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포스코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최근 광양4고로의 성공적 개수로 포스코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데다 향후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마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10개월여 만에 시가총액 40조원을 넘어서는 등 우량주로서의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우건설 인수전 등 국내외 굵직한 인수합병 무대에서도 포스코의 위상을 드높일 것으로 보인다. 유력한 인수자로 손꼽히고 있는 까닭에서다. 그렇다면 포스코의 새로운 도약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광양4고로 개수! 쇳물 일일생산 최고시대 열고 새로운 도약발판 마련
고로조업 36년만에 단일고로 연산 500만톤 시대 열며 철강신화 새로 써
지난 2월27일. 포스코는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아트홀에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정준양 회장을 임기 3년의 포스코의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정준양 신임 회장 체제가 공식 출범하는 순간이었다.
정 회장은 취임사에서 열린경영·창조경영·환경경영을 천명했다. “당면한 위기극복에 주력하고 글로벌 성장을 가시화하면서 시장 지향 및 고객 중심의 경영을 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정 회장은 또 “국내외 기존산업과 신규산업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고 철강뿐 아니라 환경 면에서도 글로벌 역량과 리더십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준양 회장 체제 공식 출범
이명박 정부와 코드를 맞춘 것인지는 몰라도 정 회장은 환경경영을 새로운 경영이념으로 도입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산화탄소 다량 배출이라는 철강산업의 한계를 극복해 보겠다는 것이다.
포스코의 새로운 수장에 오른 정 회장은 경기도 수원 출신으로 서울대 공업교육학과를 졸업한 후 지난 1975년 옛 포항제철에 입사하면서부터 포스코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포스코 유럽연합(eu)사무소장, 광양제철소장, 생산기술부문 부사장 등을 역임해 왔다. 2007년 2월 포스코 사장에 오른 뒤 2008년 11월부터는 포스코건설 사장으로 재직해 왔다.
그는 30년 넘게 현장을 누빈 현장 전문가로 파이넥스의 상용화를 주도하는 등 포스코의 기술개발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06년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총괄하는 생산기술부문장으로 재직할 당시 식스시그마와 같은 혁신기법을 활용해 원가절감 등 포스코 생산 혁신을 주도하기도 했다.
정 회장 체제 5개월째 순항중
정준양 회장 체제가 공식 출범한 지 지난 7월27일로 5개월째를 넘었다. 최근 포스코에 크고 작은 변화가 적지 않았는데 이 모두에는 정 회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정 회장은 우선 환경경영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지난 7월21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4고로 화입식에 사용될 불씨를 자전거 발전으로 채화하는 행사를 가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 회장은 자전거 전도사로 통할 만큼 자전거 사랑이 남다르다. 지난 6월 실시된 포항제철소 비전 선포식 행사에서도 정 회장은 자전거 퍼레이드를 펼치며 환경경영을 몸으로 실천했다.
또 5월16일에 열린 ‘제10회 철의날 기념 철강사랑 마라톤 대회’에서도 정 회장은 철강업계 최고경영자들과 함께 마라톤 출발선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 열린경영·창조경영, 환경경영이라는 새로운 포스코의 경영철학을 확산하는 계기로 삼았던 것.
정 회장의 자전거 사랑은 사업으로도 이어져 자전거 소재 산업과 관련해 마그네슘 소재를 이용한 초경량·고강도 첨단 자전거 부품소재 사업도 진행 중에 있다.
2분기 최악실적에도 향후개선 기대감 높아지면서 주가 고공행진 거듭
담배 몰아내고 자전거 타는 정준양 회장, 횡적인 ‘소통경영’ 확산에 열심
광양4고로 화입식 때 자전거 발전으로 채화하며 포스코 환경경영 주도
놓친 월척 ‘대우건설’ 다시 입질…‘큰손 포스코’ 움직임에 재계 관심집중
그런 정 회장은 최근 ‘소통경영’ 확산에 열심이라고 한다. 종적인 의사소통도 중요하지만 횡적 의사소통 역시 중요하다는 것. 조직간 벽의 높이가 허리정도 수준이라면 이제는 무릎 아래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정 회장은 사내는 물론 고객들과의 격의 없는 커뮤니케이션 문화 조성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위기상황일수록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업무에서도 정 회장은 취임 초 공언했던 것들을 하나 둘씩 실천에 옮겨가고 있다.
포스코는 올 하반기 기업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하는 등 연초 제시한 7조3000억원의 투자계획을 예정대로 집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최근 “m&a도 사세 확장의 중요한 전략으로 생각하고 추진하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은 바 있다.
포스코는 올 상반기에만 2조원을 집행했다. 하반기에는 남은 5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 부문별로는 △국내철강 4조7000억원 △해외철강·원료 8000억원 △비철강·전략제휴 1000억원 △성장투자에 1조7000억원이다. 이 중에서 성장투자액 1조7000억원이 포스코의 국내외 기업 인수합병(m&a) 및 신규사업 용도로 쓰일 예정이다.
그래서일까. 포스코는 왕성한 사업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이사회를 열고 베트남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생산업체인 아시아 스테인리스(asc, asia stainless corp.)사 지분 90% 인수 안건 및 대한st 지분 65.1%를 600억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강화의 일환으로 지난 6월 전기강판 라인 업그레이드 작업과 하이밀 전기로 합리화 및 cem 프로세스 개발도 완료했다.
활발한 해외사업도 눈에 띄는 대목. 포스코는 인도 서부지역 마하라스트라주에 연산 45만t 규모의 아연도금강판 공장도 건설키로 했다. 포스코는 또 멕시코 전기아연도금강판(cgl) 공장 준공에 이어 오는 9월에는 베트남 냉연공장을 가동하고, 같은 달에는 미국 api강관 합작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동부메탈과 공동으로 고순도 페로망간(fe-mn) 공장을 건설을 위한 업무 제휴를 체결했고 원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호주 철광석 개발업체 주피터 광산의 지분 16.7%를 인수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한층 짜임새 있게 구성해가고 있다.
아울러 자동차용 강판의 적기생산(jit, just in time)을 실현하기 위해 현재 36개 거점에 위치한 서비스센터를 연말까지 42개 지역까지 늘리기로 했으며 인도와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립사업도 중단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동안 개보수 작업을 위해 가동을 중단했던 광양제철소 4고로가 지난 7월21일 화입식을 갖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는데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광양4고로, 포스코 도약의 발판
지난 7월21일. 정준양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이날 오후 5시55분 5개월간 개수작업을 마치고 국내 최대 규모의 고로로 재탄생한 광양 제4고로에 불을 지폈다. 감회에 찬 정 회장은 “광양 4고로의 성공적 개수는 포스코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우선 광양4고로는 내용적이 기존 3800㎥에서 5500㎥로 크게 늘었다. 크기로는 일본 오이타(5775㎥), 러시아 세베스탈(5580㎥), 일본 기미츠(5555㎥), 독일 슈벨게른(5513㎥)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지만 고로 경쟁력의 기준이 되는 쇳물 생산량에서는 광양4고로가 일일 출선량 1만4000t 이상, 연간 생산량 500만t으로 명실상부하게 세계 최고 고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들 해외 철강업체의 고로는 내부 용적은 크지만 연산 규모는 500만t이 안 돼 포스코에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광양 4고로가 연간 생산할 수 있는 쇳물 생산량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좀더 쉽게 풀어 말하면, 국내 자동차 산업이 1년 동안 소비하는 전체 철강재의 총량, 즉 400만대 자동차 생산에 사용되는 철강제품의 양과 같다는 게 포스코측의 설명.
이에 따라 광양제철소의 연간 생산량은 기존 1800만t에서 2000만t으로 확대됐고, 연초 70%대까지 낮아졌던 포스코 공장 가동률의 경우 광양제철소는 이미 지난 6월부터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역시 올해 3분기 안으로 100% 가동될 예정. 최근 예상보다 빨리 철강수요가 급증하는 점을 고려하면 광양4고로의 재가동은 철강제품 공급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광양4고로의 재가동은 우리철강산업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포항1고로가 1660㎥였던 데 반해 포항3고로는 3795㎥로 늘었고, 광양5고로는 3950㎥로 확대됐다. 광양3고로는 개수작업을 통해 4600㎥로 늘었고, 이번 광양4고로가 개수되면서 5500㎥란 초대형 고로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아울러 고로 수명도 지속적으로 늘어나 포항 1고로의 수명이 6.2년에 불과했지만 광양1고로는 15년으로 늘었고, 광양 3고로는 17년으로 늘어나는 등 점차 우리의 철강산업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실적호조 전망에 주가 강세
하반기 포스코의 실적개선 전망도 정준양 회장의 발걸음을 한층 가볍게 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철강 생산량이 감축되는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 지휘봉을 잡았기에 최근 경영환경 개선 흐름은 정 회장에게 더할 나위 없는 우군이 될 수밖에 없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산업의 약세가 철강수요의 시황 회복지연으로 이어지면서 포스코는 지난 2분기에 최악의 분기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포스코는 매출액 6조3440억원, 영업이익 17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5%, 91%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조업 36년 만에 세계 최초 단일 고로 연산 500만t 시대를 여는 광양4고로 재가동에 맞춰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모처럼 장밋빛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징후는 가장 먼저 주식시장에서 감지되고 있다. 포스코의 실적개선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주가가 최근 연일 강세행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의 지난 2분기 실적이 ‘어닝 쇼크’ 수준이었다면 3분기 이후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국인의 입질이 계속되는 데다 최근에는 기관마저 매수에 가세했다. 그 결과 10개월여 만에 시가총액이 40조원을 넘어섰다.
더구나 포스코가 하반에도 기존 투자규모를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포스코가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 2.7%라는 최악의 실적을 거뒀지만 영업의 불확실성을 말끔히 제거하고 하반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되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대우건설 인수전 참여하나?
포스코의 대우건설 인수전 참여도 초미의 관심사다. 포스코는 그동안 대우건설 인수 가능성을 부인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류가 다소 변화됐다. 긍정적인 입장에서 검토해 보겠다는 것.
금호아시아나가 공식적으로 대우건설 매각 의사를 표시한 후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주요기업 대부분이 인수 가능성을 극구 부인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라는 점에서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준양 회장은 지난 7월 초 철강협회 조찬모임에서 “대우건설을 인수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이동희 포스코 사장은 며칠 뒤 2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대우건설은 큰(인수)메리트가 없다”면서도 “매물로 나오면 한번 쳐다보겠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이같은 미묘한 입장변화를 경우에 따라서는 적극적으로 대우건설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중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후속조치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이 사장도 “이미 포스코건설이 있어서 (인수에 따른)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해 그다지 매력적인 매물은 아니라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시, 인수전에 적극 참여할 의지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이 사장의 발언은 정 회장의 입장을 완전히 번복하지 않으면서도 대우건설 매각이 순탄치 않을 경우 포스코에 쏟아질 비난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포스코의 인수전 참여에 대한 부정적 인수의지 표시가 흥행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는 부담에 따른 것.
아울러 대우건설의 가격이 낮아져 충분한 인수 메리트가 생기면 대우건설 인수과정에서 포스코가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도 남겨둔 것으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포스코의 대우건설 인수참여 의지 피력으로 대우건설 매각이 좀더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되지만 포스코가 적극성을 갖고 인수에 나설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대우건설이 건설사인데다 내수업종이라는 점에서 다소 인수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포스코는 이미 포스코건설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라는 관측이다. 대우건설의 가격이 아주 낮아질 경우 포스코도 전략적으로 인수를 고려할 여지는 있다는 설명이다.
정준양 회장 체제 출범 이후 공격적인 사업확대를 추진 중인 포스코. 과연 올 하반기 경기회복 국면과 맞물려 포스코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지, 그에 따라 재계의 큰손으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penfree@unite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