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을 일주일 앞둔 민주당의 발등에 새로운 불똥이 떨어졌다. 6월 임시국회에서 한미 fta비준안, 추경예산안, 그리고 미디어법을 막아야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런 상황은, 사소한 재보선 하나도 감당 못해서 쩔쩔매는 정세균 체제에게는 최악의 상황이다. 물론, 이는 정세균 체제만의 문제는 아니다. 선장이 배를 잘못된 곳으로 인도하면 배가 난파 당하듯이, 민주당 자체가 위기에 처하게 생겼다.
그렇다고 정세균 체제에게 6월 임시국회를 맡길 수도 없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식으로 사태의 중요성을 침소봉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간 지켜본 결과, <정세균 체제의 리더십으로는 도저히 6월 임시국회에서 성과를 낼 수 없다.>라고 확신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혹자는 <6월 임시국회는 포기하자.>는 식으로 생각한다. 어차피 지난 3월 4일에 <6월 임시국회에서 미디어법을 표결 처리>를 약속한 마당이므로 달리 방법이 없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6월 임시국회를 포기한다는 생각은 매우 잘못되었을 뿐만 아니라 매우 위험하다.
미디어법 반대의 명분으로 <한나라당의 장기집권 음모이기 때문>이라는 논리가 있는데, 사실 그건 부차적인 문제다.
미디어법을 저지해야 하는 진짜 중요한 근거는 <진영 이론>이다. 민주당의 잠재적인 지지층인 군소 언론기관과 지방언론이 미디어법으로 인해 고사될 것이기에 민주당은 미디어법을 반드시 저지해야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민주당은 지지층들의 생존과 지지를 위해서 반드시 미디어법을 저지해야 하는 것이다. 만일 민주당이 미디어법을 순순히 넘겨주게 되면 군소 언론기관과 지방언론은 민노당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다.
그런데 6월 임시국회에서는 미디어법만 걸린 것이 아니다. 한미 fta비준안, 그리고 사상초유의 천문학적 추경안도 역시 걸려 있다. 때문에 만일 민주당이 6월 임시국회를 포기하면, 모든 것은 한나라당이 원하는 식으로 가게 된다. 한나라당은 6월 임시국회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으려 할 것이다.
만약 6월 임시국회에서 민주당이 한나라당에게 모든 것을 내주게 되면 야당 민주당은 존재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민주당이 10월 재보선에서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그러면 해법은 무엇인가. 대안은 있는가.
한나라당의 경우를 돌아보자. 한나라당은 2004년 노무현 탄핵안을 발의함으로써 사상 최대의 위기에 처했다. <대선 자금 차떼기 정당>이라는 오명도 큰 악재였다. 당시 한나라당 당대표는 최병렬이었다. 최병렬은 제3대 한나라당 당대표로서 한나라당을 사상 최대 위기로 몰아넣은 것이다.
이때 한나라당은 신속하게 <변신>을 시도했다.
최병렬 당대표는 탄핵 후폭풍이 불자 사의를 표시했다. 최병렬은 2003년 6월 26일에 한나라당 당대표에 취임한 후 2004년 3월 23일까지 9개월간 당대표를 하다가 중도에 사퇴하게 되었다. 동시에 한나라당은 2004년 3월 23일에 임시 전당대회를 개최하여 임기가 2004년 6월 16일까지인 <임기 3개월짜리 임시 당대표>를 선출했다. 이때 박근혜가 임기 3개월짜리의 임시 당대표로 선출되었다.
박근혜는 <임시 당대표>로서 2004년 총선을 지휘했다. 그 결과 한나라당은 2004년 총선에서 121석을 얻었다. 한나라당은 임시 당대표를 통해 2004년 총선에서 상당한 재미를 본 것이다.
한나라당은 2004년 총선이 끝난 후인 2004년 7월 19일에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하여 박근혜를 임기 2년의 정식 당대표로 선출했다. 그 이후 박근헤는 임기 2년간 칼침을 맞는 등 온 몸을 던져 나름대로 활약(?)했다.
최병렬과 박근혜의 사례는 <당대표의 의무>와 <정당의 당대표 용병술>의 성공적인 사례다.
<당대표의 의무>라는 말은 이런 취지다. 당대표는 어떤 경우에도 당을 위기에 몰아넣으면 안 된다. 당을 위기에 몰아넣은 당대표라면 임기 여하를 떠나 마땅히 사퇴해야 한다. 그리고 신임 당대표는 당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어야 한다. <당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느냐, 없느냐.>만이 당대표의 선출 기준이다.
<정당의 당대표 용병술>이라는 말은 이런 취지다. 정당은 자기의 존재 목적이 <정권 쟁취>에 있음을 명심해야하고, 정권 쟁취를 도모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을 택해야 한다. 당은 자신이 위기에 처했을 때는 적절한 구원투수를 용병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민주당이 2004년 한나라당처럼 임시 전당대회와 조기 전당대회 등 두번의 큰 행사를 치룰 필요는 없을 것이다.
민주당은 재보선 직후에 정세균 체제가 총사퇴하고 강력한 리더를 비대위장으로 한 <비대위 체제>를 구성하여 6월 임시국회를 정면돌파해도 된다. 아예 5월 말에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강력한 지도체제를 구성하여 6월 임시국회를 정면돌파해도 된다.
어느 경우든 중요한 것은 <개념정리가 잘 되어 있는 강력한 리더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정세균 체제처럼 일의 강약과 경중과 선후를 구분하지 못하고 싸워야할 상대와 타협해야 할 상대를 혼동하는 사람들이면 안 된다. 또한 적당한 계파 나눠먹기식 지도부가 되어서도 안 된다. 생사의 기로에 선 민주당에는 <개념정리가 잘 되어 있는 강력한 지도부>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남는 문제는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신임 지도부를 구성할 경우에 과연 민주당이 6월 임시회에서 성과를 낼 수 있겠느냐. 과연 신임 지도부가 민주당을 구원할 수 있겠느냐.>하는 점이다. 답한다. 그렇다.
<임충섭 : 민주당 당원 / 칼럼니스트>
원본 기사 보기:뉴민주.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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