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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바람둥이 <제우스>그리스 신화 이야기-2

이채윤 작가 | 기사입력 2014/08/25 [15:10]

정말 바람둥이인가?

 

휴 헤프너가 81세 때 일이다. 그는 27세 여자 친구를 ....

 

휴 헤프너, 올해로 89세(1926년생)이시다. 그런데 그는 81세 때 27세 여자 친구를 파트너로 데리고 살며 아이를 하나 더 낳고 싶다고 호기를 부렸었다.


휴 헤프너가 누구이신가? 세계적인 남성지 ‘플레이보이’의 창업자다. 그는 패리스 힐튼 등 미녀 수백 명과 함께 80번째 생일을 자신의 맨션에서 시끌벅적하게 치르기도 했는데, 지금까지 2000명이 넘는 애인을 사귀었다고 토로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 이채윤 작가    ©브레이크뉴스


사람들은 이러한 휴 헤프너를 보면 플레이보이의 대명사인 카사노바나 돈 주앙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플레이보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천상의 신 제우스다.


제우스는 천하의 바람둥이로 유명하다. 그는 여신과 요정은 물론이고 인간의 여자들과도 거침없이 사랑을 나누어서 부인인 헤라 여신을 질투의 화신으로 만들었다.


제우스는 자신이 사랑하고픈 상대를 만나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접근한다. 대게의 경우 그는 동물로 변신을 해서 상대에게 접근한다.


예를 들면 헤라와 사귈 때는 뻐꾸기로 변신을 했고, 레다를 사귈 때는 백조로, 에우로페를 사귈 때는 황소로 변신했다.


제우스는 수많은 여인과 사랑을 나누면서 수없이 많은 자녀를 두었다. 제우스는 그리스 신화에 기록된 것만도 수만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여인과 사랑을 나누고 있으니 휴 헤프너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경력을 가진 셈이다.


영웅호색이란 말이 있다. 제우스의 애정행각을 보면 고려의 창업주 왕건과 비슷한 면이 많다. 제우스의 바람기는 왕건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왕건은 29명이나 되는 전국 토호들의 딸들을 아내로 맞아들임으로서 여복이 터진 왕으로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지만 그것은 왕국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왕건에게는 호색한이라는 이미지가 없다.


“그렇지. 나야, 뭐. 자의반 타의반으로, 아니, 아그들이 자꾸 장가를 들라는 바람에 어쩔 수가 ㅤㅇㅡㅄ었지. 뭐유.”


왕건, 뒤통수를 그저 긁는다.


그렇듯 제우스 또한 왕국의 안정을 위해서 많은 자식을 낳으려고 한 것은 아닐까? 어찌 신 중의 신인 제우스가 일신만의 탐욕만으로 그 숱한 엽색행각을 벌였을까?


그러자 제우스가 하늘 위에서 맞장구를 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맞아. 왜 아니겠어. 이제야 내 심정을 이해해 주는 작가가 나타났구먼. 나로 말하자면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바로 그런 사람, 아니 신이었지. 그 넓은 세상을 나 혼자 어떻게 다스렸겠나. 많은 아이들을 낳아서 다스리려고 했던 것이 내 생각이자 전략이었다네.”


제우스는 플레이보이로서 좀 욕을 먹더라도 그 넓은 세상을 다스리려면 자신이 믿고 맡길 자식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진작부터 깨달은 것이었다.


“나는 새로운 왕국의 새로운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했지. 말하자면 왕건처럼 통혼정책을 실시한 셈이지. 그런데 왕건은 욕을 안 먹고 왜 나만 욕을 먹어야 하는 것이지?”


“제우스님, 이제 들어가시죠. 계속 그러시면 글이 안 되거든요.”


작가 왈. 그러나 제우스는 계속 중얼거린다.


“나는 누구처럼 정실부인이 29명은 아직도 안 된다. 뭐....”


“그 동안 우리가 제우스님의 소식을 못들은 지 2000년이나 더 흘렀는데 그 솜씨가 어디 갔겠어요? 더 많은 부인과 자식들을 낳았겠죠.”


“아니야. 이젠 늙어서 기운이 떨어져서.....”


“거짓말 하지 말아요.”


“아니, 거짓말이 아니라니까.”


질, 질, 질......작가가 제우스를 강제로 끌어내서 퇴장 시킨다.


사실 제우스는 좀 억울하기도 할 것이다. 조선 최고의 성군으로 알려진 세종대왕의 경우를 보자. 그는 학문에 독실하며 정치에만 신경을 쓴 것 같지만 제1부인인 소헌왕후 심씨를 비롯해서 제9부인까지 두었으며 18명의 왕자와 4명의 공주를 슬하에 두었다. 가히 제우스 못지않은 여성편력이다.


여기서 우리는 인정해주자. 제우스의 여성편력은 다분히 정략적인 것이었다고. 특히 올림포스의 신들 가운데 제우스를 아버지로 하고 있는 신들이 많은 것은 그것을 반증하는 예라고 볼 수 있다. 제우스는 새로운 연인에게서 새로운 올림포스의 신을 얻었고 그들을 통해서 신의 제국을 완성해 나갔던 것이다.


어쨌거나 제우스의 연애행각은 다분히 낭만적이고 재미가 있다. 그의 사랑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제우스의 여인들

 

메티스

 

제우스는 정식 부인인 헤라 외에 많은 여신과 요정, 인간의 여자들을 사귀었고 많은 자식을 낳았다.


제우스의 첫 번째 연인은 정식 부인인 헤라가 아닌 지혜의 여신 메티스였다. 메티스는 제우스가 크레타 섬에 있을 때부터 그를 도왔고, 또 제우스가 아버지인 크로노스를 제거할 때 토사약을 레아에게 건네 준 혁명동지이기도 하다. 그런데 혁명에 성공하고 할머니인 가이아를 찾아갔을 때, 가이아가 제우스에게 이런 예언의 말을 했다.


“주상. 나는 할미로서, 주상께서 만신의 지존의 지위에 오른 것을 진심으로 경하 드리오. 그런데 걱정되는 일이 하나 있소이다.”


“그것이 무엇이온지?”


“주상의 신부 메티스가 아들을 낳게 되면 그 아들이 역적모의를 하고 주상의 자리를 찬탈할 것이오.”


그 소리를 들은 제우스는 하늘이 노래졌다. 반역이라니!


“아,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하지만 나는 아버지처럼 되고 싶지는 않아.”


제우스는 크로노스처럼 쿠데타로 권력 잡은 독재자가 느끼는 불안감, 원죄의식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제우스는 궁리 끝에 메티스에게 이런 놀이를 하자고 제안을 했다.


“우리 심심한데 몸 바꾸기 놀이를 할까?”


“좋아요. 재미있겠네요.”


영문을 모르는 메티스는 순순히 승낙했다. 먼저 제우스가 사슴으로 변신했다. 그러자 메티스는 암소로 변신했다.


“우리 누가 작은 짐승으로 더 잘 변신 하는가 해봅시다.”


하면서 제우스는 토끼로 변신했다. 그러자 메티스는 다람쥐로 변신했다. 제우스는 이번에 개구리로 변신했다. 그러자 메티스는 파리로 변신했다. 그러자 제우스는 재빨리 혀를 날름해서 메티스를 삼켜버렸다.


“아니! 제우스, 이게 무슨 짓이죠?”


“미안해. 매티스.”


그러면서 제우스는 가이아의 예언을 메티스에게 말했다.


“메티스. 어쩔 수 없었어. 나는 내 아버지처럼 자식에게 쫓겨나는 꼴을 당하기는 싫어. 답답하겠지만 내 머리 속에 있으면서 나에게 지혜를 나누어 주구려. 이제부터 우리는 한 몸이야.”


영리한 제우스는 아예 자식이 태어나기 전에 메티스를 삼켜버린 것이다. 메티스는 답답해서 미칠 것 같았지만, 한때 사랑했던 제우스의 청을 들어주기로 했다. 물론 거절한다고 해도 다른 방법은 없었지만. 그 후로 메티스는 제우스에게 지혜를 나누어주며 제우스의 머릿속에서 살아야 했다.


제우스는 메티스를 삼킴으로써 운명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고 동시에 메티스의 현명한 지혜를 자기 것으로 만들게 되었다.


그때 메티스는 이미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마침내 메티스가 아기를 낳을 때가 되자, 제우스는 심한 두통을 느꼈다. 제우스는 자신의 아들이자 대장장이 신인 헤파이스토스에게 명령하여 도끼로 자기의 머리를 쪼개도록 했다.

 


“야, 아프니까 살살 좀 해라.”
“살살 좋아 하시네. 나 평소에 아버지에게 유감이 많았거든요. 히히 이때 복수를 해야지.....”


헤파이스토스 있는 힘껏 도끼를 휘둘러서 제우스의 머리를 쪼갰다.


그러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제우스의 두개골 속으로부터 휘황한 빛줄기가 새어나오더니, 황금 투구로 무장한 여신이 큰소리를 내지르면서 뛰쳐나왔다. 물론 불사신인 제우스의 머리는 금방 아물어 버렸고. 


“히야. 나도 세상에 나왔다. 정말 못나올 줄 알았는데.”


그 여신이 제우스에가 가장 사랑받는 아테나였다. 아테나에 대해서는 다른 장에서 알아보게 될 것이다.

 
헤라


제우스의 아내이며 누이인 헤라는 최고의 여신이다. 제우스의 질투심 많은 아내로 등장해서 제우스가 사랑하는 여주인공들에게 앙칼지게 복수를 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유럽의 많은 화가들이 그린 그림이나 조각에 보면 성숙한 여성으로 순결하고 품위를 느끼게 하는 미인으로 고귀한 기품이 서려 있다.


원래 헤라는 바람둥이인 제우스를 싫어했다. 제우스는 메티스를 날름! 삼킨 후에도 이치를 상징하는 여신이 테미스와 사귀었고, 또 기억의 여신 므네모쉬네와 사귀어서 음악과 시를 담당하는 뮤즈의 여신 아홉 자매를 낳았던 것이다.


헤라에게 연정을 품은 제우스가 사랑을 고백했지만 그가 바람둥이인 것을 잘 아는 헤라는 프로포즈를 냉정하게 거절했다.


“아무리 제우스라고해도 난 바람둥이는 싫어. 다른데 가서 알아보시죠.”


헤라는 얼음이 얼 정도로 제우스를 냉대했고, 제우스는 입맛을 쩝쩝 다시면서 물러났다.


그러던 어느 날 제우스는 머리를 썼다. 그는 아르고스 뒷산에 가서 뻐꾸기로 변신해서 산책하는 헤라를 기다리다가 소나기에 흠뻑 젖었다.


“어머, 불쌍하기도 해라. 비에 흠뻑 젖어서 떨고 있구나.”


바들바들 떨고 있는 조그만 뻐꾸기를 불쌍하게 여긴 헤라는 품에 뻐꾸기를 안았다.


‘히야, 드디어 성공이다.’


제우스는 짜잔! 하고 소리치면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헤라를 안았다.


“이히히. 속았지~ 롱!”


“안 돼. 나는 다른 여신들과는 달라.”


헤라가 발버둥을 치자 제우스가 이렇게 말했다.


“헤라, 당신을 내 정식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 내 아내가 되어주오.”


헤라는 제우스에게서 정식 결혼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고서야 결혼을 승낙했다.


“제우스. 대지의 여신이자 할머니이신 가이아 여신 앞에서 맹세를 하면 당신의 뜻을 따르겠어요.”


그렇게 해서 두 신은 가이아를 찾아갔다. 당시 제우스와 가이아는 두 차례에 걸친 신들의 전쟁을 치르기 전이어서 나쁜 사이가 아니었다.


“저 황금의 사과나무를 할머니께 바치며 맹세하겠습니다.”


“결혼을 축복해주마. 나를 두고 언약한 결혼이니 영원토록 변치 말고 잘 살거라.”


그 후 그들 사이에는 전쟁의 신인 ‘아레스’와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 그리고 어여쁘고 마음씨 착한 청춘의 여신 ‘헤베’와 탄생의 여신 ‘에일레이투이아’가 태어났다.


그러나 제우스의 바람기는 결혼 후에 더 심해졌다. 헤라는 제우스의 착한 아내 노릇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지나친 남편의 난봉을 참을 수가 없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제우스는 사생아를 만들기 바빴고 헤라는 남편의 새 애인을 질투하고 박해하기 바빴다.


신들의 왕인 제우스와 그의 부인인 헤라가 체신머리 없이 툭하면 부부싸움을 벌였다.


“이 놈의 제우스! 나가서 들어오지 마라, 나가서 죽어라!”


헤라의 혼잣말. 제우스는 찍 소리도 없다.


부부싸움? 그건 칼로 물배기라던데...


그런데 그들의 부부싸움은 때로 너무도 시끄럽고 대단했다.


“야, 니들 나가서 싸워라. 시끄러워서 쉬지를 못하잖아!!”


모처럼 올림포스에 놀러온 포세이돈이 동생내외의 싸움이 지겨워서 볼멘소리로 외쳤다.
제우스와 헤라의 싸움의 저력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전략 카드 게임인 <헤라와 제우스>는 2003년, 외국 게임 순위(www.funagain.com site 참조) 16위에 랭크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 게임에서 제우스와 헤라는 여자문제가 아닌, 그것도 올림픽 유치에 관하여 논의를 하다가 크게 다투기 시작한다. 제우스와 헤라는 둘이서 싸우다 못해서 응원군으로 다른 신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헤라의 ‘맞짱’이다.


“야, 다들 모여 오늘부터 누가 죽든지 살든지 헤어지던지 결판을 내자.”


제우스는 씩씩 거렸지만 헤라의 편을 드는 의리파도 만만치 않다.


“제우스가 아무리 신 중의 왕이라지만 도덕적이지 못한 것은 단죄 받아야 한다.”


“V.I.C.T.O.R.Y 빅토리 빅토리 야! 우리 편 이겨라, 빅토리!”


양 진영은 각자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기 시작하고 각각 서로 상대방이 꼼짝 못하도록 인질을 잡아들인다. 헤라는 이오를 제우스는 아르고스를.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서로 상대방의 동맹 체제를 와해시키고, 인질을 구출해 오면 승리하게 된다. 헤라가 이기기 위해서는 제우스에게서 아르고스를 찾아 구출하면 승리하게 되고, 제우스가 이기기 위해서는 헤라에게서 이오를 찾아 구출해야 된다.


이오는 강의 신 이나코스의 딸로서 제우스와 염문을 뿌린 탓에 헤라의 집요한 복수를 받아 온 땅과 바다를 헤매며 쫓겨 다니는 유명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이오와 아르고스에 대해서는 다른 장에서 알아보게 될 것이다.


인질을 구출하고 다시 올림포스에 평화를 가져올 주인공은 누구일까?


 
에우로페


포이니키아 왕 아게노르의 외동딸 에우로페는 시녀들과 강가에서 꽃을 따며 놀고 있었다. 제우스의 눈에 꽃을 따는 에우로페의 모습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아, 인간의 딸이 저토록 아름답다니. 견딜 수가 없구나.”


제우스는 에우로페가 소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제우는 곧바로 잘생긴 수소로 변신해서 그녀들에게 다가갔다.


“어머나, 저기 소가 있어. 어머, 어쩌면 저렇게 늠름하게 잘 생겼을까?”


에우로페가 탄성을 질렀다. 그녀는 눈부시게 흰 수소의 보석처럼 빛나는 뿔을 바라보며 무척 좋아했다. 더구나 수소의 표정에는 위협적인 구석이 없었다. 처음엔 조금 겁을 먹었던 에우로페가 손짓하자 소는 에우로페 앞에서 무릎을 꿇는 것이었다.


“어머, 나더러 타라는 것인가 봐.”


“안 돼요. 공주님 위험해요.”


그러나 흰 수소의 아름다움에 마음이 끌린 에우로페는 두려움을 참으며 장난삼아 수소의 등에 올라타고 있었다. 그 순간 흰 수소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바다를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안 돼요. 공주님! 돌아와요.”


시녀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외쳤지만 수소는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다를 헤엄치고 있었다.


“어때? 내 수영 솜씨가? 최신식 쾌속정보다 빠르지? 기분이 상쾌하지 않아?”


제우스는 혼자서 신이 나서 뒤를 돌아보며 외쳐 물었다.


하지만 에우로페는 파도에 젖어서 오들오들 몸을 떨며 수소의 긴 뿔에 매달렸다. 제우스는 에게 해를 건너 그녀를 크레타 섬으로 납치해 버렸다.


여기에서 비로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제우스는 에우로페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마음껏 사랑을 나누었다. 이들 사이에서 크레타의 왕 '미노스'와 그의 형제 '라다만튀스'와 '사르페돈'이 태어났다.


미노스가 으스대면서 자신의 약력을 밝히니까 들어 보시라. (그리스 역사를 알려면 조금 중요한 이야기다. 귀를 쫑긋하고 들어보시길.)


“나, 미노스는 크레타 왕! 나는 그리스 문명의 효시인 에게 문명, 즉 찬란한 크레타 문명을 일으킨 위대한 왕! 후세 사람들은 흔히 내 이름을 따서 미노아 문명 이라고도 부르지. 위대한 제우스신도 우리 크레타에서 태어났으므로 그리스의 모든 것은 크레타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거야. 알간? 몰랐으면 미리 외워도. 역사 시험에 자주 나오니까.”


이 미노스왕의 형제들은 각기 다른 도시를 세워서 왕이 되었다. 에우로페는 테베를 건설한 영웅 카드모스의 누이이기도 한데 유럽(Europe)이란 말은 바로 이 에우로페에서 유래 된 것이라고 한다. 카드모스에 대해서는 <테베의 왕 카드모스>편에서 알아보게 될 것이다.

 

그 밖의 여인들


제우스의 난봉은 계속되었다. 제우스는 계속 새로운 연인들에게서 새로운 올림포스의 신들을 얻었다.


티탄족 여신 레토와 어울려 쌍둥이 남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 아틀라스의 딸 마이아로 부터 전령의 신 헤르메스, 카드모스의 딸 세멜레에게서는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 데메테르와의 사이에 페르세포네, 달의 여신 셀레네에게서는 아테네의 왕이 된 아들 판디아스, 테살리아에 있는 강의 요정 아이기나와의 사이에서 신들에 대한 공경심으로 이름난 아이아코스를 낳았다. 또 제우스는 아르고스의 공주 다나에가 청동옥탑에 갇혀 있을 때 황금비로 변신해서 영웅 페르세우스를 낳았다.


제우스는 유부녀도 마다하지 않았는데 스파르타의 왕 튄다레우스의 아내 레다와의 사이에 헬레네와 디오스쿠오리를, 또 다른 유부녀 '알크메네'와는 그리스의 최대 영웅 헤라클레스를 낳는다.


그러나 천하제일의 신인 제우스도 요정 아스테리아(Asteria:별)와의 사랑에서는 실패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헤라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던 아스테리아는 제우스의 끈질긴 추격을 벗어날 수 메추라기로 변신해서 달아났다. 하지만 그녀는 달아나다가 기운이 떨어져 바다에 떨어져 죽는다. 바다에 떨어진 아스테리아의 시신은 '델로스' 섬이 되었다고 한다. 훗날 이 섬은 헤라 여신의 질투 때문에 쫓겨 다니던 여신 레토가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를 낳게 되는 구원의 땅이 되기도 했다.


때로 질투의 화신이기도 했던 헤라 여신은 제우스가 바람피우는 것을 막기 위해서 카나토스 샘을 찾아가 목욕을 하고 번번이 숫처녀의 몸으로 거듭나서 남편을 즐겁게 했다. 하지만 어찌된 셈인지 그녀가 낳은 아이들은 별 볼일이 없는 반면 바람을 피워서 낳은 자식들은 대단히 잘 생기고 똑똑했기 때문에 제우스는 세상을 다스린 자식들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계속해서 바람을 피우고 다녔다.


요정 마이아에게서 낳은 헤르메스와 인간의 여자인 세멜레에게서 낳은 디오니소스는 올림포스 12신이 되어 높이 숭배를 받을 정도였다. 정말 그래서 제우스는 후손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온갖 꾀를 내어 '플레이보이' 노릇을 하고 다닌 것일까?


“나, 제우스는 최대한 아기자기하고 알콩달콩스럽고 깔끔상큼달콤쌉싸름한 연애를 즐기지만, 최종적인 목표는 제국의 안녕과 질서유지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주길 바라오.”


그의 중요한 여성 편력에 대해서는 그들 자식들의 이야기와 <질투의 화신이 된 헤라> 편에서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게 될 것이다. <계속>

 

*필자/이채윤, 시인 겸 작가. '삼성을 경영하라' '안철수의 서재' '록펠러, 십일조의 비민을 안 최고의 부자' 100여권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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