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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세월호 추모인파 VS 공권력

서울광장의 그날 밤, 시민들도 뿔났다! “무단 촬영·차벽으로 막아선 경찰”

조미진 기자 | 기사입력 2015/04/20 [14:19]
세월호 참사 1주기인 지난 4월16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유가족들과 시민연대 등이 주최한 추모 행사로 5만~6만 명 시민이 운집해 애도를 표했다. 행사가 무르익을수록 정부의 이중적 태도에 대한 분노가 강하게 표출됐다. 특히 공식 일정이 끝난 직후 광화문 광장의 헌화와 청와대 행진을 위한 행렬은 헌화도 하기 전 경찰 버스들과 1만여 명 경찰관에 의해 길게 차단당했다. 심지어 모든 민간인을 막아서자 시민들은 경찰에 불만을 토로했고, 광화문·종로 일대 곳곳에서 경찰관과 시민들의 충돌이 빚어졌다. 경찰이 시민을 대거 무단 촬영하는 곳에선 더욱 반발이 컸다. 또, 귀가하려다 이런 경찰행태에 분노해 세월호 추모 구호를 외치는 이들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해산명령에 응하지 않는 시민들에게 경찰은 캡사이신 최루액을 쏘기도 해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에게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공권력을 남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편집자주>


서울시청 광장 가득 채운 5만~6만명 인파…‘애도 물결’
“진상규명 막는 대통령시행령 폐기·온전한 선체 인양”

추모제 공식일정 후 시작된 행진…끝없이 막아선 경찰
최루액 쏘고 불법 채증도…위법·과잉 진압 논란 커져


[주간현대=조미진 기자] 서울시청에서 치러진 1주기 추모제는 경찰의 무리한 통제에 대한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 서울시청 앞 광장에 새까맣게 들어찬 수 만명의 시민들. <사진=조미진 기자>     © 주간현대


수만명의 추모 인파

지난 4월16일, 세월호 1주기인 이날 4·16가족협의회와 4월16일 약속국민연대가 주최한 추모행사 ‘4·16 약속의 밤’이 예정보다 30분가량 늦어져 저녁 7시30분경 시작됐다. 넓은 서울시청 광장을 빼곡히 많은 인파가 자리를 매웠다. 행사 초반인데도 몇 만명은 돼 보였다.

물론 뒤쪽에서 깃발을 나부끼는 타 노조단체 등도 인파에 동참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자녀를 동반하거나 퇴근하고 온 일반 시민들이 상당히 많아 보였다.

행사는 낯익은 목소리의 성우를 통해 오프닝 영상을 시작으로, 묵념이 이어졌다. 이후 세월호에 아들이 탑승했다 겨우 생존한 안산 단원고 2학년 찬호 아빠인 전명선 세월호 가족협의회 위원장이 무대에 서며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는 “지금까지 국가에 가슴 터지게 절규하며 외쳤던 것은 진상규명을 제대로 해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세월호를 인양해 실종자를 찾자는 것”이라며 “오늘 우리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는 위패와 영정 앞에서 국가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끝내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외쳤다.

이어 “오늘 우리는 국가의 정확한 답변을 들은 것”이라며 “희생된 295명의 영정과 9명의 실종자들이 우리에게 남긴 사명과 숙제를 위해 철옹성 같은 청와대의 답변을 듣는 그날까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또한 가수 안치환의 심금을 울리는 공연이 펼쳐졌으며 가수 이승환과 그의 밴드도 열정을 다해 공연을 펼쳤다. 이승환은 “100일 기념 추모 행사에도 함께했는데, 유가족과 희생자들에게 너무나 미안하게도 1년이 지났는데도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며 착잡한 마음을 표현했다.


▲ 4월16일 참사 추모제 후반부 세월호를 인양하는 퍼포먼스와 함께 공연된 합창. <사진=조미진 기자>  © 주간현대


이날 추모행사에서 시민들의 마음을 가장 안타깝게 했던 순서는 사회자의 소개로 나선 안산 단원고 실종자 허다윤 양의 아빠 허홍환씨가 무대에 올랐을 때였다. 곧이어 다른 실종자 가족들도 들어서자 지켜보던 사람들의 표정에선 안타까움이, 입에선 탄식이 나왔다.

마치 ‘저분들은 정말 가슴이 아파서 어떻게 살아갈까’라는 안타까움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으며 이때만큼은 취재진 중 에서도 탄식의 소리가 나왔다.

다윤 아빠 허홍환씨는 “1년이 되도록 정부는 아무 말이 없다. 차디찬 세월호 어두캄캄한 곳에는 실종자 사람이 있다. 그런데 정부는 벌레 보듯 하고 있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 단원고 실종 여고생의 아버지가 무대에 나오자 시민들은 크게 안타까워하며 슬픔에 잠겼다. <사진=조미진 기자> © 주간현대


이날 공식 추모행사의 키워드는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남의 일로 치부하지 말고 관심을 가져달라”, “앞에선 진상규명을 위해 힘쓰겠다며 뒤에선 진상규명을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정부에 대한 비판”, “조사위의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막아선 대통령 시행령 폐기”, “시체 유실 방지 대책과 세월호 선체의 온전한 인양 요청”이었다. 

서울시청 광장에 모인 인파는 추모제 주최 측 추산 6만5000명, 경찰 추산 1만 명이었으나 기자가 눈으로 짐작해도 몇 만명 이상의 인파로 보였다. 그야말로 시민들이 시청 광장 전체를 ‘빼곡하게’ ‘새까맣게’ 채웠으니 말이다.

과도한 공권력 행사

이번 추모제 측의 마지막 사회자는 희생자 유가족들이 광화문 광장 분향소로 가 헌화를 할 것이며 이후엔 청와대 행진에 시민들도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족히 만명 가량의 시민들이 흰 국화꽃을 손에 들고 유가족을 따라 광화문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러나 이미 경찰은 광화문 광장을 불과 200m가량 앞두고 동에서 서로 1km 이상 기다랗게 북쪽으로 가는 길목을 차단한 상태였다.

▲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촉구하는 서울시청 주변의 플래카드.  <사진=조미진 기자>   © 주간현대


특히 헌화 행렬은 수십대 이상 경찰관들이 친 높다란 폴리스라인으로 완벽하게 차단돼 있었다.

헌화 행렬이 아니라며 집으로 가겠다고 해도 갈 수 없도록 도로는 버스와 버스 사이 틈마다 경찰관들이 지키고 있었으며 도로뿐 아니라 인도까지 완벽하게 차단했다.

심지어 광화문과 종로3가 사이 청계천에서 북쪽 건너편으로 넘어가는 일대의 모든 계단까지 경찰들이 대거 막아 서 있었다.

헌화 행렬에 동참하려던 만 명의 시민들은 앞서 언급한 높다란 폴리스라인 앞에서 경찰들을 향해 입을 맞춰  큰소리로 “진상규명” “세월호 인양” 등을 무섭게 외쳤다.

경찰은 헌화하려는 시민들을 향해 “이것은 불법 집회니 당장 해산해주십시오”라는 경고성 안내를 반복했다.

그러나 경찰이 불과 몇 백 미터의 헌화 행렬까지 막아서는 것을 ‘과잉 통제’로 여긴 시민들은 분노했다.

헌화를 하려는 시민 일부는 폴리스 라인을 피해 다른 통로를 찾기 시작했으며 또는 헌화를 포기하고 집으로 가기 위해 북쪽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끝없이 길게 막아선 경찰 차벽과 경찰관들에 시민들은 참지 못하고 반발했다. 경찰들을 향해 “아니, 불법 집회라며 해산하라고 해놓곤 왜 집에 못 가게 길을 안 비켜주나?” “시민을 이렇게 불편하게 해도 돼?” “무슨 권리로 길을 전부 통제하는 거야?”라고 큰소리로 불만을 표했다.

기자가 이 일대를 전부 막는 이유를 물어보자 한 경찰관은 “행진이 청와대로 향한다는 첩보가 들어와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상부의 지시라서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처지니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청계천 주변을 동쪽 방향으로 더 걸어가도 길목마다 경찰들이 막아서 있었고, 심지어 여기선 경찰관들이 검은색 긴 막대에 달린 카메라로 앞에 서있는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촬영하고 있었다. 현 정권 들어 급증했다는 시민들에 대한 무차별 ‘불법 채증’이었다. 사실 이는 법적 근거도 없는 위법 행위다.

경찰 버스를 이용해 집회를 봉쇄하는 ‘차벽 설치’도 지난 2011년 이미 위헌 판결이 난 사안인데다, 불법 채증까지 당하는 시민들은 격분하기도 했다.

자신들을 촬영하는 경찰관들의 카메라들이 대거 보이자 몇몇 시민들은 큰 소리로 이들을 향해 “불법 채증 왜 합니까” “무슨 권리로 이러는 겁니까”라고 반발하며 경찰관들을 자신의 휴대전화 등으로 찍기도 했다.

하지만 채증을 하는 경찰관들은 얼굴을 검은 마스크로 가리고 있어서 신원을 알 수 없었다.

행진의 선두에 선 유가족들도 “우리는 집회를 하는 게 아니라 단지 분향소로 걸어가려는데 왜 막아서느냐”며 반발했지만 경찰들은 미동하지 않았다.

한편, 시민 등 집회 참가자들이 계속 대치하자 경찰은 이들을 향해 캡사이신 최루액을 발사했다. 결국 쓰러지는 시민들과 유가족도 발생했다. 일부 경찰관도 병원으로 실려가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 세월호 추모제에서 헌화 행렬을 저지하기 위해 경찰이 캡사이신 최루액을 살포해 시민 등 참가자들이 괴로워하고 있다.  

이 자리에 있던 한 시민은 “1주년 추모제라서 처음 시청을 찾았다. 헌화만 하려고 했는데, 국민을 이렇게 과잉 통제해도 되나”면서 “경찰이 위법하게 차벽 통제하고 집회 참가자들과 시민들을 무단 촬영하면서 분향소도 못가게 하는 게 말이 되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시민은 “국민이 주권자인 민주주의 국가에서 잘못 돼도 크게 잘못된 일”이라며 경찰과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평소 각종 시위나 집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흥분상태에서 너무 공격적이지 않나 생각했는데, 막상 경찰 행태를 보니 이해가 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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