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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디 사살해도 ISIS는 사라지지 않아!

'다스 다아쉬'(Daas Da'ash-ISIS를 짓밟자', '짓밟힌 ISIS')

이진희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4/11/25 [09:18]

최근 중동지역은 물론이고 세계 최고의 화두 가운데 하나는 이라크/시리아에서 발생하고 있는 ISIS사태이다. ISIS는 Islamic State of Iraq and Sham(영어식 표현으로는 Levant)의 약어로서 ISIL이라고도 표현한다. 아랍어로는 Dawlat Al-Islamiya Iraq wa Sham(DA'ASH)라고 한다.

 

▲ 이진희     ©브레이크뉴스

 

ISIS는 2013년말 이라크 서부 사막지대인 안바르州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개시하여 팔루자, 라마디 등에서 차례로 영향력을 확대시켰다. 또한 주지하다시피 2014년 6월 9일 니나와州 주도인 모술市를 함락시키기도 하였다. 그리고 8월에는 초기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였노라며 단체명을 IS(Islamic State)로 바꾸고, IS의 지도자가 곧 '칼리파'라고 선언하였다.

 

그런데 우리나라 언론들은 아무런 생각없이 이런 ISIS의 선언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 ISIS를 IS라고 보도하고 있다. ISIS를 IS로 보도한다는 것은 이라크와 시리아를 아우르는 지역에 새로운 국가가 탄생되었음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그래서 이라크 정부와 미국 정부는 ISIS를 그대로 ISIS 또는 ISIL로 표현하고 있다. IS라고 표현하는 것은 아무생각 없이 보도하는 언론 뿐이다.

 

참고로 ISIS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던 미국의 한 기업은 기업 이미지가 나빠졌다며 회사명을 바꾸기도 하였고, 벨기에의 한 쵸콜릿 업체는 자사명을 ISIS로 바꾸기도 하였었다.

 

아무튼 ISIS는 단체명을 왜 IS로 바꾸었을까? 실제로 ISIS는 단체명을 IS로 바꾼 이후 자신들의 통제하에 있는 모술 및 안바르 주민들이 'Daash'라고 부르는 것을 금했다. 이를 어길 경우 공개태형 또는 벌금을 부과하기도 하였다. 왜 그랬을까?

 

이런 ISIS(Da'ash)의 조치의 배경은 아랍어에서 찾을 수 있다. 아랍어로 Daas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는 '짓밟다', '걷다', '짓밟히다' 라는 뜻이 있는 단어이다. 즉 아랍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듣기에 ISIS(Da'ash)는 '짓밟히는 단체' 또는 '짓밟는 단체'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즉, 자신들이 패배하게 된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단체명을 IS로 바꾸었다는 것이 현지 정보당국의 설명이다.

 

'다스 다아쉬'(ISIS를 짓밟자', '짓밟힌 ISIS')

 

ISIS는 자신들의 운명을 감지했던 것일까? 최근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연합군이 무차별적으로 ISIS가 집결해 있는 곳에 수 백kg짜리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하루에 1백여명의 ISIS 대원들이 연합군의 공습에 의해 죽어나가고 있으며, 이라크 육군 및 KRG의 페시메르가軍은 ISIS 의해 빼앗겼던 서부 및 동부 도시들을 재탈환하고 있다.

 

ISIS가 최초에 이라크 도시들을 점령할 때는 무조건 공세작전을 펼쳤는데, 현재는 퇴각하기에 바빠 허둥지둥 대다 붙잡히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한 ISIS가 퇴각한 도시에서는 어김없이 IED, V-IED 등을 이용하여 부비트랩을 설치하고, 정부군의 진격 속도를 늦추기 위해 교량을 파괴하는 등 최근들어 방어 작전으로 전술을 변경하였다.

 

ISIS가 우려했던 대로 ISIS(Da'ash)는 짓밟히고(Daas)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라크 정치권에서는 안바르州 및 니나와州의 재탈환이 임박하고 있다며 자축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미국 합참의장은 지난 주 바그다드를 방문하여서 "2015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대규모 작전을 펼칠 것"이라며 엄포를 놓기도 하였다.

 

설령 이라크 및 미국 정부가 ISIS 토벌작전을 완전히 수행하여 ISIS에 대한 승전을 선포한다 하여도, ISIS의 정확한 규모조차 모르는 등 워낙 ISIS에 관한 정보가 불분명 하기 때문에 그 어떠한 낙관론은 배제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ISIS의 지도자인 알바그다디가 사망한다 하여도 ISIS는 게릴라식 전술을 펼칠 것이 뻔한 상황에서 ISIS에 대한 '승전선언'은 무의미 하다는 의미이다.

 

'악의 축'인 후세인을 처단하면 이라크에 평화가 올줄 알았지만, 오히려 시아파 주민들까지 '후세인 시절이 좋았다'고 하고 있고,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이후 이슬람계 테러가 종식될 줄 알았지만 오히려 북아프리카까지 독버섯처럼 알카에다는 뻗어 나갔다. ISIS의 바그다디를 사살한다 해서 ISIS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단지 짓밟히기만 할 뿐이다. gesitapo@hanmail.net

 
*필자:이진희. 아랍뉴스코리아(www.arabnews.co.kr) 기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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