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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칼럼 "7·30 선거와 박원순"의 반론

기동민에게 양보하라는 근거가 왜곡돼 있는데..

이재관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4/07/24 [10:31]

평소에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글을 써서 신선한 느낌을 주었던 이철희님의 오늘 글은 상당히 왜곡되고, 편향된 듯한 느낌을 줘서 글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자 한다. 왜 7.30 재보선이 야권에 불리한 지, 왜 야권 단일화만이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지를 잘 분석해 주었다. 하지만 왜 기동민이 양보해야 하는가 하는 논리 전개는 왜곡이란 생각이다.


 1. 동작을의 경우 여론조사에 비춰볼 때 단일화 효과는 정의당의 노회찬 후보가 더 크다.


 <==반론: 문제의 여론조사는 노컷뉴스가 포커스 컴퍼니란 생소한  이름의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것이다. 19~20일 이틀간 동작구을 유권자 506명을 대상으로 집전화로 했는데,  95% 신뢰수준에 최대허용 오차는 ±4.36%로 오차 범위가 엄청나다.


 이 조사에서  야권 단일화했을 때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나경원42.7% : 노회찬41.9% / 나경원46.5% : 기동민38.4%의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3자 대결의 경우에는 나경원: 41.6% : 기동민: 17.2% : 노회찬 14.5%로 나와 기동민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왔다. 22~23일에 실시된 KBS 미디어 리서치의 지지율을 보면 노회찬 후보와 기동민 후보의 격차는 더 벌어져 있다. 나경원 49.7% 대 기동민 21.4% 대 노회찬 16.1%다.

▲ 이재관     ©브레이크뉴스

   
따라서 이철희 후보가 단 하나의 여론조사를 근거로 해서 기동민 후보에게 양보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나 섣부른 판단이다. 공천파동이란 험난한 과정을 겪어 마음 고생을 심하게 한 후에 동작을 후보직을 수락한 기동민 후보에게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내민 근거치고는 너무 허약하다. 선거 전문가인 그도 여론조사는 설문을 어떻게 작성하느냐, 여론조사 방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엄청나게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포커스 컴퍼니가 여론조사했을 때 새누리당 지지자를 포함한 상태에서 야권 단일화 시의 노회찬, 기동민 지지율을 조사했을 게 틀림없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상대적 강자로 생각되는 기동민이 후보가 되지 않길 바랬을 것이며, 당연히 노회찬을 택했지 않겠는가? 따라서 단 한곳의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 그것도 신뢰성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 여론조사를 들어 기동민이 양보하는 게 맞다고 주장하는 건 옳지 않다. 


 2.  새정치연합의 안철수 대표는 지난해 4·27 재보궐선거에서 노회찬 후보의 지역구를 힘으로 접수했다. 노회찬 후보가 양보한 건 아니지만 어떻든 마음의 빚이 없을 수 없다.


 <==반론:  안철수 대표가 노회찬 후보의 지역구를 힘으로 접수한 것이 아니고, 노회찬 후보의 의원직 상실로 무주공산이 된 곳에 가서, 초반의 절대적 열세를 뒤집고 악전고투 끝에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노회찬 후보는 마치 노원을 지역구의 주인이라도 되는 양 자기 부인을 출마시켜서 그 지역을 지키려 했는데, 진보를 표방하는 분으로는 옳지 않은 처사였다. 지역구를 부인에게 물려 주거나 자식에게 대물림하는 것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노원을 지역구를 깨끗이 양보했다면 안철수 대표가 마음의 짐을 지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부인을 출마시켜 끝까지 안철수 대표를 괴롭혔기 때문에 이철희님의 주장은 정반대이다. 더군다나 그 당시 안철수 대표는 현재의 새정치민주연합 소속도 아니었다.  그리고  노회찬 후보는 자력으로 노원을 의원에 당선된 게 아니라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구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고 야권 단일 후보로 지원해 주었기에 당선이 가능했었다. 따라서 미안한 마음은 오히려 노회찬 후보가 느끼는 편이 더 옳다


 3. 게다가 박 시장은 이제 일개 단체장을 넘어 야권의 지도자다. 걸맞은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반론: 지방 단체장의 선거 개입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새삼 논할 거리도 못된다. 기동민 부시장이 박원순 사람이란 건 맞지만, 박원순 시장이 기동민 후보의 인생까지 관여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해서 박원순 시장이 기동민 후보의 운명에 관여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물론 기동민 후보를 위하는 일이라면 충언할 수는 있겠지만, 이번 경우는 아니다.


 이제 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이철희님의 글은 여러 가지로 왜곡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동민이 양보하는 게 옳으냐, 노회찬이 양보하는 게 옳으냐>는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기동민, 노회찬 후보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  
 
*필자/이재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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