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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 장교로 임관해 강원도에서 3년의 시간을 끝낸 나는 30일 간의 해외여행을 떠났다. 즉흥적인 행동은 아니었다. 장교 후보생으로 3사관학교에서 열심히 땀을 흘리던 그때, 같이 훈련을 받던 동기들과 나눴던 배낭여행에 대한 이야기와 세계 곳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에 대한 동경을 직접 실행에 옮긴 것이다.
내 나이 서른. 오랫동안 꿈꿔온 여행은 오리엔트 특급열차와 함께였다. 거대한 대륙을 가로질러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가는 낭만적인 기차여행을 멋있게 생각했고, 러시아는 발레 공연이 우리나라보다 싸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여행이 가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여행 관련 자료를 찾아본 순간, 여행이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아시아인으로서 아시아를 바라보기 위해 시작한 여행
소위에서 중위로 진급하던 날, 스스로를 위한 선물을 하기 위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선택한 것은 ‘굿 네이버스’와 ‘월드비전’ 두 단체에 각각 한 아이씩 두 아이에게 정기 후원이었다. 한 달에 4만원. 나에게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돈이라는 생각에 스스로가 대견스러웠다.
어느 날, 내 앞으로 도착한 편지에 ‘i like soccer’라고 쓰인 카드와 아랫배가 볼록 나온 후원 아동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평소 동남아시아인을 무시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었던 자신을 뒤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아시아인으로서 아시아를 바로 보자는 마음에 타이페이와 홍콩을 경유하는 델리행 e-티켓을 끊었다.
8개 나라 9개 도시를 경유하는 한 달의 여정
비행기삯을 제외하고 달랑 100만원만 들고 떠나는 배낭여행이었다. 한 번도 한국이라는 나라를 벗어난 적이 없었는데, 이 여행에서 무려 8개 나라를 방문할 계획이다. 여행 첫 날에 묵을 숙소도 잡지 못한 나였다. 싱가폴에서 쿠알라품푸르를 어떻게 가는지, 프놈펜에서 방콕은 또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다. 굳게 마음먹고 타이페이행 비행기에 올랐다.
대만, 중국, 싱가폴, 말레이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인도의 주요 도시들을 경유하는 한 달의 여정 동안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에 부딪칠지 알 수 없었지만, 서른 살에 새로운 세상을 접하는 기분은 무엇보다 호기로웠다.
<life is beautiful>은 서른 살이 된 작가가 세상과 마주하는 한 달 간의 여행기이다. 그는 한 달 동안 아시아를 대표하는 9개 도시를 다니면서 자신의 삶의 이정표를 찾는다. 서른이라는 심리적 부담이 큰 단어가 그를 세상과 마주하도록 떠밀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어려운 삶을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성숙의 기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의 고백을 인용하며 이 글을 마친다.
여행을 하는 동안 펼쳐진 길은 내게는 모두 낯선 태초의 길이었다. 그 길을 헤매는 동안 나는 목표하던 곳을 둘러가기도 하고, 때로는 결국 찾지 못한 때도 있었지만 그것을 통해 이제 내 앞에 펼쳐질 어떤 길도 당당하게 발걸음을 내 딛을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 길이 성공이든 실패든 결말은 나중의 고민일 뿐, 시작하는 이에게는 지금만이 최선을 다하여야 할 순간일 뿐이다. 나는 이것을 내 삶의 ‘희망’이라 부르고 싶다. 그것은 나를 한 곳에 안주하지 않도록 자신을 일깨우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낯설고 힘든 길일 수록 나에게 필요한 건 스스로에게 작게 읊조리는 '한번 해보자' 이 한마디면, 족할 것이다.
저자 김태훈은 한양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국어국문과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가던 중 46기 학사장교로 임관, 27사단 이기자 부대에서 3년 동안 국방의 의무를 이행했다. 현재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단대부고에서 국어과 교사로 재직 중이며, 군 전역 후 한 달 동안의 아시아 여행기를 통해 느낀 바를 엮어 <life is beautiful>을 출간했다.
김태훈 저/a6(문고판) 290p/2011년 6월/전자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