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한국의 남성이 외국의 여성을 데려다 결혼하여 자식을 낳고 산다. 외국 사람이 한국에 와서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하여 자신의 나라를 바꾸고 대한민국의 국민이 된다.
대한민국의 법원이 심판관이 되어 “너의 정체성은 대한민국에 있다.”고 판정을 해 주면 이로써 그가 대한민국 국민이 되어 대한민국이라는 정체성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외국인의 정체성을 대한민국으로 이동시킬 수 있게 하는 판정의 이면에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버티고 있다. 대한민국이 없다면 이런 일은 불가능하다. 만약 대한민국이 북한에게 먹혀 없어졌다면 우리의 정체성을 하나의 상징물로 남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상징물은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마땅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무궁화를 떠올리지만 단군왕검이 세운 나라인 조선시대에 조선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꽃은 천지화라는 꽃이었다. 천지화로 볼 수 있는 꽃이 고구려벽화에 그려져 있다. 그런데 그 꽃의 실체가 아리송하다. 진달래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것이다. 그러니 무궁화를 우리의 정체성을 상징한다고 자신있게 말하기가 거북해지는 것이다.
사람에게서 그 사람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그의 사상을 찾아내는 일이다. 사상을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은 그가 쓰는 언어와 그가 쓰는 말의 형식에서 찾는 것이다. 그가 특정한 집단에서 쓰는 용어나 사고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면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그가 잘 쓰는 말과 말의 형식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사상적이고 이념적인 것 이외에 정체성을 결정짓는 것이 역사와 전통과 풍물에서 찾는 것이다. 역사와 전통과 풍물에서 벗어나면 정체성의 혼란을 겪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우리는 역사와 전통을 계승한다고 하면서 실수나 무관심이나 교육 부재로 역사와 전통에서 멀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정체성을 찾는 일도 쉽지 않다. 행정구역을 개편할 때 전통을 무시하고 국회의원을 많이 뽑기 위하여 전통에 난도질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천 고대사의 현장이 되어야 할 소래蘇萊가 고대사와 아무 상관이 없는 시흥에 편입되었다. 더 이상한 것은 고대사의 현장이 되어야 할 조그마한 소래산을 2로 나누어 인천시에 편입시켜 버린 것이다. 그래서 정체성의 혼란을 격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
부천에서 정체성을 찾는다면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부천에서 쓰는 말 속에서 부천의 정체성을 찾아보기로 한다.
부천에서는 5월에 복숭아예술제를 한다. 일제 강점기에 부천에서 복숭아가 많이 생산되었기 때문에 이 고장을 복숭아의 고장이라고 하였고, 그래서 지금 부천에서 복숭아가 생산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복숭아를 부천의 상징물로 삼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복숭아예술제를 만들었다.
이런 생각은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역사에 대한 무지, 전통에 대한 무지가 그런 생각을 갖게 하였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부천의 복숭아를 처음 말한 분은 조선왕조 명종 때의 사람 격암 남사고 선생이었다. 그는 <남사고비결南師古秘訣>을 남겼는데, 남사고비결에서 처음으로 복숭아와 관련되는 말로 도부신인桃符神人이라는 말을 남긴 것이다. 도부신인이라는 말에 부천의 미래역사가 다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중섭화백의 복숭아와 아이들
격암 선생이 말한 도桃는 십장생도十長生圖에 그려지는 그 복숭아를 말한다. 십장생도에 그려지는 복숭아는 천도天桃 복숭아로 미래에 인간 세상에 태어날 신인류新人類를 의미한다.
부符는 흉사凶事를 길사吉事로 돌리는 부적符籍을 의미한다. 이 부적을 행사할 수 있는 분이 미래에 신인류를 태어나게 할 마고 할머니이다. 마고 할머니는 우리가 천태산天台山 마고할머니라고 부르는 분이다. 천태산이란 하늘에 있는 산이라는 뜻이다.
천태산이 지상에도 있는데, 격암 남사고 선생은 이 산을 삼신산三神山이라 하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격암 선생은 부천에 있는 성주산聖主山, 소래산蘇萊山, 노고산老姑山(할미산)을 하나로 묶어서 삼신산이라 하였다.
대한제국 때만 해도 지금의 시흥始興이 부천군富川郡에 속해 있었고, 인천은 소규모의 인천부仁川府로 독립해 있었다. 그 외의 지역은 모두 다 부천군에 속했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서 삼신산이 발해만 밖에 있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삼신산이 성주산, 소래산, 노고산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마고신화에서 삼신산을 봉래蓬萊, 방장方丈, 영주瀛洲라 하였다.
이렇게 보면 도부桃符는 마고에게서 태어나는 신인류라는 말로 볼 수 있다.
다음에 신인神人은 단군왕검과 같은 분이다. 도부신인은 미래에 지구가 단일국가로 통일되었을 때 지구국을 이끌어갈 지도자가 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한때 이중섭 화백이 부천에 살며 <복숭아와 아이들>이라는 명작 시리즈, 그 외에 <물고기와 아이들>, <소> 시리즈를 남겼다. 물고기는 조선을 상징하는 물고기로 장자가 말한 곤鯤과 같은 물고기이다. 또한 소는 격암 선생이 장차 부천의 성주산에서 울리게 될 우명성牛鳴聲(소 울음소리)을 예언한 부천을 상징하는 소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