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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기 국정원장과 클래퍼 美국가정보국장

이병기 국정원장 역시 고월급자로 그냥 지내시려나?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4/11/11 [12:26]

박근혜 정부 들어 국가 최고정보기관인 국정원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었다. 야권이 국정원의 지난 대선개입 문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수치를 한 몸에 안게 됐다. 국정원은 이 사태로 인해 국제적으로도 창피를 당하는 수모를 경험했다. 아마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은 정보기관의 죄업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를 실감했을 것이다. 원세훈-남재준 두 전직 원장 시절의 국정원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국익을 전제로 한 정보 업무가 제대로 집행될 리 만무였을 것이다. 이 사태는 아직까지도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마무리된 상태는 아니다.

 

▲ 이병기 국정원장.     ©김상문 기자

지금은 이병기 국정원장 시대다. 그는 주일대사를 지내다 국정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국정원장이란 자리는 국내외 정보를 취합해서 알 수 있는, 국가 정보취급의 최고위 자리이다. 대통령과도 정례 독대를 하고 있다. 대통령에게 국익에 유익한 정보를 정례적으로 보고해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북한 정보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보고하고 있을 것이다.

 

최근 미국의 최고위 정보기관장이 국익외교를 위해 직접 얼굴을 내보이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 국정원장도 국익외교에 나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쓴다.

 

CNN-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언론들은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지난 7-8일,  1박2일 간의 방북을 기사화 했다. 중요한 것은 클래퍼 국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방북했다는 것. 중앙일보 11월10일자는 “'클래퍼 국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전달했다'며 “'오바마의 친서에는 ‘이 사람이 미국인들을 조국으로 데려올 내 개인 특사’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다. 클래퍼 국장을 메신저 삼아 오바마 대통령이 김정은과 간접 대화를 했다는 의미다. 클래퍼 국장이 김정은과 직접 만났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DNI 국장은 장관급이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미 연방수사국(FBI) 등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관할하는 ‘미 정보사령탑’이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매일 정보사항들을 취합해 보고하는 최측근이다. 그런 만큼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로 무게감이 상당하다. 장관급인 클래퍼 국장의 방북은 현직 관리로는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방북한 이래 최고위”이라면서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만일 성 김 6자회담 수석대표가 방북했다면 클래퍼 국장보다 직급은 낮지만 미국의 북핵정책 측면에서 주는 함의가 달랐을 것'이라며 '정책이 아니라 정보를 하는 인사를 보낸 건 미국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없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 언론들의 보도를 분석해보면 클래퍼의 역할은 그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클래퍼 국가정보국 국장의 방북결과는 북한에 억류돼온 미국인 케네스 배(46)와 매슈 토드 밀러(24)를 석방으로 가시화 됐다. 아마 이는 외부로 보이는 결과이고, 북미 간의 외교정상화를 위한 문제 등이 논의됐을 수도 있다. 원래 정보관련 최고 책임자들은 신상을 외부로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 국장의 방북사실은 예외적으로 언론에 공개됐다. 국가의 큰 이익을 전제로 한 활동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병기 국정원장도 북한과의 관계증진에 무언가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온 세상에 국정원의 치부를 내보였던 원세훈-남재준 두 전임 국정국장 시대와 다른 국정원장의 면모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이명박 정권 이후 지금까지도 남북관계는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박근혜 정권 하에서도 이렇다 할 대북정책의 실현이 없이 아까운 시간들이 흘러가고 있다. 필자의 견해로는 남북관계의 획기적 진전을 통한 국익창출의 묘안이 나올만한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본다. 북한과 경제교류를 확대하면 남북한의 경제사정이 상호 현저하게 좋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국내외 정보를 한 손에 쥐고 있는 이병기 국정원장이 이 시대에 해야 할 일이 무언지를 숙고하기를 바란다. 남북교착을 풀기 위해 대통령에게도 직언할 수 있는, 국익이 무언지를 헤아리는 국정원장이 되길 바란다. 그리하여 임기가 끝났을 때, 이병기 국장원장 역시 “고월급자로 지내다 나왔다”는 말이 아닌, “탁월한 국정원장이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시인. 비록 중앙정보부(3)의 저자.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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