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기자수첩] 마음 '콩밭' 가 있는 정치권

정치권, 총선-대선 겨냥 '혁신 행보' 박차..'세월호법' 해결은 뒷전?

문흥수 기자 | 기사입력 2014/09/26 [17:52]

 

브레이크뉴스 문흥수 기자= 세월호특별법 제정 처리를 놓고 국회 파행이 지속되고 있지만 해결의 기미는 도통 보이지 않고 있다.

 

언론에선 연일 정치권의 행태를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지만 여야와 청와대, 그리고 유가족 모두 서로 제 입장만 고수한 채 지리멸렬한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로선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네탓 공방’만 벌이며 요지부동인 상태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 대책위측이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된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본 원칙만 고수하고 있다. 청와대 역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이 같은 원칙 내에서 협상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는 사실상 유가족측이 요구를 포기하라는 말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법 제정 처리와 국회 등원을 한데 묶어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있고, 유가족측은 수사 기소권 부여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빠른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에도 정치권은 “사안이 꼬일대로 꼬였다”며 해법 모색이 어렵다는 하소연만 내놓을 뿐이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이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지만 가장 문제는 여야가 이 대치정국을 해결할 의지가 적다는 점이다.

 

우선 여야가 세월호법 처리를 위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는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혁신과 개혁’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앞세운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내용은 언론에서 연일 오르내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보수혁신특위 구성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활동 채비에 들어갔으며 새정치연합은 당을 위기에서 건져내기 위한 비대위가 본격 출범, 당 재건에 분주한 분위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정치권이 혁신과 개혁을 통해 미래를 위한 큰 그림 그리기에 나섰다며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실상 ‘혁신’의 핵심 내용은 차기 총선, 더 멀리는 대선을 위한 룰과 이어진다는 점에서 결국 정치권의 마음이 저 멀리 ‘콩밭’에 가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세월호법 제정 처리는 자연스레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여야는 당분간 전국적으로 큰 선거가 없는 ‘무선거 정국’이 20개월간 유지된다는 점에서  지금을 '혁신' 최적기로 결론냈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멀리 정권 재창출까지 내다보고 있고, 새정치연합 내 계파들은 당장 내년 전대를 통해 총선 공천을 좌지우지 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분위기다.

 

▲ 문흥수 브레이크뉴스 정치부 기자     ©브레이크뉴스

당장 코 앞의 사안에 대해선 해법이 없다며 방치한 채, 혁신 행보를 걷고 있는 정치권의 이같은 모습에 공감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특히 100일 일정의 정기국회 기간 중 벌써 한달 가까이를 허비했다. 장기간 국회가 열리지 않음으로써 당장 올해 예산을 어떻게 썼는지를 검토하는 결산심사는 고사하고 국정감사,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시간에 쫒겨 부실 처리될 수 밖에 없는 위기에 처했다.

 

예산안마저 부실처리되면 국민이 낸 세금은 눈먼 돈이 돼 어디에 쓰이는지 조차 모른 채 흥청망청 쓰이게 될 수밖에 없다. 국회 방치의 피해가 결국 국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것이다.

 

혁신이란 실천을 동반해야 한다. 관습화 돼 버린 국회 파행부터 새롭게 바꿔나가는 모습을 보이는 게 국민의 불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가장 큰 ‘혁신’일 것이다.

 

kissbreak@naver.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