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상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통치행위가 처벌 받을 수 있는 것인가? 답은 “아니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대정치사를 뒤돌아보면, 퇴임 이후 통치행위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처벌을 받는 경우가 더러 있어왔다. 이승만은 1960년 3.15부정선거로 그해 4.19 학생혁명과 마주쳤다. 결국 하와이로 망명해야만 했다. 사법처리는 아니지만, 그보다 더한 고통이 수반된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3선개헌을 통과시켜 장기집권 체제를 굳혔던 박정희는 믿는 부하의 총에 맞아 시신으로 권좌에서 내려왔다. 전두환-노태우는 퇴임한 이후에 김영삼 정권의 역사바로세우기 정책으로 수감 생활을 했다. 3당 합당, 자기들이 밀어준 정권 하에서 심판을 받았다. 노무현은 퇴임 이후, 통치행위와 무관한 가족비리가 터져 나와 검찰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자살로 삶을 끝냈다. 그 역시 집권 시 가족을 잘못 다스린 업으로 인해 죄과를 치렀다. 잠시 대통령직을 수행했던 최규하와 김영삼, 김대중 전임 대통령들은 퇴임 후 생활을 그런 대로 편안하게 보냈거나 보내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2월 퇴임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임 시 통치권을 행사했던 문제들이 최근 정치적 도마 위에 올랐다. 그가 재임 시 주력했던 4대강사업, 해외자원개발사업, 방위산업 등이 정치적 비판의 대상에 올랐다. 야권은 이 건을 차기 권력쟁취의 빅카드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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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시민단체들이 국정조사-청문회를 요구하고 있어 이명박에 대한 재평가나 심판이 뒤따를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명박 재평가와 심판에 당력을 집중하기 시작한 것도 한 이유이다. 아래 내용을 보면, 그 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힘찬공격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지난 11월6일에 열린 제38차 의원총회 및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 약자) 국정조사 촉구 결의대회의 모두발언에서 “새누리당 정권 7년 만에 국민살림은 가계부채로 파탄지경이고, 나라살림은 천문학적인 혈세낭비와 국부유출로 파탄지경이다. 그 파탄의 중심에 4대강 사업이 있었고, 자원외교가 있었고, 방산비리가 있었다. 4대강 사업은 온갖 부실의 총 본산이었다. 자원외교는 수십 건의 MOU 중 성사된 것은 단 한건뿐이었다. 안보만은 자신 있다던 새누리당 집권 7년 만에 국가안보는 최악의 상태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방산비리로 군의 전투력은 완전히 떨어졌고, 국민의 혈세는 줄줄 샜다”고 전제하고 “4대강 부실비리, MB정부 해외자원개발 국부유출, 그리고 방위사업 부실비리에 대한 국정조사는 국민의 요구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사-자-방’에 대한 국정조사를 통해 국민 혈세 낭비실태를 한 점 의혹 없이 낱낱이 규명할 것이다. 관련자들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물어서 다시는 우리 역사에서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관련자들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시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법적 심판을 시사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지난 MB정권 5년 동안 이 정권이 얼마나 부패하고 비리로 얼룩졌는지를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할 때이다. 소위 사자방 국정조사는 여야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비리와 잘못을 바로잡는 원칙과 정의의 문제”라면서 “4대강만 하더라도 30조의 국민 혈세가 투입됐다. 지금 온갖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우 원내 대표는 “새누리당은 이제 국민 앞에 여당 야당을 떠나서 부패와 비리를 척결하는 일에 동참해 달라”고 요망하고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이름으로 부패와 비리를 척결하자”고 촉구했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 11월7일 열린 제20차 비상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4대강, 자원개발, 방위무기도입 비리 등 소위 사자방 국조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다. 새누리당은 지난 화요일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분명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제는 입장을 밝혀야 할 때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소위 사자방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권력형 비리, 국부유출, 안보 불안에 대한 분노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더 이상 사자방 국정조사를 협상이나 거래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즉각 수용해야 할 것”이라면서 “총 41조원의 혈세가 투입된 해외자원개발 투자 손실만하더라도 현재 36조원에 이르고 있다. 예비타당성 검토는 물론이고 내용 파악조차 없이 주무장관이 단 5분 만에 승인한 석유공사의 하베스트 자회산 인수는 2조5000억 원, 광물공사는 부도난 멕시코 광산투자에 2조3000억 원, 가스공사는 파산된 가스광구투자에 1조원을 날렸다. 문제는 계속 사업으로 연결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혈세낭비다. 이미 실패로 판정된 자원개발 사업에 투입되는 내년도 예산규모만 2조 원대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은 지금 현 정권에도 의심의 눈초리 보내고 있다. 그것은 국정조사를 회피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태도 때문이다. 빠른 시일 내 입장을 밝혀주시기를 새누리당에 정식으로 요청한다. 다음 주 화요일에 예정된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이 문제를 매듭짓고, 여야가 민생과 안전을 위한 정책으로 경쟁하는 국회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11월 7일 현안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은 지난 화요일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사자방 국정조사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제 답변만 남았다. 검토를 끝내고 답변해 달라. 이제 새누리당의 결심만이 남았다.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권력형 비리, 국부유출, 안보불안에 대한 국정조사만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11월 6일 현안브리핑에서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를 낭비하고 국부를 유출시켜 나라 경제를 휘청이게 한 사자방 비리를 그냥 넘길 수 없다. 4대강 사업에 들어간 비용이 22조원이다. 그리고 자원외교 비리로 유출된 국부가 36조원 정도로 추정돼 이 둘을 합하면 58조원이다. 58조원은 우리나라 국민 5천만명이 1년간 116만원 씩 세금으로 내야 만들어 지는 돈”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렇듯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를 낭비하고 국부를 유출시켜 나라 경제를 휘청케 한 이른바 사자방 비리를 그냥 넘길 수 없다. 사자방 비리에 대한 국정조사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청문회에 불러낼 5인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지난 11월4일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11월3일 오후에는 MB정부 국부유출 자원외교 진상조사위원회의 2차 회의가 있었다. 우선 MB정부 때 무리하게 투자한 해외자원개발 규모를 확정짓자는 논의가 있었는데, 지금까지 밝혀진 민간투자까지 합한 40조원, 투자손실 35조원과 에너지공기업만은 26조원 투자, 회수 4조원으로 회수율이 14.6%에 불과했다”고 밝히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자원외교 특사를 자임했던 그의 형 이상득 전 의원, 이상득 전 의원의 최측근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당시 해외자원개발의 플랜을 세웠던 최경환 현 경제부총리와 실무를 담당했던 윤상직 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까지 자원외교 5인방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청문회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청문회가 진행될 시 불러낼 5인방 명단까지 구체적으로 명시 했다.
이 문제를 책임질 5인방 공개에 이어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최경환 부총리를 향해 “책임을 요구”하는 화살을 쐈다. 그는 지난 11월7일 현안브리핑에서 “자원외교 실패 인정 않는 최경환 부총리 책임져야”라고 요구했다. 그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자원외교 실패에 대해 "41조원을 투자해서 36조원을 날렸다고 볼 게 아니라 자본투자 회수 기간이 기니까 5∼10년 후에는 아마 회수율이 100%가 넘을 것"이라며, '노무현 정부 때 추진한 것도 당시 기간의 회수율은 25%에 불과했는데 5~6년이 지난 지금 평가해보니 회수율이 110%다'라고 말했다. 사실관계를 확인해보겠다. 지금까지 해외자원개발 투자는 총액은 636억불인데 MB정부에서만 378억불을 투자했다. 절반이상이 MB정부 때 이루어졌고, 이로 인한 에너지공기업의 감당할 수 없는 부채는 MB정부 5년 동안 무려 4배가 늘었다”면서 “특히 최경환 부총리가 강조한 회수율 또한 MB정부 기간 동안 뿐만 아니라 3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자원개발 회수율은 에너지공기업만은 26조원 투자, 회수 4조원으로 회수율이 14.6%에 불과했고, 또 민간 기업까지 합하게 되면 단 12.8%에 불과하다. 최경환 부총리가 말한 5년에서 10년 기간이 이미 지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회수율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최경환 부총리는 10년 안에 회수율 110%라는 자신의 말에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박근혜 정권은 전임 정권인 이명박 정권에 대해 이렇다 할 메스를 들이대지 않았다. 오히려 감싸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는 이명박 정권이 박근혜 정권의 창출 시 보이지 않은 역할-수혜와 관련이 있는듯해 보인다. 그러나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통치적 과오에 대한 준엄한 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정치공세로 봐 국정조사-청문회 등이 예고되고 있는 것.
새누리당의 반응과 대응
새정치민주연합측이 이명박 정부관련 비리문제를 국정조사 하자고 나오는데 대해 새누리당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 11월 5일 최고중진연석회의가 열렸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4대강, 해외자원 개발, 방산비리에 대한 국정조사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면서 “반면에 우리 당이 역점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연금 등에 대해서는 사회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주장해서 별다른 합의에 이르질 못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 원내대표는 지난 11월10일 야당의 '4자방 비리' 국정조사 요구와 관련 “지금은 무엇보다 내년 예산안와 민생 안정, 경제살리기 법안에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8대 국회에서 국정조사가 3건 있었고 19대 국회에서는 상반기에만 5건이 있었다. 국정조사 무용론까지 나오는 상황인데, 이 문제는 향후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진지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의 강경 자세와는 달리 새누리당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사회 이슈화될 가능성이 커 새누리당의 향후 대응전략이 주목된다.
특히 정당에 있어, 권력 재창출은 아주 중요하다. 적어도 집권 5년간은 자기편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박근혜 정부 초기에 고소-고발, 원내-장외투쟁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했지만 그 결과는 미미했다. 다시 문제가 되고 있는 이명박 전임 대통령의 문제도 그런 유형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정치력을 동원, 이명박 정권의 비리를 찾아내거나 계속해서 폭로하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나 청와대-새누리당은 미온적 대처를 하고 있을 뿐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의 의미가 부각되는 정치계절이다. 박근혜 정권의 레임덕이 권력위기로 작동할 개연성이 있는 집권3년차 이후엔 어떤 대응이 나올지 궁금하다. 자기 정권을 지키기 위해 상처를 도려내는 아픔이 뒤따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도 가세
시민단체도 가세했다. 국민소송법네트워크가 가세했다. 지난해 5월 결성된 국민소송법네트워크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좋은예산센터, 용인경전철주민소송단, 나라살림연구소가 참여한 된 시민사회연대조직.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상민·김현미 의원과 국민소송법네트워크는 이 문제에 대해 공동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10월29일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회견에서 “최근 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베스트사 4조5000억원 투자 실패를 비롯해 광물자원공사의 멕시코 볼레오광산 2조원대 투자 실패 등 이명박 정부 당시 자원외교로 발생한 국부유출 및 재정낭비가 들통났다”고 주장하고 “22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예산이 낭비된 4대강 사업, 강원도 알펜시아, 서울시 새빛둥둥섬 사업 등 국민의 혈세를 낭비해 정부·지자체·공기업의 재정건전성을 심각히 훼손한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회견을 통해 “위법·부당한 예산은 국민이 직접 참여해 정책결정권자와 집행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시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재정민주화를 위한 국민소송법’ 제정 법안을 발의했다”고 피력했다.
이들이 지적한 것은 정부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 이를 전제로 “국민들은 예산낭비를 사전에 막거나 사후에 바로잡을 수 있는 법적 권리가 사실상 없어서 예산낭비 방지를 위한 국민참여를 제도화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는 재임 시의 탈법-비리문제와 관련, 망명-암살-수감 등 심판을 겪은 이들이 존재한다. 과연, 이명박의 미래는 어떠할까? 야당이 놓고 있는 덫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역사의 수레바퀴는 계속해서 돌아가고 있겠지만, 이명박을 옭죄는 수레바퀴가 돌아가는 소리가 희미하게, 점차 크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정치에는 항상 창과 방패가 있다. 이명박 건에 대하여 새정치민주연합은 창이요, 새누리당은 방패역할을 하고 있다. 창은 이명박을 공격할 것이고, 방패는 이명박을 방어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시민-유권자들의 민심은 과연 어디를 선택할 것인가? 어찌됐든, 이후에 이명박 문제는 핫 정치이슈로 부상할 것이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