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갤러리와 로얄 오페라하우스를 설계한 유명 건축가 ‘딕슨 존스’(Dixon Jones)가 설계한 영국 런던 중심부의 클래식 공연센터 킹스 플레이스(Kings Place)는 건물 정면의 물결무늬 유리창이 예술이다. 콘서트홀과 갤러리가 어우러진 이곳 공연장에서 지난 10월 19일 아시안 뮤직 앙상블 ‘어반사운드’(Urban Sound)의 공연이 열렸다. k-pop에 이어 다양한 우리 음악의 세계적인 진출을 목표로 주영한국문화원(원장 용호성)이 개최한 2018K-뮤직 페스티벌의 3번째 공연이었다.
‘어반 사운드’는 타악기 연주자 김지혜가 런던에 유학중 공연을 통하여 만났던 대만계 피아니스트 벨 첸(Belle Chen)과 중국 타악기 아티스트 베베왕(Beibei wang)과 함께 2017년 봄 창단하여 활동한 여성 트리오 그룹이었다. 베베왕이 솔리스트로 활동하면서 2018K-뮤직 페스티벌 공연에는 라틴 그래미 한국인 최초 수상자인 ‘시타 최’(Sita Chay)와 국내에서 음악감독과 피리 연주가로 활동하는 김시율이 함께 협연하였다.
![]() ▲ 2018K-뮤직페스티벌 아시안 뮤직 앙상블 ‘어반사운드’(Urban Sound)의 공연장면 런던 킹스 플레이스(Kings Place) 자료제공: 주영한국문화원 © 브레이크뉴스 |
필자는 여러 공연 중에서 가장 젊은 아티스트의 공연이라 할 수 있는 아시안 뮤직 앙상블 ‘어반사운드’(Urban Sound)의 공연에 깊은 관심이 있었다. 이는 아티스트 ‘시타 최’(Sita Chay)와 김지혜의 활동에 대한 소식을 페이스북을 통하여 늘 접하게 되면서 두 아티스트가 추구하는 음악의 정신적 맥락이 긴밀하게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이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던 중 어반사운드에서 함께 협연한다는 일정이 동시에 올라왔다. 이후 두 아티스트가 절친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필자는 이들이 우리의 전통 무속음악에 담긴 정신적인 면면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것에 대한 깊은 의식을 헤아리고 있음을 살피게 되면서 이와 같은 정신으로 세계를 향한 젊은 아티스트의 실험적인 음악에 대하여 음악의 전문가가 아닌 입장에서 문화라는 관점으로 이를 헤아려보고 싶었다. 이에 공연의 영상자료를 요청하여 기다리는 동안 K-뮤직 페스티벌의 많은 공연이 잇달아 열리면서 현지의 뜨거운 반응과 언론의 호평이 쏟아졌다. 그러나 정작 국내 언론은 잠잠했다. 이에 여러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쓰게 되면서 가장 먼저 쓰려 했던 어반사운드에 대한 이야기가 맨 마지막에 쓰는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이에 음악을 전공한 전문가의 음악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내용과 문화와 예술이라는 종합적인 의식에서 헤아리는 차이에 대한 이해를 바란다.
아시안 뮤직 앙상블 ‘어반사운드’(Urban Sound)의 2018K-뮤직페스티벌 공연은 앙상블의 명칭에 담긴 의미처럼 도시라는 삶의 터전에 담긴 생명의 소리를 주요한 의식으로 승화시킨 공연이었다. 이는 런던에서 활동하는 타악기 연주자 ‘김지혜’와 대만계 피아니스트로 호주와 유럽에서 활동하는 ‘벨 첸’(Belle Chen) 그리고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재즈 바이올리니스트 ‘시타 최’(Sita Chay)와 한국에서 음악 감독과 연주자로 활동하는 피리연주가 김시율이 함께 어우러진 아시안 뮤직 앙상블 구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아티스트들이 공연에서 추구한 의식의 바탕은 역사의 숨결과 같은 전례음악 성가(The Chant)에 담긴 신성함이었다. 이러한 실체는 공연의 서막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관객의 뒤편에서 무대로 등장하는 음악이 있었다. 그레고레안 성가의 단선율과 르네상스 음악의 빛을 밝힌 ‘팔레스트리나’(Palestrina. 1525~1594)의 폴리포니(polyphony) 양식의 아카펠라로 녹아내린 타악기 연주와 김시율의 범패의 애절한 구음이 어우러진 소리에 관객들은 모두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관객들은 네 명의 아티스트들이 등장하면서 들고 있는 악기에 넋을 놓았다.
이는 무대에 오르며 맨 앞에 걸어오는 ‘시타 최’(Sita Chay)가 들었던 전통악기 ‘바라’에 이어 ‘벨첸’(Belle Chen)의 작은 ‘핸드벨’과 김시율의 ‘구음’과 함께 손에 들린 ‘꽹과리’ 그리고 맨 뒤의 김지혜 아티스트의 손바닥에 얹힌 진도 씻김굿에 등장하는 작은 놋그릇(종지)악기 ‘정주’가 모두인 소품과 같은 타악기앙상블에서 흘러나오는 몽환적인 음악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의심케 하였다.
이렇게 단출한 타악기의 구성으로 무대에 오른 아시안 뮤직 앙상블 어반사운드는 손에든 악기를 그대로 유지한 채 고대 그리스 신전에 피어나는 신성함에서부터 불교 영산재의 혼령을 극락으로 안내하는 천도의 감성이 어우러진 동양과 서양의 구분이 있을 수 없는 인류의 신성한 의식을 음악으로 휘감았다.
이어 자신들의 주 악기로 바꾸어 바이올린(시타 최)이 리드하는 선율을 따라 피아노(벨첸)가 뒤따르고 장구와 북(김지혜)이 리듬을 추슬러 갈 즈음 애절한 피리(김시율)가락이 스며들었지만, 음악의 흐름을 놓지 않는 섬세함을 보여주었다. 오랜 역사의 신화에서 문명으로 진화하여온 동양과 서양의 역사에 깃든 정신성을 일깨움(Awaken)이라는 주제로 공연의 서막을 이끌어간 동양의 젊은 아티스트들이 쏟아내는 절묘한 음악의 흐름에 관객들은 숨소리를 죽여야 했다.
이와 같은 의식의 음악상자가 열리면서 뒤를 이은 음악은 춤곡의 음악을 이르는 뜻의 ‘슬픔에 잠긴 단사’(Danza Inconsolable)라는 주제였다, 김지혜의 타악이 리듬을 열면서 신명의 몸짓을 드러내자 벨첸의 피아노가 리듬을 주고받으며 함께 춤을 추었다. 이어 김시율의 양손에 들린 악기 ‘카시시’와 ‘방울’이 섬세한 몸짓을 드러내면서 시타 최의 바이올린 선율이 표정을 담아냈다.
이들은 인류의 영적인 음악이 세속에서 춤으로 변화하는 인간의 애환을 품은 몸짓 중에서 슬픔이라는 무게의 아픔을 신명의 열정으로 추슬렀다. 이와 같은 의식을 제시하면서 ‘슬픈 소작농의 춤’(Dance of a Sad Peasant)과 ‘아라비안나이트 펑키’(Funky Arabian Night)와 같은 연속된 창작곡을 통하여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재해와 재난에서부터 인간의 삶이 빚어내는 다양한 슬픔이 몸짓으로 승화하여온 과정을 음악으로 그려냈다.
이와 같은 어반사운드의 동양과 서양의 악기가 어우러진 리듬과 선율은 환상적이었다. 이들의 음악 속에는 마치 베일 뒤의 무용수가 춤추는 실루엣이 그림처럼 흐르는 독특한 감성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는 타악기의 여백이 큰 리듬을 따라 형태가 그려지면서 피아노의 선율로 나타나는 몸짓이 드러나자 카시시와 방울의 흔들림을 삼킨 동작이 생겨났고 바이올린의 선율이 지나간 자리에 다양한 표정이 둥둥 떠다니는 한 폭의 그림이었다. 여기에 유일한 음성인 구음의 효과는 음악을 헤집고 다니는 춤꾼의 실체를 찾아 두리번거리게 하는 극적인 효과였다.
![]() ▲ 아시안 뮤직 앙상블 ‘어반사운드’(Urban Sound) 아티스트 좌로부터 김지혜/ ‘시타 최’(Sita Chay)/ 김시율/ ‘벨 첸’(Belle Chen) 자료제공: 주영한국문화원 © 브레이크뉴스 |
필자는 이와 같은 음악 속에서 이들의 신들린 즉흥성을 보았다. 일순 심장이 멈추는 듯 스쳐 가는 인물이 있었다. 추상회화의 선구자 ‘바실리 칸딘스키’(Vassily Kandinsky. 1866년~1944)였다. 그는 아무렇게나 놓인 캔버스에서 우연한 영감을 얻어 무엇을 그렸는가에 상관하지 않고 가장 기본적인 회화적 요소인 색채와 형태만으로 최상의 미적 상태를 표현할 수 있다는 일깨움을 얻었다. 바로 추상회화가 탄생한 근원이다. 칸딘스키의 이와 같은 바탕은 ‘즉흥’(Improvisation)이었다. 필자는 어반사운드 4명의 아티스트가 펼쳐가는 음악에서 신들린 즉흥으로 표현할 수 있는 요소들을 분명하게 살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앙상블 어반사운드가 인류의 역사에 담긴 시대적 변화를 고스란히 품은 인간의 몸짓이 낳은 춤으로 살펴온 의식을 음악으로 제시한 주제는 도시(city)였다. 이는 곧 현실을 의미하고 있었다. 먼저 도시의 소음(Noise in the City)이라는 명제로 지구촌 어디에서나 치열한 삶의 터전인 도시를 떠도는 다양한 소리에 갇힌 문명사회의 현실을 파고들었다. 이는 불변의 진리를 담은 영원한 자연의 소리가 아닌 문명의 소음에 짓눌린 인간사회의 통증을 매만진 실험적인 음악이었다.
어반사운드는 이와 같은 실험적인 음악을 끌고 문명사회의 도시의 소음에 인간의 비명마저 주눅이 들어버린 공간을 인간성의 온기를 잃어버린 ‘차가운 도시’(Cold City)로 표현하였다. 이와 같은 ‘차가운 도시’(Cold City)에서는 더욱 실험적인 음악 세계가 펼쳐졌다. 천천히 녹슬어가는 기계문명의 부식 상태를 나타내는 삐걱거리는 기계음에서부터 자연의 신성한 숨결을 삼켜버린 문명이 빚어낸 온갖 불협화음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마침내 병든 도시의 구원을 상징하는 바이올린의 선율이 구급차의 사이렌을 울리며 차가운 도시는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
이어 도심의 밤이 깊어지면서 김지혜 아티스트의 ‘Space Drum’의 섬세한 두드림을 따라 하나둘 반딧불이가 날기 시작하였다. 점점 늘어나는 반딧불이의 불빛이 피아니스트 벨첸의 사운드 피아노 선율을 따라 숨결처럼 밝게 그리고 흐려졌다. 어반사운드 원조 멤버인 김지혜와 벨첸의 호흡이 빚어낸 음악 ‘반딧불이’(Firefly)였다. 별빛과 달빛처럼 어우러진 한편의 서정시가 울려 퍼지면서 자연의 품으로 돌아온 도시에 대하여 관객들은 가슴에서 박수를 꺼내고 있었다.
이렇게 반딧불이가 날아든 도시에 날이 밝아오면서 무수한 웅얼거림이 끝없이 쏟아졌다. ‘Mirror in the Mirror’ ‘The Mirror in the Mirror’ ‘거울 속의 거울’ 영어와 한국어가 혼재한 ‘거울 속의 거울’(The Mirror in the Mirror)의 끝없는 웅얼거림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었으며 그 터전인 도시의 신음과 같은 소리였다. 네 명의 아티스트들이 반복적으로 웅얼거리는 ‘거울 속의 거울’은 무수히 섞여들고 헤어지는 도심의 군상을 비추는 불협화음과 같은 웅얼거림으로 마치 현대인의 체념과 같은 적응처럼 차츰 익숙한 음악이 되어갔다. 이에 관객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그려내는 소리에 빠져들었다.
이와 같은 웅얼거림으로 끌고 간 음악의 추구는 긴 공연의 장식이 아닌 도시에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투영하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거울이 거울을 끝없이 비추어 내듯 인간사회의 서로를 비추어보는 생활 속에서 때론 자신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투영된 그림자 속에서 자신을 찾기도 하는 우리가 서야 할 자리는 끝내 거울 속에 존재하지 않는 끝없는 웅얼거림의 거울로 이어졌다. 이어 현대인의 정체성에 대한 혼돈을 거머쥔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하면서 음악은 난파선의 요동처럼 재난을 맞은 비명처럼 공연장을 흔들었다.
필자는 어반사운드의 이와 같은 피날레 음악 ‘거울 속의 거울’이 우리가 동화소설 ‘모모’의 작가로 잘 알고 있는 독일의 소설가 ‘미하엘 엔데’(Michael Ende. 1929~1995)의 같은 제목 판타지적인 소설 ‘거울 속의 거울’과의 연관성을 헤아려 보았다. 미하엘 엔데는 독일의 초현실주의 화가 ‘에드가 엔데’(Edgar Ende. 1901~1965)의 아들이다. 그는 아버지의 초현실주의적인 그림을 삽화로 제시하면서 상당한 연관성을 갖는 30편에 이르는 이야기를 각각의 단편으로 구성하였다, 이와 같은 각각의 다른 이야기가 기묘하게 얽혀드는 구성으로 시간과 공간의 현실과 가상을 넘나든 소설이 ‘거울 속의 거울’이다. 이와 같은 소설에서 거울이란 모든 거울은 비치는 모습이 각각 다르다는 작가의 특성적인 사유를 품은 의미가 있다.
이와 달리 어반사운드가 추구한 의식은 거울이라는 끝없는 비춤을 통한 인간성의 성찰을 추구한 점에서 이들의 거울은 사실을 비추는 것이라는 의식의 시작과 끝이 닿아있다. 외려 어반사운드의 ‘거울 속의 거울’은 ‘미하일 엔데’의 유명 동화소설 ‘모모’를 창작한 의식에서 동반의 의미를 살피게 된다. 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모모’의 작품은 도둑맞은 시간을 인간에게 찾아주는 소녀 ‘모모’의 현실과 꿈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내용에 익숙하다.
그러나 작품 ‘모모는’ 작가가 어느 여행길에서 만난 이야기꾼의 이야기에 모든 여행객이 함께 떠들며 밤을 새운 감동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작가는 이와 같은 만남을 통하여 누구나 함께 소통하며 느낄 수 있는 실체가 그 무엇으로도 비교할 수 없는 큰 감동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동화소설 ‘모모’를 썼다. 이는 어반사운드가 음악이라는 국경이 없는 언어를 통하여 훼손될 수 없는 인간성의 성찰을 추구한 사실과 그 의식이 맞닿아 있는 것이다.
아시안 뮤직 앙상블 어반사운드의 공연은 현대인의 삶이 어우러진 도시의 상실한 정신성을 일깨우는 신곡(The New Chant) 즉 새로운 영적 음악이라는 의식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 그것이 서양의 신화이든 동양의 전통이던 인류가 추구한 신성한 의식을 품은 음악은 국경이 없는 정신성의 언어라는 의식을 담고 있다.
음악은 세상의 가장 신성한 소리이다. 그것이 불어오는 바람 소리이던 작은 벌레의 울음소리이든 끝을 알 수 없는 광활한 우주에서 유일하게 생명이 존재하는 지구에서만 흐른다. 생명이 존재하지 못하는 곳에는 소리가 존재하지 못하는 가장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사실에서 우리는 음악이 바로 생명의 숨결이라는 신성한 가치를 일깨우게 된다.
필자는 K-뮤직페스티벌의 모든 성공적인 공연 중에서 아시안 뮤직 앙상블 ‘어반사운드’의 공연에 거는 기대가 가장 크다. 이는 우리의 젊은 아티스트들이 추구하는 의식의 헤아림과 그 음악적 수준이 세계적인 그 어떠한 음악과 견주어도 당당한 위상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한 까닭이다.
‘어반 사운드’의 원조 멤버 타악기 연주자 김지혜와 대만계 피아니스트 벨 첸(Belle Chen)과 함께 공연에 합류한 라틴 그래미 한국인 최초 수상자인 ‘시타 최’(Sita Chay)와 국내에서 음악감독과 피리 연주가로 활동하는 김시율이 펼친 이번 공연은 아티스트 자신들이 가장 먼저 공연의 성공적인 느낌을 헤아릴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그 어떠한 평가와 반응에 앞서 자신들의 호흡이 빚어낸 공연의 결과는 자신들이 가장 깊게 헤아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와 같은 어반사운드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공연의 영상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여러 조각의 영상을 수집하여 짜 맞추어 살펴보면서 많은 이야기가 살펴졌다. 공연에 대한 이야기의 흐름을 위하여 나중 기회가 되면 별도로 이를 다루기로 하고 그중 지나칠 수 없는 이야기를 살펴본다. 어반사운드의 공연을 살피면서 끝없이 스쳐 가는 인물이 있었다. 현대 음악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져왔던 실험적인 미국의 음악가 존 케이지(John Cage. 1912~1992)였다. 끝없는 변화를 추구한 플럭서스(Fluxus) 운동의 실질적인 주도자인 그는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인 백남준(Nam June Paik, 1932~2006)과 깊게 교유하였다.
![]() ▲ 그룹 ‘사위’(SAAWEE)의 2018. 12.19 플렛폼 창동61 공연 멤버 ‘시타 최’(Sita Chay- 최보람) / 박인수/ 김지혜(Jihye Kim)영국 소아스 런던대학교(SOAS University of London) 석사 논문/ © 브레이크뉴스 |
1962년 독일의 비스바덴 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플럭서스-국제 신 음악 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언급된 플럭서스는 '삶과 예술의 조화'라는 의식 운동으로 세계를 휘돌았다. 이는 미술 분야에서 실질적인 바탕이 이루어졌지만 장르의 경계가 없는 예술운동으로 특히 음악과 시각예술에 대한 컬레버레이션이 활발해지면서 많은 예술사조로 발전하는 모태가 되었다.
이러한 바탕에는 선구적인 요인이 있었다. 바로 이탈리아 화가이며 음악가인 미래주의 운동의 중심 인물인 ‘루이지 루솔로’(Luigi Russolo. 1885~1947)이다. 그는 1913년 ‘소리의 예술선언’을 발표하면서 1914년 ‘노이즈 오르간’으로 최초의 연주회를 열었다. 이른바 현대음악의 통로를 열었던 소음 음악의 창시이다. 이는 소리에 대한 고정된 인식을 해체하고 소음이 음악의 미학적 양식으로 진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바탕에서 혁명적인 미의 개념을 일으킨 작가 ‘마르셀 뒤샹’ (Marcel Duchamp. 1887~1968)이 탄생하였다. 뒤샹은 바로 소음이 음악적 미학으로 인식되는 내용에 기인하여 소음 기계에 대한 시각적 작품의 탐구를 추구하면서 1917년 이와 같은 발상에서 남성 소변기로 만든 ‘샘’과 같은 파격적인 작품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선구적인 역사를 딛고 탄생한 작품이 존 케이지의 1952년 작품 침묵의 음악 ‘4분 33초’이다. 그는 4분 33초라는 여백의 시간을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관객의 다양한 소음에서 생겨나는 즉흥적인 소리만을 음악으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존 케이지의 음악적 실체를 세세하게 살펴 가면 이러한 우연성과 불확정성이 생겨난 배경이 헤아려진다. 그는 1938년 발레 음악의 반주에 사용하는 피아노의 현 사이에 지우개나 유리구슬을 끼우거나 또는 끈으로 연결하고 망치를 놓으면서 새로운 소리를 추구한 준비된 피아노라는 ‘프리페어드 피아노’(prepared piano)를 통하여 피아노의 고정된 관념의 소리를 허물었다.
이후 1939년 타악기 앙상블을 조직하여 ‘금속에 의한 구성’을 발표하였다. 이후 존 케이지는 타악기만으로구성된 앙상블을 통하여 무수하게 살펴 간 실험적인 활동을 폈다. 존 케이지 음악의 실체적인 바탕은 엄밀하게 이와 같은 타악기 앙상블의 실험적인 소리에서 얻어진 내용이 많았음을 생각하며 필자는 어반사운드의 공연의 서막을 알리는 등장에서 타악기만으로 펼쳐낸 음악의 여운이 오래도록 가시지 않았다.
이와 같은 존 케이지의 세상에 무음은 없다는 의식으로 제시한 침묵의 음악 ‘4분 33초’와 함께 미국의 화가 ‘로버트 라우센버그’(Robert Rauschenberg, 1925~2008)가 빈 캔버스를 전시하여 캔버스에 비치는 다양한 빛의 잔영과 오가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만들어낸 즉흥적인 회화를 예술로 건져 올린 실험적인 사실 또한 예술의 시대적 헤아림이 빚어낸 산물이었다.
필자가 이처럼 많은 이야기를 덧붙이는 행간에는 바로 어반사운드의 공연에서 다양한 장르의 미술작가와의 컬레버레이션 효과에 대한 가능성을 무한하게 감지한 까닭이다. 어반사운드의 음악과 회화적 장르가 어우러진 작품이 매년 7월 프랑스 아비뇽에서 열리는 종합 예술축제 ‘아비뇽 페스티벌’(Avignon Festival)이거나 격년으로 홀수 해에 열리는 세계적인 미술제 ‘베네치아 비엔날레’(Venice Biennale)의 참가는 세계적인 관심과 평가를 가져올 것이다.
아시안 뮤직 앙상블 어반사운드를 결성한 타악기 연주자 김지혜는 영국의 소아스 런던대학교(SOAS University of London) 석사과정을 마치고 K-뮤직 페스티벌 어반사운드 공연 이후 한국으로 귀국하였다. 서울 출신인 그는 국악고등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졸업 후 앙상블 시나위(ensemble Sinawi) 창단멤버로 KBS 국악 대상에서 단체 부문 대상을 받았다. 그는 이번 어반사운드 공연에 대한 현지 음악계의 높은 평가를 바탕으로 멤버들과 정규 앨범 발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향후 다양한 세계무대에서의 활동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어반사운드 공연에 참가한 지난해 라틴 그래미상 한국인 최초의 수상자 시타 최(Sita Chay)와 함께 우리의 무속음악에 담긴 정신성을 품은 프로젝트 그룹 ‘사위’(SAAWEE)를 결성한 절친이다. 그룹 ‘사위’(SAAWEE)는 오는 12월 19일 플렛폼 창동61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17호 봉산탈춤 전수자인 박인수를 게스트로 정기공연을 앞두고 있다.
![]() ▲ 12월 19일 플렛폼 창동61‘사위(SAAWEE) 공연 포스터 © 브레이크뉴스 |
그룹 ‘사위’(SAAWEE)의 공연에 담긴 이 시대 젊은 아티스트들이 품은 의식은 너무나 소중하다. 이들은 굿이라는 전통 무속에 담긴 치유의 기원을 바탕으로 현대사회의 메말라가는 인간성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는 공연 중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소외된 계층으로 살아야 했던 한센병(나환자)자들의 애환을 빗댄 ‘문둥’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오늘날의 병든 사회적 현상을 새로운 문둥이로 표현하는 직격탄을 날린다.
이와 같은 세 명의 아티스트가 펼쳐가는 ‘사위’(SAAWEE)의 공연에는 현대사회의 상실한 인간성의 온기를 지피려는 예술의 참뜻에 담긴 이 시대의 굿판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음악과 몸짓을 통한 오늘날 우리 사회의 통증과 신음을 그려내며 이를 관객과 함께 품어 안고 세상다운 세상으로 날아가려는 이들의 공연에 한 겨울 따뜻한 숨결과 같은 관심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몫일 것이다.
다음 칼럼은 (226) ‘K-뮤직 페스티벌에 담긴 이야기’입니다.
*필자: 이일영, 시인.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artwww@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