fortress. Tryapitsin sent an ultimatum, but the resistance forces launched a surprise attack instead. After repelling the attacks of the Japanese and White Army, Tryapitsin launched a large-scale retaliation. He executed all the soldiers who resisted. Up until this point, it was inevitable in the war situation, but Tryapitsin began massacring unarmed Japanese. The Russian Bolsheviks, claiming to save bullets, used bayonets to stab and kill anyone they saw. Their bodies were thrown into the frozen Amur River. It is said that thousands of people, both Japanese and Russian, died in this way. The news of the Nikolayevsk massacre was reported to the Japanese military headquarters. At that time, in May, Japan dispatched a relief force to Nikolayevsk. As the Japanese army approached, Tryapitsin executed all the people who remained. He then burned the city to ashes, looted all the residents' belongings, and left the city. This incident is called the Nikolayevsk massacre. Even in the midst of war, indiscriminate killing of civilians requires moral responsibility. Japan demanded that the Bolshevik regime execute Tryapitsin and compensate the Japanese victims. Meanwhile, Japanese troops entered Chita and Buryatia, south of Lake Baikal. Japan actively supported the White Army leader Alexander Kolchak. The local governments in the upper Amur River region, which was part of the White Army, had to cooperate with the Japanese army. As a result, the revolutionary forces including the Bolsheviks, Mensheviks, and Socialist-Revolutionary Party all went underground and devoted themselves to guerrilla warfare. Among the underground organizations in Chita, the Mensheviks and the Socialist-Revolutionary Party proposed a plan to establish a Far Eastern Republic separate from the Bolshevik regime in Moscow, just as Japan had a puppet state as a buffer state.
Since the local Bolsheviks had about 4,000 members, they could occupy the city at once and had no reason to accept the Menshevik plan. Therefore, the Bolsheviks in Chita sent people to the Central Soviet in Moscow to express this view to Vladimir Lenin. Lenin and other Communist Party leaders sided with the Mensheviks. Since Japan had become sensitive after the Nikolaevsk Incident, there was no longer any need to provoke the Japanese Empire, and in the Far East, the Mensheviks and Socialist-Revolutionary Party had more power than the Bolsheviks. Lenin judged that it would be difficult for the Bolsheviks to win alone, with 70,000 Japanese troops and 10,000 American troops stationed in the Far East. In response, the Siberian Bolsheviks shifted their course to forming a united front with the Mensheviks and the Socialist-Revolutionary Party. On April 1, 1920, the American troops under the command of William Graves withdrew from Vladivostok, leaving only the Japanese in Siberia. On April 6, revolutionary leaders gathered in Ulan-Ude, the current capital of the Buryat Republic.
They proclaimed the establishment of the Far Eastern Republic (Дальневосточная Республика) and elected Alexander Krasnoshchekov as the head of government and president. The leadership consisted of moderate socialists or democrats, and they decided to introduce Western-style democracy and adopt an American-style constitution. However, the Far East had already experienced the establishment of a government. In 1905, when the “Bloody Sunday Incident” occurred in St. Petersburg, an independent government was established in Chita, Siberia, but it was not recognized and collapsed due to a suppression operation by government forces. This was the first case where a government was established systematically. In terms of form, it was an independent government from the Bolshevik regime. However, internally, it was an organization supported by the Bolsheviks. Just as Japan had put forward the White Army as a buffer state, the Far Eastern Republic was a buffer state for the Red Army. Politically, it was a puppet state, but in terms of international relations, it was an alternative chosen as a last resort to avoid direct war with Japan by Russia. Japan also accepted the existence of the Far Eastern Republic in order to avoid direct conflict with Russia. Japan took an open offensive against Siberia due to the Nikolaevsk Massacre. In order to appease the enraged Japan, the Bolshevik regime arrested and executed Tryapitsin, the person responsible for the incident. However, Japan did not end with executing the person responsible. It demanded compensation for the deaths of the Japanese with territory. This made the Bolshevik regime uncomfortable. Lenin instructed them not to comply with Japan's demands any longer, and Japan sent troops to occupy Sakhalin, north of the 50th parallel, and landed a large force in Vladivostok. A full-scale war broke out between Russia and Japan, or more precisely, between the Far Eastern Republic and Japan. After Kolchak's death, Japan established the East Ukraine (Восточная Украина) regime with the Cossack cavalry chieftain Grigory Semenov (1890-1946) at the forefront. The Cossacks were of Ukrainian origin, and Japan cleverly exploited the animosity between Russians and Ukrainians by emphasizing the meaning of establishing a Ukrainian state in the east. However, the East Ukraine Republic regime was established as a puppet government of Japan, and existed for nine months from January 1920 to October of that year. The capital of the Eastern Ukrainian Republic was Chita. The Russian people did not support the Semyonov regime. The existence of this regime only highlighted the legitimacy of the Far Eastern Republic, which was the opposing camp. Then, the Bolshevik 5th Army led by Indrikis Eich began the operation to recapture Chita. In October 1920, Semyonov's poorly equipped army was driven out of the Baikal region by the Workers' and Peasants' Red Army and its sympathizers. Semyonov, who fled to Primorsky Krai, tried to continue fighting the Bolsheviks, but eventually lost all his lands in September 1921. After the collapse of the Semyonov regime, the Far Eastern Republic entered Chita and made it its capital. That is why the Far Eastern Siberians sometimes call the Far Eastern Republic the Chita Republic. Meanwhile, Semyonov escaped to Nagasaki with Japanese help through Harbin. Semyonov failed to adapt to life in Japan and went to the United States, where he was prosecuted for violently attacking American soldiers. Afterwards, he was expelled from the United States and returned to Manchuria, China. Semyonov, who settled in Manchukuo, a puppet government of Japan, is said to have lived on a monthly pension of 1,000 yen from the Japanese government. While acting as a spy and secret agent for Japan in Tianjin, Semyonov continued to attempt to overthrow the Russian communist regime by gathering exiled Russians and Cossacks. After the fall of Manchukuo in 1945, he was captured by the Soviet army and executed. lukybaby7@gmail.com
*Author/ Jeong Gil-seon.
Member of Novatopos, historian, paleoanthropologist, columnist, and research professor at the Institute of Eurasian Paleoanthropology, Russian Academy of Scienc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