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카오스(chaos)를 품은 작가 이종승 개인전

이일영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8/10/05 [12:38]

중견 서양화가 이종승 작가의 개인전이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10월 4일부터 10월 9일까지 열리는 전시에는 우주가 생성되기 이전의 상태인 카오스(chaos)를 주제로 한 작품이 전시된다, 작가는 우주가 생성되기 이전의 카오스(chaos)에 대하여 역사적 배경과 정신적 사유의 실체를 깊숙하게 헤아리고 있다.     

 

작가는 전시에서 6점의 작품을 연작으로 묶어낸 ‘카오스 블루문’(chaos-blue moon)과 함께 작가의 특성적인 카오스 흔적(chaos trace)시리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 이종승 作 ‘카오스 블루문’(chaos blue moon) 53x45-6EA. mixed media     © 브레이크뉴스

 

블루문(blue moon)이란 양력으로 한 달에 보름달이 두 번 뜨는 현상에서 두 번째로 뜬 달을 말한다, 지구의 위성인 달은 지구 주위의 일정한 길(괘도)을 따라 타원형으로 도는 공전을 한다. 이렇게 달이 지구를 도는 시간은 약 한 달인 27.3일이다. 이어 달은 스스로 회전하는 자전도 함께 한다. 이 또한 약 한 달인 27.3일이 걸린다.

 

여기서 짚고 가야 하는 부분이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공전과 동시에 스스로 회전하는 자전 시간은 같은 27.3이다. 그러나 달이 음력 초하루 ‘삭일’(朔日) 에 생성되어 이후 음력 15일(보름)에 ‘망일’(望日) 에 보름달이 되었다가 다시 기울어 그믐달을 거쳐 새로운 다음 달인 음력 15일(보름)에 보름달이 되는 시간은 약 29일로 더 길다. 이는 달이 한번 지구를 도는 동안 지구도 태양을 도는 까닭에 지구가 움직인 만큼 달이 더 움직여야 하며 그 주기는 엄밀하게 29.53059일이 되는 것이다. 음력의 한 달은 이와 같은 내용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이에 양력에서 2월을 제외한 30일 또는 31일인 달에 1일경에 보름달이 뜨면 30일이나 31일경에 다시 보름달이 뜨는 경우가 있다. 평균적으로 약 3년 주기로 뜨는 블루문은 화산 폭발과 같은 현상으로 빛의 산란에 의한 경우에 파란빛 달이 뜨기도 하지만 보편적인 블루문(blue moon)은 빛깔이 없다.  

 

▲ 이종승 作 카오스 푸른 흔적(chaos-green is traces) 80×80cm     © 브레이크뉴스


작가는 밀교에서 발달한 우주의 순환에 대한 상징적인 이야기를 담아낸 만다라(mandala-曼茶羅)에 대한 깊은 헤아림으로 오랫동안 작업 해왔다, 이와 같은 동양적인 사유의 정신성을 추상적인 조형으로 추슬러온 작가는 동양과 서양의 구분이 없는 우주가 생성되기 이전의 상태인 카오스(chaos)를 그린다, 이와 같은 작품들은 많은 빛깔이 화면에 녹아내리면서 다시 하나의 빛깔로 분리되는 데꼴레떼(decollate)적인 효과를 통하여 얻어진 형태를 통하여 작가가 추구하는 태초의 상태 카오스의 사유와 만나게 된다. 작가 스스로 무엇을 그려내는 행위가 아닌 무엇인가를 찾아내려는 내면에 흐르는 의식이 분명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 이종승 作 카오스 흔적(chaos trace) 65.1x90.9cm mixed media     ©브레이크뉴스

 

작가의 작품 카오스 흔적(Chaos Trace)시리즈는 작가가 카오스에 대한 역사적인 배경과 사유적인 감성을 오랫동안 헤아려 왔음을 쉽게 파악하게 한다, 이는 위대한 혼돈이라는 뜻을 가진 매그넘 카오스(Magum Chaos)에 대한 이야기를 살피게 하는 까닭이다.

 

미술사에서 이와 같은 매그넘 카오스가 등장한 시기는 르네상스 시대에 이탈리아 화가 로렌초 로토(Lorenzo Lotto. 1480~1556)에 의해서 였다.당시 극히 현대적인 구성을 바탕으로 파격적인 색채감의 효과를 나타내는 명암기법으로 독창적인 회화세계를 열었던 그는 1524년 이탈리아 베르가모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제단화에 매그넘 카오스(Magum Chaos)를 그렸다. 당시 회화적 창조를 의미한 그의 작품은 팔과 다리가 달린 태양의 중심에 눈을 가진 형상을 그려낸 작품을 통하여 혼돈 상태에서 생성되었던 생명에 대한 의식을 담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살펴보면 이종승 작가의 매그넘 카오스 작품은 동양적인 사유의 정신성을 바탕으로 빛깔이라는 승화된 예술성을 추구한 의식이 두드러진다. 화가는 어느 시대에서나 시대의 감성과 정신성을 탄생시킨 창조자였다, 이종승 작가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시각적인 감성에 적합한 형태를 재현하는 누군가의 마음에 들려하는 그림이 아닌 창조라는 고독한 길을 가는 작가이다.

 

모두들 내일과 미래의 문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지만, 태초의 캄캄한 어둠의 심연을 찾아 되돌아가는 작가의 내면에 녹아내리는 깊은 의식을 헤아릴 수 있을 때 작가의 작품에 담긴 진정한 정신과 교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 이일영, 시인.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artwww@naver.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