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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이라크서 ‘호갱’ 전락? 서명보너스 3301억 지급

최민희 의원 "MB정부 자원외교 치적 홍보 위해 무리한 투자했다"

문흥수 기자 | 기사입력 2014/11/18 [14:39]

 

▲ 광구에서 석유를 시추하는 장면. 해당 기사와 관련없음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문흥수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외교 과정에서 상대 정부에 3301억원의 '서명보너스'를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히 계약서에 서명만 해준 댓가로 막대한 돈을 지급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개 공사가 MB정부 시절 추진한 신규 해외자원개발사업 총 63건 중 서명보너스가 지급된 사업은 석유공사 7건, 가스공사 3건 등 10건이었다.

 

반면 광물공사는 서명보너스를 지급한 사업이 없다고 밝혔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서명보너스를 지급 내역을 살펴보면, 총 10건의 사업에 서명보너스를 지급했으며 이중 7건(2805억원)은 이라크 정부에 지급됐다.

 

석유공사 "개발권 확보위해 서명보너스 지급 불가피"

 

석유공사측은 서명보너스 지급 이유에 대해 '개발권 확보를 위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석유공사는 새정치연합 ‘MB정부 해외자원개발 국부유출 진상조사위원회’ 비공식 업무 보고 자리에서 "서명보너스 지급에 대한 특별한 기준은 없지만 자원을 가진 나라가 입찰국가의 경쟁을 유도하면서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다"며 "탐사단계 자원개발의 성공률, 광구의 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개발권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때 지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서명보너스까지 지급하고 맺은 계약 대부분은 실패로 돌아갔다.

 

석유공사가 MB정부 시절 체결한 이라크 내 자원개발 관련 계약은 모두 5건으로, 이중 3건(바지안, 쿠시타파, 상가우노스)은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2012년 9월 탐사권을 반납하고 철수했다.

 

이에 따라 바지안과 쿠시타파, 상가우노스 계약에 지급된 서명보너스 990억원은 사실상 허공에 날린 셈이 됐다.

 

반면 이라크 하울러 지역의 경우, 석유공사는 2억5800만 배럴의 매장량을 발견했고, 하루 4만 배럴 정도의 양을 예상하고 상업생산을 시작했지만, IS 사태 등으로 하루 1만 배럴 미만의 원유를 생산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이로 인해 하울러 지역 계약에 지급된 서명보너스도 제대로 된 값을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에 내몰렸다.

 

최 의원은 MB정부가 이처럼 거액의 서명보너스까지 지급하면서 이라크 자외개발에 매달린데 대해 '정권 치적 홍보' 가능성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이라크와 체결한 자원개발 계약이 성공률이나 광구의 잠재력 등 경제적인 이유로만 판단해 서명보너스를 줬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이라크 쿠르드 유전 개발은 ‘MB 정부 자원외교 1호’로 대대적인 홍보를 펼친 사업이었다. 따라서 사업성과 무관하게 반드시 계약을 이뤄야하는 ‘정권의 필요성’때문에 천문학적인 서명보너스를 지급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이라크에서 달라고 해서 줬다”..가스공사의 ‘수상한 해명’

 

가스공사는 2010년 이라크 주바이르와 바드라 2곳의 광구 개발 지분을 입찰받으면서 모두 605억원의 서명보너스를 이라크 정부에 지급했다.

 

이와 관련 석유공사 측에서는 "서명보너스의 경우 대부분 탐사 단계의 개발권을 확보할 때 지급되는 일종의 커미션 개념"이라며 "이라크 쿠르드 지역 유전이 모두 탐사개발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개발된 광구에 대한 지분을 획득하는 것에는 서명보너스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스공사가 확보한 이라크 광구는 생산단계에 있는 광구가 아닌가"라는 최 의원측의 질문에는 "이라크에서 (서명보너스를)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궁색한 답변을 내놓았다.

 

더욱이 이라크 석유개발은 가스공사의 주 업무도 아니었다. 앞서 석유공사가 이라크 중앙정부의 승인도 받지 않고 쿠르드 지방정부와 계약을 맺어 사업을 진행하려 하자, 이를 괘씸하게 생각한 이라크 정부가 석유공사를 입찰에서 배제시켰다. 이에 가스공사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석유공사를 대신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가스공사가 2010년 12월과 2011년 12월에 각각 이라크 만수리야와 아카스의 가스전 지분 입찰에 참여할 당시 한 푼의 서명보너스도 내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바이르와 바드라 계약에서 605억원의 서명보너스를 지급한 것이 이례적인 일이다.

 

이 때문에 가스공사가 석유공사-쿠르드 지방정부 계약건으로 심기가 상한 이라크 중앙정부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줄 수 밖에 없어, 사실상 ‘패널티’ 차원에서 서명보너스를 지급한 게 아니냐는 추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최 의원은 "MB정부가 '건수 올리기식' 자원외교를 벌인 탓에 우리나라가 이라크에서 ‘국제 호갱님’으로 전락했던 것이 아닌가 의구심을 가지 않을 수 없다"면서 "석유공사와 가스공사가 비정상적이고 주먹구구식으로 이라크에 막대한 서명보너스를 지급한 것을 보면 이명박 정부 시절의 해외자원개발사업이 얼마나 졸속으로 이뤄 줬는지를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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