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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최고 미끼는 “단연 ‘辛라면!’”
 
김영 기자
농심 신라면이 유통업계 최고의 호객행위 상품으로 알려져 화제다. 최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가 연이어 신라면 가격 인하를 단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양사는 모두 소비자들에게 자사 매장에서 판매하는 신라면 가격이 경쟁사에 비해 얼마 더 싸다는 홍보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이 이처럼 신라면 가격에 목을 매는 이유는 신라면이 가진 브랜드 파워 때문으로 실제 상당수 일반 소비자들은 미끼 상품 역할을 하는 신라면의 가격에 홀려 이들 매장을 찾고 있다. 

 

농심의 대표 상품인 신라면은 국내 라면시장에서 부동의 1위 상품으로 시장 점유율은 25%에 달하며, 브랜드 가치는 타의 추정을 불허한다. 신라면 뒤를 잇는 삼양라면이나 진라면 등 경쟁사 제품들은 여전히 신라면의 아성에 도전하기에는 세발의 피에 불과한 상황인 것.

식음료 제품 전체를 둘러봐도 오리온의 초코파이를 제외하면 신라면과 어깨를 견줄 만한 상품을 찾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처럼 높은 신라면의 브랜드 가치가 최근 대형 할인점들에 의해 미끼상품으로 악용되고 있다. 창고형으로 운영돼 기존 이마트에 비해 도매상에 가까운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국내에서 찾기 힘든 외산 제품을 도매가격 수준으로 공급해 인기를 끌어온 코스트코가 신라면 가격 전쟁에 나선 것.

이들 업체는 경쟁사에서 판매하는 신라면 가격과 연일 자사의 판매 가격을 비교해 인하하다 보니 현재 이들 매장에서 판매되는 신라면의 가격은 출고가의 60%선이다. 그래도 이들 업체의 신라면 가격 인하 경쟁은 멈추지 않고 있다. 신라면 가격이 매장 전체의 할인가를 대변하는 양상이기 때문.

그러나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양사의 무리한 신라면 경쟁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정부분 회사에 손해를 감수하고 시행한 신라면 가격 인하에 혹해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이를 제외한 다른 제품 가격이 생각만큼 싸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경우 되레 회사 이미지가 나빠질 수도 있기 때문. 특히 신라면 가격 인하로 인한 손해를 감내해야 할 것은 결국 매장을 찾은 소비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경우 소비자들의 이탈이 더욱 극심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라면 전쟁

국내 최대 할인매장을 운영하는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트레이더스라는 창고형 매장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물건을 박스째 취급하고 물품 수를 줄인 대신 기존 매장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들을 공급하고 있다.

이 같은 창고형 할인점의 경우 국내에서는 회원제로 운영되는 코스트코가 대표적이라, 두 업체는 현재 자연스럽게 경쟁 상태에 놓였다.

그런데 이들 양대 창고형 할인점의 가격 경쟁은 이상한 곳에서 불똥이 튀고 있다. 바로 국내 최고 브랜드 가치를 자랑하는 신라면 가격 인하에 양사 모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선공은 이 시장에 늦게 뛰어든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시작했다. 지난 11월26일 오픈한 이마트 트레이더스 구성점은 오픈 기념으로 30개들이 신라면 1박스를 1만5990원(개당 533원)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내놨다. 이에 코스트코 역시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날 오후 즉시 종전 1만6490원의 가격표를 1만4390원으로 바꿔 붙인 것.

여기서부터 양사의 시소게임은 전면전으로 번졌다. 양사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연쇄적으로 가격표를 바꿨다. 드디어 지난 12월5일에는 코스트코 양재점의 신라면 가격이 종전의 절반 수준인 8790원(개당 293원)까지 떨어졌다. 이마트 구성점 역시 12월6일 신라면 가격을 8590원(개당 286원)으로 내렸다. 끝없는 출혈 경쟁이다.

일반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신라면의 개당 가격이 583원 정도이며, 신라면의 대형마트 공급가가 500원대 중반인 점을 감안하면 양쪽 모두 개당 300원 가까운 손해를 보면 장사를 하고 있는 것.

농심 관계자 역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신라면은 유통업체가 역마진을 감수하고 파는 미끼 상품이다. 해당 업체들에 대한 납품가에는 이전과 전혀 변동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고객 유치 위한 출혈 경쟁

양사가 역마진까지 감수하면서 신라면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신라면을 통해 좀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경우 그 혜택이 더 크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통해 다른 제품들 가격까지 저렴하다는 인식을 고객들에게 심어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이마트 트레이더스 경우 이번 신라면 전쟁으로 피를 흘리고 있지만 광고 홍보 효과로 이를 만회하고 있다는 평가다. 코스트코와의 직접적인 출혈 가격 전쟁으로 신생 점포의 주가를 바짝 끌어 올린 것. 소위 말하는 노이즈 마케팅인 셈.

업계 관계자 역시 “이마트 구성점은 저가판매에 대한 손실보다 점포를 알리고 초기 방문객을 늘리는 무형의 홍보효과를 크게 거두고 있다”며 “양측 모두 창고형 할인마트 시장에서 앞으로도 험난한 경쟁이 예상되기에 초반 기싸움에서 밀릴 수 없다는 생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하필 이들 업체가 미끼상품으로 신라면을 선택한 이유는 신라면이 가진 위력 때문이다. 실제 현재 국내 유통시장에서 공급자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몇 가지 파워브랜드 상품이 있다. 농심 신라면과 진로 소주, 동서 커피 등으로 이들 제품이 매장 내 구비돼 있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이 클레임을 걸거나 떠나기도 할 정도다.

이 중에서도 농심 신라면은 수퍼마켓에서의 파워 브랜드 1위 상품으로 통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라면 종류가 약 220여 개에 달하는데 이 중 시장 점유율만 25%에 달하고 있는 것. 신라면의 지난해 매출은 3500억원에 육박한다. 또한 최근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라면은 전체 식·음료 제품 중 올 들어 10월 말까지 6억5000만 개가 판매돼 진로 소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한 신라면은 연간 8억 개씩 꾸준히 팔리고 있으며 지난 1986년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185억 개가 판매돼 국내 식음료 제품 중 누적 판매량 순위 1위를 지키고 있기도 하다. 브랜드 가치 역시 상당해 지난해 실시한 국내 브랜드 순위에 따르면 신라면은 식음료군 중 6년 연속 1위였다. 이 조사에서 유일한 대항마는 오리온 초코파이 정도이다. 즉 신라면 가격이 매장 전체 이미지에 주는 영향이 얼마나 대단한지 충분히 가늠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창고형 할인매장이란 업태의 특색이 무색해지고 있다는 것. 창고형 할인매장의 주고객층은 한 번에 대량의 물품을 구매하는 자영업자들인데, 이들에게도 판매수량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이모씨는 이에 대해 “싸다는 말에 매장을 방문했지만 판매수량에 묶여 필요한 양만큼 구매할 수 없었다. 여러 번 구입을 반복하면 살 수는 있지만 괜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 싫어서 2박스만 구입했다”고 말했다.

또한 미끼 상품을 제외한다면 다른 제품들의 가격이 그 정도로 저렴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속았다고 느끼는 고객들이 나올 수 도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divazero@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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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12/16 [09:34]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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