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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송혜교, 어리고 예쁜 엄마의 깊이 있는 따뜻함

9월 3일 개봉 앞둔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송혜고와의 솔직 담백한 인터뷰

이민경 기자 | 기사입력 2014/08/28 [09:45]
▲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배우 송혜교 <사진출처=브레이크뉴스DB>     ©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이민경 기자=
배우 송혜교가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을 통해 억척스러운 생계형 엄마로 변신했다.
 
9월 3일 개봉 예정인 ‘두근두근 내 인생’은 송혜교와 강동원의 만남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작품. 열 일곱 어린 나이에 한 아이의 부모가 되면서 꿈과 청춘을 포기해야 했던 대수(강동원 분)와 미라(송혜교 분), 선천성 조로증으로 남들보다 빨리 늙어가는 열 여섯 아들 아름(조성목 분)의 이야기를 감동과 웃음으로 그려냈다.
 
특히 송혜교는 그 동안 다양한 보여준 깨끗하고 도시적인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당차면서도 따뜻한 모성애를 지닌 젊은 엄마 미라로 분해 관객들에게 특별한 감성을 불어 넣을 예정이다.
 
지난 2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혜교는 엄마라는 역할 때문인지 눈빛에서부터 성숙함의 깊이가 묻어났다.
 
영화의 원작인 김애린 작가의 동명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은 2011년 출간된 후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때문에 작품이 영화화는 책의 팬들에게도 큰 기대를 모았을 것은 안 봐도 뻔한 일. 송혜교의 평소 이미지로 봤을 때 ‘엄마 송혜교’는 가히 상상할 수 없는 캐릭터였지만, 걱정과는 달리 한층 더 섬세하고 깊어진 감정 연기로 관객들을 웃고 울렸다.
 
“원작 소설이 워낙 유명했고 주위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그 연기를 제가 할 거라고는 생각은 못했어요.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 우리가 생각하는 엄마의 느낌을 받지는 않았었어요. 부모가 철이 없는 부분도 있고 장난스러운 부분도 많이 남아있었죠. 오히려 아들을 통해 부모가 성장해 나가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모든 분들이 알고 있던 모성애를 강조하는 엄마의 모습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다가가기 편했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은 모든 부분을 이재용 감독님과 영화 스태프들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송혜교 <사진출처=브레이크뉴스DB>     © 브레이크뉴스

 
16세의 나이에 80세의 신체를 가진 세상에서 가장 늙은 아들과 세상에서 가장 철없는 어린 부모가 비극적 상황에서도 서로를 아끼고 보듬는 소재는 영화를 신파로 빠져들게 해 관객들의 눈물 콧물을 쏙 빼게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메가폰을 잡은 이재용 감독은 이런 슬픈 감정들을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풀어내며 담담함을 택했다. 여기에 배우로서 아쉬움은 없었을까.
 
“기존에 감독님의 스타일을 알고 있었고 그렇게 만들 것이라 예상은 했어요. 영화를 보니 정말 감독님 스타일대로 나왔더라고요. 막 울리면서 감동을 줘야 한다는 말들도 있었는데 오히려 이런 담백함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더 많아서 신기했어요. 이재용 감독님의 전작에서 보더라도 연출 자체가 감각적이고 조금 앞서가는 부분이 있는데 이제 그것을 알아봐주는 시대가 온 것 같아요. 또 관객들 역시 성향과 영화를 보는 관점들이 많이 바뀐 것 같고요.”
 
송혜교는 극 중 철부지 남편이자 아들바보 대수 역을 맡은 강동원과는 2010년 단편영화 ‘러브 포 세일’ 이후 4년 만에 또 다시 호흡을 맞췄다. 송혜교는 강동원과 친분을 한 마디로 ‘형제 같은 친구’라고 표현했다.
 
“강동원씨와 처음 단편영화로 만났을 때는 친하지 않았어요. 만난 지 3일 만에 첫 촬영이 들어갔고, 동시에 스캔들이 났어요. 오히려 그 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졌어요. 강동원씨와 친한 스태프와 제가 친분이 있는 분들이 겹치는 부분도 많아서 사적으로도 만남을 갖게 됐고 강동원씨가 저희 사무실로 오게 되면서 더욱 친해졌죠. 그래서 이번 영화 할 때 너무 편했어요. 새 작품에 들어가면 상대방과 친해져야 할 시간이 필요한데 그럴 필요가 없었죠. 그래서 참 좋았어요.”
 
하지만 이런 두 사람의 특급 케미스트리에도 걸림돌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비현실적 외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특급 비주얼 배우인 송혜교, 강동원이 아들의 병원비와 생계를위해 온갖 아르바이트를 마다하지 않고 생활전선에 뛰어드는 서민 부부라는 설정이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여기에 송혜교는 민망한 미소를 지으며 나름의 귀여운 변명을 늘어놨다.
 
“영화이고 판타지적 부분이 있지만 감독님께서도 저와 강동원씨를 캐스팅 해놓고 그 부분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을 정말 많이 하신 것 같아요. 저희는 비주얼을 포기하고 전적으로 감독님께 맡겼죠. 의상부터 헤어, 메이크업까지 감독님께서 다 관여하셨어요. 저희끼리 위로하기로는 미라의 꿈이 아이돌 가수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외모와 끼가 있는 친구로 조금은 예쁠 수도 있는 엄마. 그리고 예쁜 엄마가 첫 눈에 반했다면 아빠 대수도 잘생기지 않았을까라고 말하곤 했어요.(웃음)”
 
▲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배우 송혜교 <사진출처=브레이크뉴스DB>     © 브레이크뉴스

 
이번 작품에서 어쩌면 가장 빛났던 인물은 송혜교도 강동원도 아닌 아역배우 조성목이었다.
 
“성목이가 부각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었어요. 원래부터 아들과 아빠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그 사이에 독특하고 밝은 성격의 미라라는 인물이 있을 뿐이고, 두 사람을 도와주는 제 캐릭터 자체에도 힘이 있다고 생각해서 작품을 선택했죠. 성목이가 부각이 우리 영화의 핵심이기 때문에 강동원씨와 촬영을 할 때에도 ‘성목이가 어떻게 하면 더 빛날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만만치 않은 연기 구력을 가지고 있는 성인 배우들 사이에서 연기 경력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떠는 기색조차 없었다던 조성목. 조로증에 걸린 아름이의 80대의 외모를 만들기 위해 4~5시간은 족히 소요되는 특수분장을 묵묵히 견디며 촬영에 임한 조성목에 송혜교는 놀라움과 고마움을 드러냈다.
 
“첫 대본 리딩 때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제 어렸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잘했어요. 카메라 앞에 서면 떨겠지 했는데 베테랑 배우처럼 현장을 즐기더라고요. 분장 때문에 배로 힘들텐데 지친 내색도 없었고요. 짜증 한 번 안내고 잘 따라와줘서 정말 고마웠죠. 굉장히 과묵하지만 뭐든지 준비가 된 친구였어요.”
 
나이를 먹을수록 연기가 더 재밌어진다던 송혜교. 30대에 들어선 그녀는 20대보다 자신과 주위를 돌아볼 여유도 생겼고 상대방에 대한 포용력도 깊어졌다. ‘나 자신’ 보다는 작품에 대한 책임감과 현장 자체를 즐기게 된 그녀는 새로운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고자 하는 열정을 보였다.
 
“쉬고 있을 때 왕가위 감독님께서 비중이 크진 않지만 기억에 남는 배역을 주신다고 하셔서 ‘일대종사’를 촬영하게 됐죠. 처음 접하는 중국 영화 현장에 중국 스타일 감독님까지 정말 힘들고 혼란스러운 부분도 많았죠. 촬영이 끝나고 감독님께서 ‘내가 흔히 본 송혜교의 모습이 나오는 게 싫었다’면서 저를 다시 재조립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끝나고 나서 보니 좋은 시간이었고 얻은 것 많았어요. 그 후 오우삼 감독님의 영화 ‘태평륜’에서는 처음과 ‘일대종사’ 때와는 달리 편안했고, 대본의 95%를 중국어로 다 소화했어요. 연기는 매번 도전이잖아요. 비중과 상관 없이 빛날 수 있다면 어떤 작품이든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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