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한 놈
주머니 속에
늘 넣어 가지고 다니던
지갑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날따라 현금도 가득 채워져 있었고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카드도 들어 있었습니다.
거래처에서 받아온
어음도 그 안에 있었고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도
함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지갑을
어디서 잃어버렸는지도 모르게
잃어버렸습니다.
안타까워서
발을 동동 구르며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내가 왜 사는지도 모르고
나를 온통 잃어버리고
살아온 주제에
그까짓 지갑을 잃어버리고
가슴을 아파했다니까요.
잃어버린 지갑 하나 때문에
잘난 체하며
어리석고도 어리석게 살아온
나를 또 발견했네요.
나는, 아주 미련한 놈입니다. (3/23/2010)
*필자/문일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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