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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동 3개메달 싹쓸기회 놓친 한국선수들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미터 어처구니없는 일

김동열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0/02/21 [10:57]
지난 2월 13일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미터 결승전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미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금, 은, 동 3개 메달을 싹쓸이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한국 선수들간의 이기심으로 날려 보낸 것이다. 일부에선 금메달이라도 건졌길래 망정이지 몇 초 간격으로 먼저 일어났다면 대 참사를 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후평이다. 이번 사건으로 한국인의 영원한 왕따 미국의 아폴로 오노는 앉은 자리에서 굴러온 은메달을 검어진 것이다.
 
그는 한국인의 미운 오리처럼 메달 탈락의 수모를 모면하는 행운을 얻고서도 흡사 자신이 파울 판정이 나면 1등이 된다는 식으로 카메라에서 떠나지 않아 한국인의 울분을 유도 하기도 했다. 사건의 발단은 마지막 구간 결승 골인 점을 눈앞에 두고 3위에 선 이호석 선수가 1위 이정규와 성시백 선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면서 일어났다. 결국 이호석 선수가 반칙으로 실격돼 이번 사건의 책임을 안게 됐다. 이들의 경쟁심은 밴쿠버에 오기 전 부터 시작되어 오늘의 불상사를 예고했을 가능성도 감지 되었다.
 
이기심을 넘어야
 
이호석 선수는 지난 트리노 대회에서 메달을 딴 선수로 쇼트트랙 한국팀에서는 고참에 속한다. 선수 세대교체를 빠른 종목에서 어쩌면 마지막 대회가 될 수 있는 그에게 조급함과 지기를 싫어하는 성격 탓으로 돌리지만 결과적으로 선수간 잠복된 이기심을 지혜롭게 넘기지 못하면 한국팀 전체가 큰 부담을 안게 되었다. 쇼트트랙은 한국팀의 메달박스 같은 종목이다. 그래서 다른 어느 종목보다 선수 층이 두껍다. 쇼트트랙에서 한국선수들이 독주하다 보니 일부 국가들은 동계올림픽 위원회에 퇴출운동을 벌여 한국을 초조하게 만든 적도 있다.

자기 나라가 금메달을 못 딴다고 특정 종목을 없애자고 덤비는 비상식적인 뻔뻔한 일이 신선한 올림픽에서 일어난 것이다. 스포츠 강국들의 만행은 이 정도에서 만족하지 않는다.
한국의 독무대였던 태권도도 올림픽에서 사라질 시기만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이호석 선수는 힘든 시간을 마감하고 성시백과 그의 부모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라이벌 의식은 수면 아래로 잠복했다. 대표단에서는 선수들 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전체 팀워크가 흔들릴까 바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부에선 4년 동안 기다린 올림픽인 만큼 선수들의 이기심을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한다는 동정론도 일고 있다. 이호석 선수가 사실 금메달 후보자였던 만큼 다른 경기를 앞두고 어떻게 실추된 자신의 감정과 협력을 추스르느냐에 따라 한국 메달 수는 달라질 것이다.
 
선진국만의 잔치
 
동계올림픽은 여름 올림픽과는 달리 참가국가가 매우 제한되어 있다. 선수들을 보낸 나라들 대부분이 선진국이다. 미국과 유럽을 제외하면 아시아에서 한국, 중국, 일본 등이 참가한 정도다. 개발도상국 또는 후진국에서 참가한 경우 선수 수는 1명에서 10명 미만이다. 명색이 참가국이지 메달 경쟁력에는 거의 접근하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었다. 이제 동계 올림픽도 세계인이 참여하는 대회가 되기 위해선 수입의 일부를 떼어 개발국이나 후진국에서도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시작해야 한다. 개발국들이 참가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후적인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돈이 많이 드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개발은 물론 아이스 스케이트장 하나만 만들려도 엄청난 경비가 든다. 그러니 개발국에게는 동계올림픽이 그저 그림의 떡인 것이다. 한국도 그런 과정을 거쳐서 오늘에 이르지 않았는가?
 
이제 지구촌은 하나의 공동체인 만큼 국가간의 경쟁도 필요하고, 협력도 절대 필요하다. 올림픽에서 얻어진 수입 중 적어도 10%이상은 개발도상국을 지원해 모든 나라들이 참가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위험한 경기
 
밴쿠버 동계 올림픽 개막식 당일 과거 소련의 연방국가에서 독립한 그루지야 국가에서 온 선수가 luge(루지) 훈련 중 레이스 코스에서 팅겨 나와 기둥에 정면으로 부딪쳐 사망했다.
올림픽 경기에서 선수가 사망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이번에는 불행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경기준비위는 선수간 경쟁이 치열해져도 선수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데 준비부족으로 이런 불상사가 난 것이다. luge는 동계올림픽의 꽃인 피겨스케이팅을 능가하는 인기종목이며, 1인 썰매 레이스를 벌이는 경기로 시속 145킬로가 넘는 속도를 낸다. 결국 아차 하면 목숨을 잃기 십상이다.
 
luge경기는 보는 사람도 아찔할 정도로 위험한 경기였는데 이번 사고를 통해서 다시 한번 그 위험성을 일깨워주었다. 동계올림픽의 진미는 역시 스피드다. 동계올림픽 종목은 모두 스피드 경기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스피드 경쟁이다. 그래서 실수하면 치명적인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을 만큼 위험하기 짝이 없다. 올림픽위원회는 경기 흥행을 위해 위험한 종목을 외면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가능성을 열어 놓고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선수들을 희생시켜 가면서까지 경기를 즐길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날씨까지 더워 겨울 같지 않다는 것이 현지 사정이다. 날씨가 더워지고 눈이 아닌 비가 섞여 전반적으로 경기장의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 현지의 보도다. 선수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지 않고 경기를 진행하면 이번 번쿠버 대회의 최악의 올림픽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될 것이다.
 
한국선수들의 건투를 빌며
 
한국이 이제 스포츠 강국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동계올림픽에서는 두각을 나타냄으로 명실공히 경제 강국은 물론 체육 강국으로 대회 초반부터 초강세로 금3, 은1개로 메달 기록 집계 깜박 최다 금메달 국가가 되기도 했다. 한국선수들이 보여준 초반의 이기심을 넘어 합심하여 극복하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온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안고 있는 김연아의 선전을 기원하며, 마지막까지 선수들이 당당하게 잘 싸워 다시 한번 한국의 국위를 선양하기 바란다. dyk47@yahoo.com
 
*필자/미주 주간현대 발행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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