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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트로트엑스, 문화기업CJ..결국 ‘트로트 저평가’ 앞장서나?

박동제 기자 | 기사입력 2014/03/25 [16:48]
브레이크뉴스 박동제 기자= 구성지고 애상적인 느낌을 선사하는 트로트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중가요다. 과거 중장년층 사이에서만 인기를 누리던 트로트는 특유의 꺾기창법과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흥겨운 멜로디로 이제는 젊은 층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우리 민족의 아픔과 한, 설움이 담겨 있는 대중가요 트로트가 최근 한 프로그램을 통해 ‘저평가’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프로그램은 바로 CJ E&M의 음악전문채널 Mnet이 2014년 야심차게 내놓은 ‘트로트엑스’다. 
 
‘트로트엑스’는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트로트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연출을 맡은 김태은PD는 “어른들에게는 좋아하는 트로트를 자녀와 함께 마음 편히 시청할 수 있는 유일한 프로그램이겠지만, 자녀들에게는 어른들의 음악이라 생각하는 트로트를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며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닌 버라이어티 쇼라는 부분을 강조했다. 
 
그러나 막상 ‘트로트엑스’의 뚜껑을 열어보니 그의 말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먼저 버라이어티 부분이 강할 것이라고 예상됐던 ‘트로트엑스’는 기존 Mnet에서 제작됐던 ‘슈퍼스타K’, ‘보이스코리아’ 등 오디션 프로그램과 비슷한 형식을 띄고 있었다.

언론과 대중들의 관심을 사로잡기에 제격인 오디션이란 포맷을 배제할 수 없었던 제작진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첫회부터 ‘트로트엑스’에 대한 기대가 실망과 분노로 얼룩진 논란거리가 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의구심을 자아내는 심사위원 조합과 애초 제작진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가는 ‘트로트’에 대한 저평가(?) 분위기 때문이었다.

‘트로트엑스’의 심사위원으로는 태진아, 설운도, 박현빈, 홍진영, 박명수, 유세윤, 아이비, 뮤지가 나섰다. 이들 중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트로트 가수인 태진아와 설운도가 트로트 프로그램 심사위원을 맡은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분위기다.

프로그램에 빠질 수 없는 예능적인 부분을 위해 투입된 박명수, 유세윤, 아이비, 뮤지의 출연은 어떻게든 넘길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태진아, 설운도에 비해 트로트 경력이 한참 짧은 박현빈, 홍진영의 심사위원 발탁은 제작진의 판단미스로 보여진다. 

아니나 다를까. 제작진의 판단미스는 ‘트로트엑스’ 1회부터 지적됐다.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화제의 출연자 나미애가 바로 그 중심에 있었다. 그녀는 무명이지만 3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어려운 길을 포기하지 않고 오직 트로트 가수의 외길을 걸어온..한 마디로 대중의 인기는 못얻었지만 박현빈, 홍진영의 수십년 선배인 셈이다.

그런 그녀를 까마득한 후배인 박현빈과 홍진영이 감히 심사를 한다는 것은 노래 실력, 대중적인 인기와는 별개로 선후배의 위계질서 등 예의를 중시하는 우리의 정서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모양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과거 대중가요의 선두주자로 각종 상을 휩쓸던 기존 가수들이나 아이돌을 꿈꾸던 지망생들이 젊은층을 겨냥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이미 쓴맛을 보고, 결국 제기와 데뷔를 위한 도구로 ‘트로트엑스’를 이용할 뿐이라는 일각의 지적이다.
 
결국 트로트를 살리겠다는 제작진의 취지와는 달리 오히려 트로트라는 장르 자체가 하다하다 안되면 발을 내딛는 곳(?) 이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이미 1회때 출연한 심신을 비롯해 예고가 됐던 녹색지대, 육각수 등 90년대 가요계를 빛냈던 왕년의 스타들, 그리고  걸그룹 베베미뇽 멤버 벤, 신인밴드 DOZ(유준성, 이기욱) 등과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참가자, 아이돌 지망생들의 출연은 마치 트로트라는 장르 자체가 ‘하다하다 안되면 발을 내딛는 곳(?)’이란 인식만 심어준 꼴이 됐다.
 
당초 ‘트로트엑스’가 내세운 트로트의 활성화는 커녕 어려운 길을 몇십년씩 포기하지 않고 걸어가고 있는 이 나라 수많은 무명 트로트 가수들에게 더욱 설자리를 잃게 만들어 주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그래서인지 ‘트로트엑스’ 방송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썩 곱지만은 않다. “트로트를 다양하고 쉽게 접할 수 있어서 좋다”, “트로트는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뜨릴 것 같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있는 반면, 부정적인 평이 많은 부분을 장식하고 있다.
 
“선후배도 없는 이상한 프로그램”, “박현빈과 홍진영이 선배가수를 심사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트로트 가수들은 자존심도 없나?”, “조권이 선배가수를 심사한 뒤 욕먹었던 슈스케 시절을 잊었나?”, “트로트 가수는 마지막 도전이라는 인식을 제대로 심어주는 방송이네” 등의 비판적인 의견도 눈에 띈다.

▲브레이크뉴스 박동제 기자 
물론 아이돌, 발라드 가수로 일관되는 단조롭고 재미없는 현 가요계에 트로트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음악장르 다양화에 힘쓰는 ‘트로트엑스’의 의미있는 도전은 칭찬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계속되는 트로트 저평가, 심사위원 자질 등 ‘트로트엑스’에 불고 있는 논란을 잠재우지 않고 현재 상황을 계속해서 이어나간다면, 대중들의 무관심 속에 단 한 명의 스타도 배출해 내지 못한 Mnet 대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5’에 이어 또한번의 쓴맛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아니..‘쓴맛’을 경험할지언정, 적어도 ‘글로벌 문화창조기업’으로써 성장을 꾀하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 CJ라면, 아무리 시청률이 중요한 오락 프로그램이라 할 지라도 결코 변질되선 안될 트로트 세계의 ‘그들만의 문화(?)’는 지켜줘야 한다.
 
‘트로트엑스’의 지금 상황은 비단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중문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문화계의 큰 손’ 이미경 CJ E&M 총괄부회장을 이 프로그램 연출을 맡은 젊고 유능한 까마득한 후배격인 김태은PD가 대놓고 평가하는 것과 뭐가 다르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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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터짐 2014/04/12 [00:21] 수정 | 삭제
  • 지들끼리 북치고장구치고 ㅉㅉ 이러니까 트로트가 하류취급이나받지 출연자들이나 제작자들이나 에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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