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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잃어버린 국가-민족 반드시 망한다!

불교의 역사와 문화의 힘

윤소암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4/07/18 [10:21]

지구의 반대편인 남미 페루는 매년 6. 21일이 한해의 끝이다. 그로부터 3일 후 새해 태양축제가 시작된다. 수 천년 화려했던 잉카, 마야문명이 한순간 16세기 초 스페인 제국주의에 멸망 당한지 480년 만이다. 유일신 가톨릭 종교권력은 원주민 신전을 무너트리고 그 자리에 산타도밍고 성당을 세웠다.

 

▲ 윤소암    


남미축제의 대표적인 브라질 삼바축제도 마찬가지, 물론 수천만이 살육 당하고 살아남은 극소수 사람들은 해발 3천의 마추픽추 험산에 숨었고 대다수 여인들은 백인정복자와 피를 섞어 혼혈인종이 되었다.


5백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 비로소 자기네 전통문화와 역사를 복원하는 것은 경이롭다. 페루의 태양제 “인티라머”는 남미 3대 축제이고 세계 10대 축제라 여길 만큼 자부심이 대단하다. 역사와 문화가 사라진 것은 비단 남미뿐이겠는가. 4백여년 전에 기독교 청교도들에게 멸망당한 북미 원주민 문화가 그렇고 로마제국에 멸망당한 유대인은 2천년 동안 나라를 잃고 세계에 흩어져 살았다. 역사상 가장 비참한 유대인은 로마와 이집트 제국주의의 전 유럽에 걸쳐 오랜 박해를 받았으나 끝내 살아 남았다. 바로 민족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민의식, 유대인 셈족만이 구원을 받는다는 정신이다. 독선과 배타주의로 상징되는 유대인의 구약성서는 사실상 종교사상이 아니라 중동민족의 민족주의라고 볼 수 있다.


비극적인 것은 특정 민족주의사상이 로마제국의 종교가 되고 후세에 나온 이슬람교까지도 구약을 종교성전으로 삼으면서 천년 동안 전쟁을 벌였고 또 지금도 수십 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집트, 미국과 중동지역에서다.


구 소련에 이어 초강대국 미국이 과격파 이슬람국가들과 끝없는 전쟁을 벌이고 군비를 낭비하면서 미국은 세계 최대의 빚쟁이가 되었다. 우스개 소리로 달러와 미국 채권보유량이 세계 최고인 중국이 미국 채권을 시장에 내 판다면 세계 경제는 물론 미국 경제가 파탄 난다고 한다. 사회주의 종주국 구소련이 망하고 사회주의대국 중국이 덩샤오핑의 실용주의로 자본주의를 도입한 결과 중국은 지금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경제대국이 되었으니 역사는 돌고 돈다. 따지고 보면 중국은 고대왕조인 은나라 상나라 때부터 자본주의가 발달된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

 

2천년 역사와 문화를 지킨 한국불교의 힘

 

가야시대에 들어온 불교는 우리 민족에게 정신문화의 유산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창조하고 수호한 생명력의 원천이었다. 토기와 무속신앙만 존재하던 가야에 불교가 들어오면서부터 철기문화와 인본주의 종교가 꽃을 피워 5백년 왕조를 이끌었다. 무속문화와 철기기술은 일본에 전해져 오늘의 제철대국 일본과 신사문화를 만들었다.


고구려, 신라, 백제, 고려 등에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금속공예 석조각품, 건축, 목판활자, 의류, 식품, 도자기, 옻칠 등은 왕실과 서민에 이르기까지 국가 경제와 기술을 제공한 불교장인의 창작이었다.


불교가 국교인 고려에서 승려들은 귀족의 신분이었으나 나라를 운영하는 주역을 담당했다. 위로는 왕사, 국사로 왕과 신하를 지도하는 스승으로 정치철학을 제시하는가 하면 사찰에서 장인들을 육성해서 경제와 문화를 발전시켰다. 세계 문화유산인 금속활자 도자기 팔만대장경 등이다. 수 십년 전만 해도 전국의 큰 사찰 아래 집단을 이루고 있는 사하촌부락은 사실상 장인집단인 것이다.


유교를 숭상하고 조선조에 와서 불교문화 말살정책을 폈지만 생명력이 강했다. 조선조 개국공신 정도전은 자신이 고려사람으로 이성계의 쿠데타 정권에 가담해서 불교문화를 혁파한 사람이다. 오직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능했다고 볼 수 있다.


세계와 문화교류, 교역을 활발히 했던 고려를 차단하고 명나라 사대주의로 고립된 폐쇄국가로 만들었다.


천민으로 떨어진 조선조 승려들은 임진난 이후 국가와 민중의 필요에 의해 다시 고급기술과 국가 수호에 목숨을 바쳤다. 전국의 모든 산성, 평양성에서 남한 북한산성, 부산의 금정산에 이르기까지 이 나라 모든 외적을 막기 위한 숱한 대소 산성들은 승려들 노역으로 쌓았고 또 수호했다. 요즘의 예비군 역할이지만 현역 군인보다 열배 이상 뛰어났다. 천민이고 처자식이 없으며 정신무장이 일반인 보다 강한 단결력으로 국가수호에 임했다.


이순신 장군 휘하의 반은 승군, 곧 승려의 자발적인 또는 강제징발되어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전쟁에 나가면 승군이 앞장서고 평화시에는 성을 쌓고 다리와 도로를 만들며 민중들을 지도했다.


왕실에는 종이와 장, 식초를 만들어 바쳤고 한글을 창제하는데 큰 스승 노릇을 한 (세종, 문종, 세조의 스승) 신미대사 같은 분이 있는가 하면 인간취급을 못 받는 노비, 백정, 광대예인 그룹의 최하층 민중에게 법문을 하고 고락을 함께 했다.


동의보감에 보듯이 고려조선시대에는 승려들이 병을 치료하는 명의가 많았고 병자를 돌보고 노숙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시설을 만들어 운영했다. 요즘의 복지시설이다. 태국이나 티베트에는 아직도 사찰이 병자를 돌보고 휴양하는 절과 승려가 많다.


망국의 사색당쟁이 성하고 궁중암투가 수 백년 계속 되다보니 내란 외침에 취약한 조선조가 유교의 힘으로 유지되었다는 것은 역사의 완전한 거짓이다. 인류사에 가장 오래된 인문학 종교인 불교가 세계인들에게 어필하고 받아들여 보편화되고 있다. 5백년 유교와 1백년 기독교 지배로 존재감이 상실된 한국 불교의 역사 문화가 복원되고 새롭게 해석되고 있다. 불교인들과 일반 국민들, 지성사회가 불교의 공동체 자유사상과 인본주의 생명과학에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한다.


E.H카는 과거의 역사가 아닌 현재의 주관적인 역사 해석이 중요하다고 했고 토인비는 외부의 도전을 극복한 민족은 살아 남았고 응전에 실패한 민족은 소멸했다고 한다. 인류역사를 도전과 응전으로 본 것이다. 인류 5대 문명 중 이집트, 슈메르 메소포타미아문명, 잉카문명은 유일신 정복문명에 멸망되었다. 한국인과 한국불교가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5천년 찬란한 문화와 문명을 발전시킨 한반도는 강대국의 놀이터나 식민지가 아니며 결코 되어서도 안된다. 남북이 함께 오랜 고난과 시련을 극복해서 통합과 통일을 이뤄내야 한다. soam2005@hanmail.net


*필자/윤소암. 시인, 한국불교역사 문제연구소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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