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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세상에는 공짜가 절대 없다!"

체증처럼 늘 거북한 마음을 씻을 수 있어서 한편 편안

줄리 도쿄특파원 | 기사입력 2012/10/18 [09:18]
일본인 할머니가 있다. 하이쿠 공부 회에서 알게 된 사람인데 무조건 주기를 좋아한다. 생면부지나 다름없는 필자 부부에게 몇 만 엔의 밥값도 아끼지 않는다. 더구나 비즈니스를 원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목적이 뚜렷이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다 연령으로 치면 친구도 될 수 없는 부모 나이다. 하지만 종종 연락 하여서 만나자고 한다. 이런 때 시간이 없다고 해야 하는가? 처음에는 귀찮아서 망설였지만 아예 집 근처 전철역까지 와서 전화한다. 몇 시간 동안 줄곧 만나 비용을 지급하고는 돌아가는 그녀를 만나면서 만남보다 그녀가 내는 비용 때문에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 가방     ©브레이크뉴스
 
세상에는 누군가에게 그저 턱하고 받기만 하거나 감사합니다 연발하면 되는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나에게는 최소한 남에게 차 한 잔을 얻어 먹어도 목에 결려 쉽게 잊히지 않는다. 하물며 연세 든 노인이 사는 밥값에 커피값이 쉽게 넘어갈 리 만무다. 한사코 본인이 사겠다고하면서 만류해도 뿌리친다.그래서 몇 번은 그냥 넘어갔다.
 
곰곰이 생각하면 내 부모 가족이 아닌 이상 남에게 무엇을 받으면 마음에 걸리고 갚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가중된다. 마치 공짜로 무엇을 얻었다고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는 말이다. 특히 일본인은 작은 선물이라도 받으면 반드시 되돌려주는 문화다. 그러므로 아무리 마음씨 좋은 사람이라도 일방적으로 베풀지는 않는다는데. 거! 참 신기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한 일이 나에게 일어나고 있다. 친구들을 데려가도 여전히 돈을 낸다. 결국 몇 번은 벡화점에서 택배로 선물을 보냈다. 여전히 그녀는 같은 방식으로 밥값을 일방적으로 산다.
 
결국 밥 사기를 포기한 나는 그녀가 가지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에 초점이 맞추기 시작했다. 무심코 던진 빨간색 가방을 가지고 싶다고 한 말에 힌트를 얻었다. 가격으로 계산하면 몇 배로 토해냈지만 음식이 넘어가지 않는 것 같은 체증처럼 늘 거북한 마음을 씻을 수 있어서 한 편 편안했다.

선물이란 받아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 비싼 선물도 그저 옳거니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고 받으면 부담이 되어 돌려주어야 하는 일도 있다. 이유 없이 받는 선물에 황당한 기분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늘 받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들은 감사는 고사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때도 종종 본다.
 
최소한 남에게 사탕 하나라도 받으면 반드시 되돌려주어야 한다고 어려서부터 배웠다. 그러므로 내 부모에게 받은 교육은 참 바른 것으로 생각한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철면피처럼 쉽게 받고 감사합니다만으로는 못 넘어가서 결국 빨간 가방을 선물하게 되었다. 그녀는 내가 보낸 가방을 받으면 조심스러워 질 것이다. 가방 가격을 보면 함부로 밥을 사겠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선물이란 받는 사람이 가장 원하는 것을 아낌없이 베풀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주고 난 이후 그 선물에 대한 기억은 잊어야 한다. 부지기수로 많은 선물을 주고받지만 기억에 남는 선물은 인생에 그리 흔치 않은 이유는 가장 간절하게 바라는 선물이 아니어서인가. 필자는 가장 필요한 것은 남에게 요구하여 얻을 수 있는 경우가 없었다. 가격은 물론 눈높이가 아주 다른 이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 보았자 화만 나는 일만 생긴다.

부부간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가 알아야 한다. 가장 필요하거나 절실한 선물을 줄 때 감사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예산을 아끼거나 원하지 않는 선물은 오히려 기분도 상하고 마음도 다치게 되는 일이 생긴다. 선물 참 쉽지 않다. 뜬금없이 세상에 공짜는 절대 없다는 모 방송국 지금은 국장이 된 그 예리한 PD의 명언이 자꾸만 생각이 나는 것일까. julietcounsel@hanmail.net
 
*필자/줄리. 본지 도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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