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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별장·아파트 1채가 뇌물” 지자체장은 제왕…구린내 진동

감사원 감찰조사 결과로 본 지역 토착비리 기막힌 실태

문지혜 기자 | 기사입력 2010/04/26 [15:55]
감사원은 지난 4월22일 지방자치단체장 4명 등 고위 공직자의 지역 토착비리 실태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고위 공직자들이 관내 건설업체에 각종 이권과 특혜를 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거나 직원 인사비리 개연성이 높은 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지난 2월부터 4월 중순까지 지역 토착비리에 대한 감찰조사를 벌인 결과, 지방자치단체장 4명과 지방 공기업 사장 1명 등 32명을 적발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건설사에서 받은 돈을 다시 송금해 정상 지급 위장 지능형 범죄
예산권·인사권 가진 지자체장 관내 장악해 ‘제왕적 존재’로 군림

 
건설업체에 편법 입찰이나 수의계약 등 특혜를 제공하고 금품을 수수한 지방자치단체장 등 고위 공직자들이 무더기로 감사원에 적발됐다. 감찰활동 결과 충남 a군수 등 3개 시장·군수가 담당 직원과 공모하거나 유착된 건설업체에 입찰관련 정보를 누설, 불법 수의계약, 편법 입찰을 하는 방법으로 공사를 낙찰받도록 특혜를 부여했다. 그 대가로 고액의 현금 또는 별장·아파트를 친인척의 명의를 차용하거나 자금세탁을 하는 방법으로 뇌물을 수수했다.
 

억단위 뇌물에 “나만 믿어”

감사원에 적발된 사례를 보면, 충남 a군수는 2005년부터 3년 동안 100억원대의 공사를 수주 받은 관내의 건설사로부터 건축비 3억원 상당의 별장을 뇌물로 받은 혐의가 포착됐다. 또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자신의 형 이름으로 별장 건축허가를 받게 한 후, 건설사 사장이 준 현금을 건축대금처럼 꾸며 다시 송금하는 방법을 이용해 공사비를 정상 지급한 것으로 위장하는 등 지능형 비리를 저질렀다.

또 a군수는 2006년 11월 h사의 아파트 사업 승인과 관련해 상급기관인 충청남도의 의견을 무시하고 2개 층 36세대를 추가 건축할 수 있도록 특혜를 제공, 그 대가로 하도급 업체로부터 처제명의로 아파트 1채를 뇌물로 받았다. a군수의 처제는 a군수에게 받은 자금으로 2006년부터 2년간 10억원 이상의 부동산 7건을 매입하는 등 비자금 관리에 힘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2월에는 570억원에 달하는 군청사 신축공사와 관련해 군에서 직접 시공사를 정할 수 있도록 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방침을 정했다. 그 후 특정 기업이 낙찰될 수 있도록 그 기업과 친분이 두터운 50명을 a군수가 직접 평가위원으로 지명했다. 설계·시공 입찰 방식을 할 경우 평가위원 229명 중 감사실 직원이 무작위로 선정해야 하지만 특정 기업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a군수가 직접 나선 것. 이에 감사원은 a군수를 뇌물 수수, 직권남용, 입찰방해, 부동산 실명법 위반 등으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정당한 합격자 내친 인사비리

경기 b시장은 관내 유력인사 s씨로부터 공무원 j씨에 대한 인사 청탁을 받은 뒤 정당한 절차를 거쳐 승진 내정된 직원을 탈락시키고 j씨를 승진 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무원 j씨는 2003년 4월 감사원의 감사결과 통보에 따라 국유화하는 것으로 공고한 무주 부동산 4필지(2929㎡)에 대해 s씨를 부추겨 소송을 제기하게 했다. j씨는 무주 부동산에 대해 1987년 시 예산으로 설치한 주차장을 1999년 s씨의 자금으로 설치했다고 하는 등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대한 반박자료를 허위로 작성해 소송 사기를 주도했다. 법원은 이 허위사실에 따라 국가에 귀속돼야 할 시가 16억원 상당의 무주 부동산 4필지를 s씨에게 귀속하도록 확정판결을 내린 바 있다.

6급 공무원이었던 j씨는 이를 빌미로 2008년 3월 s씨에게 “자신이 5급으로 승진할 수 있도록 b시장에게 말해달라”고 부탁했으며 s씨는 b시장에게 지방선거 때 자신이 득표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내세워 인사청탁을 했다. b시장은 인사담당 과장에게 j씨를 승진시키도록 지시했으며, 인사위원회 개최 결과 j씨가 탈락하자 부사장에게 지시해 이미 정당한 절차를 거쳐 승진이 내정된 사람을 탈락시키고 j씨를 승진자로 결정했다. 감사원은 j씨를 사기혐의, b시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각각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또 경북 c군수는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건설업체와 27차례에 걸쳐 30억원 상당의 불법 공사계약을 해준 대가로 5억5000만원을 받아 부인이 운영하는 스크린 골프장 시설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06년 t건설사를 경영하던 c군수는 군수 취임 직전 대표자 명의를 자신의 친구로 변경한 채 대주주로 있으면서 2009년까지 30억원의 공사를 불법 수의계약 맺었다. 더욱이 t건설사가 관내 조경·문화재 공사를 독점하도록 하기 위해 견적서 제출 자격을 제한하도록 지시하고 담합·단독 입찰을 통해 19건의 공사를 낙찰받도록 도왔다. 또한 다른 관내 건설업체가 수주한 공사도 현장 바꿔치기를 통해 t건설사가 시공하도록 했다.

c군수의 부인은 사업비용을 직무관련 업체에 부담시키는 수법으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c군수는 수의계약 특혜를 준 대가로 2007년 10월 스크린골프장 건물 임차보증금 3억원을 t건설사가 대납하도록 했으며 부인이 운영하는 스크린골프장 시설비로 2억원을 사용하는 등 5억원가량의 금품을 수수했다.

더구나 경북지역에 소재한 모 지방 공기업 사장은 지난해 8월 자신이 관리하는 공공 골프장에서 사행성 이벤트 개최 사업권을 관련 업자에게 제공하는 대가로 고가의 도자기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업은 특정 홀에서 고객으로부터 일정 금액을 받고 그 고객이 홀인원을 하면 자동차를 경품으로 주는 사행성이 큰 이벤트다. 이에 직원들의 반대가 컸지만 사장이 사업을 강행하도록 지시한 뒤 계약 체결의 대가로 2000만원 상당의 도자기를 뇌물로 받았다.

 
지자체장 ‘제왕’으로 군림

김영호 감사원 특조국장은 이와 관련해 “해당 지역과 관련한 예산권, 인사권 등을 가지고 있는 지자체장은 말 그대로 ‘제왕적 존재’다. 관내를 손쉽게 장악하고 있어 조사 착수에 앞서 혐의자들을 잠적시키는 등 비리 혐의 조사 및 적발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앞으로도 지자체장 등 고위 공직자가 연루된 비리행위 조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며 “6·2 지방선거가 종료된 이후 2단계 감찰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조사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2차 조사에 다시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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