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권재현은 20일 부터 봉산문화회관 유리상자에 전시중이고 이에 앞서 지난 6일 부터 봉산문화회관에서 전시를 시작한 작가 하광석은 유리상자 전시관 옆인 제 4전시실에서 ‘Truth in non-reality’라는 전시제목으로 두 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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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현은 작가노트에서 “소재를 찾는 과정에서는 사회적문제와 이슈를 다루지만 그 내용을 이미지화하여 나의 작업방식으로 풀어나가고 완성되는 과정에서 그 소재가 되었던 내용들은 소멸되고 시각적 이미지만 남게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내용은 소멸되고 시각적 이미지만 남는다’면 왜 굳이 자극적으로 폭력적인 이미지인 도축되는 소를 소재로 선택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작가는 작업노트에서 소를 작업하게 된 계기가 다큐 ‘일용한 양식’을 보고 난 후 소가 도축되는 장면이 역겨울 정도로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작가는 다큐를 보고나서 느낀 인간의 탐욕이 작품제작의 동기였지만 작업을 하면서 그 내용은 의도적으로 빼버리고 소의 겉모습, 이미지만 작품에 남겼다.
결국 작품의 결과물인 소의 껍데기에서 소가 인간의 탐욕에 의해 도축될 수밖에 없는 이유와 소가 도축되는 모습에서 인간이 보여주는 소름끼칠 정도의 차분함에 대한 성찰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이와 비슷한 행보는 보이는 하광석 작가가 지난 7일부터 ‘TRUTH in non-reality’이란 이름으로 권재현 작가 옆 전시관에서 전시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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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광석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오늘날의 사진이나 영상은 재현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실체는 사라지고 복제된 대상(사진,영상)만이 실체를 대신하고 있는 시뮬라크르이다. 현대인들은 현실과 비현실, 실체와 비실체, 존재와 부재, 제한과 자유 사이에서 부유하고 있으며, 어느 고생도 안주하지 못하고 유목민처럼 떠도는 심리적 공향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작가는 ‘허상속의 진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에게 묻고 싶다. 왜 자연의 이미지를 미디어의 허상이라는 주제에 사용하는지. 사진과 영상은 자연 뿐 만아니라 사회, 경제, 정치, 문화, 과학 등 세상 많은 것을 비춘다.
현대사회에서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의 구분이 가장 어려운 경우는 자연이 아니다. 미디어는 그나마 자연을 가장 왜곡 없이 비춘다. 미디어를 통해 실제와 허상의 구분이 가장 어려운 경우는 미디어가 자연 이외의 것을 비출 경우이다. 미디어는 자연 이외의 것을 비출 때 사실을 축소하거나 확대해 왜곡시켜 내가 보는 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헷갈리게 한다.
하광석이 말하는 미디어의 허상은 자연의 허상. 자연이미지의 왜곡이다. 그의 작업은 미디어의 허상이라기보다는 자연이미지의 허상, ‘그림자 장난’으로 보인다.
권재현과 하광석의 작업소재는 도축된 소, 허상속의 진리로 각각 달랐지만 결과는 이미지라는 껍데기만 남기는 것으로 공통적으로 귀결된다.
작가가 남긴 마지막 이미지가 작품 소재의 정수된 원액인지 모르지만 그 원액의 맛은 ‘무(無)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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