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금호그룹 ‘형제의 난’ 후폭풍…포스트 박삼구 ‘안갯속’

김영호 기자 | 기사입력 2009/07/29 [13:32]
금호그룹의 무리한 대우건설 m&a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에 대한 경영책임을 둘러싸고 벌어진 박삼구, 박찬구 두 형제간의 갈등이 결국 ‘형제의 난’으로 귀결되면서 25년 동안 지켜온 형제공동 경영의 전통이 막을 내리게 됐다.
 
“이런 기자회견을 제가 갖게 돼서 무척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지난 28일 오후 5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시아나그룹 빌딩 26층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박삼구(64) 금호그룹 회장은 참담한 심정으로 기자들 앞에 섰다.
 
경영실패라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박삼구 회장은 “저와 동생 간의 우리 금호아시아나 그룹 가족과 형제 간의 우애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많은 격려를 해줬지만, 그러한 점에서 제가 부끄러운 형제 관계가 됐다는 점에서 매우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무겁게 말문을 열었다.
 
박 회장의 무거운 표정과 기자회견문 내용에는 그동안에 선친의 뜻이나 돌아가신 선대 회장의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진하게 묻어났다.
 
그는 “여러 가지 고려 끝에 결단을 하게 됐다”며 “박찬구 석유화학부분 회장을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에서 해임을 하고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게 했다. 그것은 그룹을 살리기 위해서 그런 결단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박 회장은 동생 박찬구(60)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퇴임에 대해 책임을 지고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 자리를 퇴진했다.
 
박 회장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박찬법 회장의 금호아시아나 전문경영인 체제가 오래 갈 것이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금유권 및 재계에서는 전문경영인체제가 위기돌파를 위한 국면 타개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다고 보고 있다. 즉, 박찬법 회장 체제는 3세경영을 준비하기 위한 중간 계투 성격이 짙다는 것.
 
이를 반영하 듯 재계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금호家 3세들이 차기 경영권 주자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박삼구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34) 금호아시아나그룹 상무와 박찬구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31) 금호타이어 부장과 함께 고(故) 박정구 회장의 아들인 박철완(30) 아시아나항공 부장 이 향후 금호그룹의 경영권 판도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이 중에서도 그 동안 초고속 승진 행보를 밟아온 박세창 상무 쪽에 무게감이 더 쏠리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써는 박찬구 회장이 그룹의 이번 조치에 대해 법적대응을 시사하고 나선 만큼 2세간 형제 다툼이 확산될 경우 차기 경영권은 안갯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두 회장간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지속될 경우 박철완 부장이 어느 쪽에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승부가 좌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는 금호가의 지분구조가 잘 뒷받침 해주고 있다.
 
이달 초 박찬구 회장 측은 금호석유화학 지분 매입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형제경영'을 통해 균형을 이뤄오던 금호석유화학 지분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났다. 이에 박삼구 회장 측도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금호가 지분 전쟁이 불붙기 시작한 것.
 
박삼구 회장의 아들 박세창 상무와 2남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 박철완 부장이 지분을 추가로 매수했다. 두 사람은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같은 날 같은 수의 주식을 매입해 지분율이 각각 4.71%에서 6.47%, 10.01%에서 11.76%로 상승했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박삼구 회장과 아들 박세창 상무의 지분을 합치면 박철완 부장의 지분 11.76%와 똑같아진다. 박철완 부장이 박삼구 회장 부자와 뜻을 함께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결국 최근 최대주주 지분 변동일을 기준으로 박삼구 회장 측과 박찬구 회장 측의 지분을 비교하면 박삼구 회장 부자의 지분만 고려할 경우 11.76%로 박찬구 회장 부자 지분 18.47% 보다 적은 상태다.
 
하지만 뜻을 같이 한 것으로 보인 박철완 부장 지분을 더하면 박삼구 회장 측 지분은 23.52%로 박찬구 회장 부자 지분보다 많아진다.
 
이 밖에 금호석화의 최대주주 관련 지분으로는 고 장남 박성용 회장의 아들 박재영씨 지분 4.65%와, 금호문화재단 0.22%, 자사주가 22%가 있다.
 
김영호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