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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나는 남자다’, 별다른 특색 없는 ‘시즌제 예능’..변화만이 살길!

박동제 기자 | 기사입력 2014/08/14 [08:56]
브레이크뉴스 박동제 기자= ‘국민 MC’ 유재석이 4년 만에 새롭게 진행을 맡아 화제를 모았던 KBS 2TV 예능프로그램 ‘나는 남자다’가 정규 편성 이후 첫 방송을 마쳤다.

앞서 지난 4월 KBS 2TV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으로 방송됐던 ‘나는 남자다’는 ‘여자들은 보지 마라!’, ‘남자를 위한 토크쇼’ 등을 표방하며 첫 방송부터 네티즌들의 큰 기대를 모았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나는 남자다’는 제작진의 기대와 달리 4.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라는 저조한 시청률로 동시간대 최하위라는 굴욕을 당했다.

시청률이 저조한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은 단발성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 그러나 KBS는 ‘안티 없는 연예인’, ‘유느님’이라 불리고 현재 ‘해피투게더3’를 함께 하고 있는 유재석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 동료애(?) 때문인지 ‘나는 남자다’의 정규 편성을 확정지었고, 지난 8일 대망의 첫 회를 무사히 마쳤다.

‘나는 남자다’ 첫 회는 지난 파일럿 방송(4월 9일)의 시청률 보다는 선방한 5.4%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2위를 기록했다.(1위 MBC ‘나 혼자 산다’ 6.2%, 3위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5.0%)

현재 예능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시청률이 떨어진 점을 감안할 경우, ‘나는 남자다’의 수치는 충분히 만족스러울 수도 있으나, ‘시청률 보증수표’ 유재석을 비롯해 장동민, 권오중, 허경환, 임원희 등 ‘대세’로 불리거나 ‘대세’로 등극했었던 MC진으로 5.4%의 시청률을 받았다는 것은 ‘뻔하디 뻔한’ 포맷의 문제점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나는 남자다’의 경우 ‘나는 00인 남자다’라는 방청 신청을 내세워 매주 해당 주제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 MC진과 방청객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콘셉트로 진행된다.

어떻게 보면 새로워 보일 수 있는 콘셉트지만, 사실 한 주제에 대한 인물들을 모아 이야기를 나눴던 프로그램들은 그동안 브라운관에 수없이 비춰졌었다. 한마디로 ‘남자’를 뺀다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것.

하지만 남자의, 남자에 의한, 남자를 위한 토크쇼 프로그램 ‘나는 남자다’는 ‘남자’를 내세웠다는 한 가지의 특색마저 방송 말미 여성 게스트 등장이라는 단순하면서도 흔한, 지겨운, 역시나라는 생각이 드는 콘셉트로 여타 다른 예능프로그램과 비슷한 느낌을 준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나는 남자다’는 파일럿 당시 ‘국민 첫사랑’이라 불리며 남성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걸그룹 미쓰에이 멤버 수지를 게스트로 참여시켰고, 첫 회에선 ‘국민 여동생’으로 자리매김한 가수 아이유를 게스트로 내세운 바 있다.

물론, 새롭게 정규 편성된 프로그램이 그 시간대에 정착할 때까진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른바 ‘이름값 있는’ 연예인을 게스트로 내세우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남자들만 있는 녹화장에 여성 게스트 한명을 불러 열광하고, 떠받들고, 인형 보듯 감상하는 모습은 방송 내내 ‘성차별적인 느낌을 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게끔 만들기에 충분했다.
 
▲ 브레이크뉴스 박동제 기자 
남성 방청객들에게 깜짝 이벤트 같은 즐거움을 주기 위한 ‘나는 남자다’ 제작진의 의도는 분명 느낄 수 있지만, 뜬금없고 불필요한 여성 게스트의 등장은 ‘나는 남자다’의 콘셉트와는 어울리지 않았고,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그림이니 시청자들에게 더욱 독특한 느낌을 전해줄 개선 방법을 찾는 것이 시급해 보일 지경이었다.

더군다나 ‘나는 남자다’는 마지막의 기약이 없는 다른 예능프로그램과 달리 처음부터 ‘KBS 예능 최초 시즌제’를 선택하며 20회를 끝으로 시즌1을 종료한다는 방침을 내세운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더욱 빠른 개선을 하지 않는다면 ‘뻔한 예능’이라는 불명예를 쓴 채 퇴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시즌제 선택은) 초심을 잃지 않고 매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에 임하기 위한 일종의 배수진”이라는 ‘나는 남자다’ 제작진의 말처럼 다른 예능프로그램과 달리 매너리즘을 해결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는 ‘나는 남자다’ 콘셉트는 우리나라 예능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시즌1 종료까지 19회만을 남겨둔 ‘나는 남자다’가 시청률에 좌지우지되는 여타 예능들과는 다르게 ‘남자 토크쇼’, ‘시즌제 예능’이라는 자신들만의 특색 있는 콘셉트를 조금 더 보완하고 업그레이드한다면,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예능프로그램의 길을 제시해주는 ‘예능 교과서’같은 프로그램으로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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