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묵언(墨言)’의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지속중인 박근혜 전 대표가 모처럼 움직였다.
정치적 행보나 ‘말’이 아닌 ‘글’로서 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4일 저녁 자신의 미니홈피 대문 글을 바꾸고, 다이어리에 단문의 글도 올렸다. 다름 아닌 故 법정스님 입적을 추모하고 기리는 자신의 심경을 드러냈다. 박 전 대표는 “그 사람을 기억하고 ‘사랑한다’는 말은 그 사람의 마음을 알고 사랑한다는 뜻일 것이다”고 이날 대문 글을 바꿨다.
동시에 “빈자리…근래에 우리 사회에 큰 역할을 해주시던 분들이 우리 곁을 떠나가셨다. 비록 그 분들은 돌아가셨지만 그 분들이 남기고 가신 삶과 뜻은 우리 마음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우리들은 남기신 유지를 잘 받들어 행복한 사회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라는 단문의 글도 올렸다.
한나라당내 세종시 내홍으로 주류매파와 줄곧 불편한 관계를 지속중인 박 전 대표는 최근 6인 중진협의체 출범이후부터 일체의 ‘언행’을 닫고 침묵행보를 견지하고 있다. 그런 박 전 대표가 故 법정스님 입적을 계기로 모처럼 ‘글’을 올린 것이다. 그러나 정가 일각에선 현재 이를 두고 갖은 해석이 분분하다. 단순한 추모 글 또는 어떤 결심을 우회한 게 아니냐는 등 나름의 추측도 무성하다. 왜냐면 박 전 대표는 미니홈피를 직접 관리하며 그간 중대 사안이 있을 때마다 단문의 글로 자신의 뜻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실제 한나라의 세종시 내홍이 극점을 향해 치달렸던 지난 1월 말 경에도 박 전 대표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바른 가치를 갖고 딛고 일어서는 데 아름다운 승리가 있는 것”이란 글을 남겼다. 당시 정가에선 이를 두고 박 전 대표가 세종시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단 의지를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었다.
현재 정가의 해석은 대략 ‘애도 vs 메시지’ 두 갈래로 나눠진다. 먼저 ‘사랑은 그 사람 마음을 아는 것’의 경우 최근 김무성 의원의 세종시 절충안 제시에 따른 친朴계 내부의 혼란 및 딜레마 등을 겨냥한 암묵적 메시지란 것. 사랑한다면 자신의 ‘마음(원안 고수)’을 알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우회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김 의원이 절충안을 내놓자 곧바로 “친朴엔 좌장이 없다”며 직격 화했고, 김 의원은 “박 전 대표를 위한 충청에서였다”고 한걸음 물러선바 있다. 현재까지도 언론쪽에선 양자의 관계를 두고 ‘결별’ 시각이 여전히 상존한다.
그러나 이를 두고 또 일각에선 지나친 ‘비약’ ‘확대해석’이란 시각도 있다. 박 전 대표의 지난 ‘역사’를 제대로 모르는 단순 정치 공학적 접근이란 얘기다. 실제 박 전 대표의 지난 ‘성장루트’를 깊이 이해 못한 정치 공학적 코드의 접근 및 추정은 매번 엇나가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1일 故 법정스님의 입적 소식을 듣고 법구가 안치된 서울 성북동 길상사를 찾아 “스님이 평소 주신 말씀을 빼놓지 않고 다 읽어봤다. 정말 인생에 지침을 주시고 큰 가르침을 주셨다”고 말하며 무척 안타까워 했단 후문이다.
또 불교신자였던 어머니 故 육영수 여사의 영향 탓에 그간 불교계와의 교분도 적지 않은데다 법정스님의 ‘무소유’ 사상에 대해서도 공감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대체적 ‘코드’ ‘마인드’에 비춰봤을 때도 이번 경우는 후자 쪽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들어 지속 ‘묵언행보’를 잇고 있는 박 전 대표가 모처럼 ‘글’로서 심경을 드러내며 정의한 ‘사랑법’에 갖은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다음 행보에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