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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금융위기의 불씨를 안고 있는 지방정부의 거액 대출은 도시화와 같은 고리로 연결돼 있다. 도시화 개발을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고, 지방정부는 이 자금을 관할지역의 토지를 담보로 은행에서 빌린다.
도시화는 주거지와 농지의 징발과 점용으로 연결되고, 이것은 다시 강제철거와 이주에 대한 농민의 저항과 연결된다. 결국 지방정부의 거액대출은 철거에 항의하는 전국적 농민저항과 연결돼 있다.
도시화와 농민저항 사이에는 지방정부 지도자의 업적지향주의 개발노선이 놓여있다. 업적지향주의는 개발사업에서 지방지도자들이 질보다는 양을 추구하도록 만든다. 재임 시 뭔가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루면 장차 승진과 영전에서 유리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개혁개방 이후 연안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도시화는 이제 중서부 내륙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정부가 최근 내수확대를 위해 박차를 가하는 도시화 정책이 지금까지의 서부대개발 정책과 맞물려 가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중국에서는 지금 농민을 마을과 농토에서 내모는 거대한 ‘엔클로저’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홍콩대학 경제금융학원 쉬청깡(許成鋼) 교수는 5~6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국제논단(2010財新峰會)에서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방정부의 은행대출과 맹목적 도시개발, 이에 따른 농민 불만과 금융위기는 ‘정치와 기업의 분리(政企分開)’가 이뤄져야 해결될 수 있다는 논리다.
중국에서는 지방지도자의 업적지향주의에 따른 신도시 개발을 ‘조성(造城•도시 만들기)’ 운동이라 부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이론지 반월담(半月談)은 최근호에서 조성운동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특집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는 국가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도시화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간의 모순에 주목하고 있다. 내용을 정리한다.
<신도시를 크게 만들어야 업적도 크다>
지방지도자들은 정치적 업적을 남기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통이 작은 사람은 상징적인 건물이나 도로를 건설하려 하고, 통이 큰 사람은 아예 신도시 하나를 새로 건설하려 한다.
개발 프로젝트는 지도자들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 준다. 수십억 위안이나 수백억 위안의 프로젝트를 실시하게 되면 권력에 수반되는 이점을 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상부에 발탁될 수도 있다. 프로젝트로 인해 초래되는 재정적자나 민생문제는 장차 후임자에 떠넘기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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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방정부의 도시건설은 실제적 수요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각지에서 건설하거나 계획중인 도시 면적과 인구의 관계는 정상적인 도시화율을 한참 초과한다. 현재 전국의 현급(縣級) 지방에서 건설하는 도시가 수용할 수 있는 인구수를 합하면 전국 총인구를 수용하고도 크게 남는다.
<신도시를 만들어야 토지를 더 팔 수 있다>
지방정부가 가용자금을 늘리려면 토지를 파는 것보다 나은 방법은 없다. 이중에서도 신도시를 만드는 것은 토지를 팔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지방정부가 토지경영으로 얻을 수 있는 수확은 매우 크다. 지방정부가 일단 단맛을 보고 나면 계속해서 토지경영을 하려 한다. 이 결과 토지가격은 갈수록 높아지고, 주택가격도 비례해서 오르게 된다. 이로 인해 서민들은 도시화에 따른 이점을 향유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높아지는 주택 값에 도리어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지방지도자들의 토지경영 수완이 좋아졌다. 구시가지를 철거하려면 보상비가 비쌀 뿐 아니라 주민반발도 초래하기 쉽다. 하지만 도시 외곽의 농촌은 주택철거와 농지징발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이런 점에서 신도시 건설은 가장 수지가 맞는 토지경영 방식이다. 신속하게 도시 이미지를 끌어올림과 동시에 이익도 최대화할 수 있다.
과거 동부연안지역의 개발은 정부의 각종 제도적 지원을 받아 진행됐기 때문에 토지를 무한정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중서부 지역은 중앙정부가 토지이용에 제약을 가하고 있다. 중서부 지역 상당수 지방의 가장 큰 난제는 이용할 수 있는 토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층정부는 우선 계획 단계에서 도시개발의 범위를 가능한 확대해 대량의 토지를 축적하려 한다.
도시면적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철거와 징발이다. 늘어난 토지의 일부에는 각종 공공시설을 만들고 나머지는 부동산개발회사에 매각한다. 지방정부의 재정수입은 크게 늘어나게 된다. 지방정부 관료들이 도시개발을 하려는 중요한 목적은 보다 많은 토지자원을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종종 부패의 온상이 된다.
<지방의 상호경쟁이 거대한 낭비를 초래한다>
많은 지방이 추진하는 신도시 개발의 출발점은 좋은 경우가 많다. 도시를 보다 좋게 발전시키고 시민들에게도 보다 좋은 생활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추진과정에서는 과학적 계획이 결여돼 시민들에게 실제적 이익을 가져다 주기는 고사하고 무거운 재정부담을 안게 된다.
40m 폭의 도로와 엄청난 면적의 시민광장, 휘황찬란한 박물관과 체육관 등 과거 대도시에서나 볼 수 있었던 시설이 이제는 현급 도시에까지 만들어져 있다. 일부 지방도시들은 자신의 실제적 상황에 맞춰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하는 것을 모방하고 경쟁하려 한다. 너무 앞서가는 개발을 하게 되고, 결국은 계획과는 동떨어진 결과를 얻게 된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655개 도시가 ‘세계를 향해 나아가자(走向世界)’란 표어를 내걸고 있다. 183개 도시는 ‘국제적 대도시’ 건설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많은 지방정부가 신도시를 건설하려는 동기는 ‘둥지를 만들어 봉황을 부른다(筑巢引鳳)’는 것이다. 지방정부 지도자들은 현재 도시의 경제적 조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외지 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우선 하드웨어 건설에 치중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외지 기업들이 하드웨어 시설만 고려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시민들이 신도시 개발에서 이득을 얻을 수 없다면 그것은 헛일이나 다름없다.
www.worldbreaknews.com / 배연해 기자 mrbaey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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