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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혼을 위하여-(238) 실내악 연주그룹 솔리드 앙상블 이야기

이일영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9/03/04 [16:45]

민족의 독립운동을 외친 3.1절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리는 광화문 광장을 지나 젊은 음악그룹 솔리드 앙상블 정기연주회가 열리는 금호아트홀을 음악을 사랑하는 지인 장용석 대표와 함께 찾아갔다.

 

광화문 금호아트홀에 들어서니 일단의 지인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금호아트홀이 금년 5월부터는 폐관되고 지난 2015년 연세대학교에 개관한 '금호아트홀연세'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광화문 금호아트홀은 문화와 예술을 지극히 사랑한 고 박성용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사장이 1997년 6월 금호미술관에서 시작한 갤러리 콘서트가 바탕이 되어 개관한 아트홀이다, IMF 금융위기의 어려운 시대 상황에도 국내외 뛰어난 연주자의 초청 음악회와 함께 유능한 젊은 음악인의 활동을 지원하며 실내악 전용 연주 공간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2000년 12월 개관한 것이다. 이와 같은 뜻깊은 공간이 폐관되는 소식은 쓸쓸하였다.

 

제2회 정기연주회를 여는 젊은 음악그룹 솔리드 앙상블은 러시아 ‘차이코프스키국립음악원’ 출신의 솔리스트와 오케스트라 연주자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동문으로 구성된 실내악 연주그룹이다. 바이올리니스트 변예진 양이 이끌고 있는 솔리드 앙상블은 지난해 영산아트홀에서 제1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 후 페리지홀 런치콘서트 초청연주와 가톨릭대학교 교회음악대학원 최양업홀 정오음악회와 함께 월간 평택문화 초청연주와 경기평생학습관 초청연주 등을 통하여 수준 높은 실내악을 알리는 연주활동을 펴왔다,

 

연주자들이 공부한 러시아 ‘차이코프스키국립음악원’ 은 1862년 설립된 상트페테르부르크음악원에 이어 1866년 러시아 제국 시대에 설립되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음악학교이다. 본래 모스크바음악원으로 부르던 학교는 세기의 천재 음악가 차이콥스키(Pyotr Ilich Tchaikovsky. 1840~1893)가 개교 당시 음악 교수로 재직하였다, 이후 1940년 국립 음악원으로 승격되면서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국립음악원’으로 불렸다.

 

이와 같은 세계적인 명문 음악원’출신의 음악그룹 솔리드 앙상블은 실내악 전문 연주그룹이다. 여기서 앙상블(ensemble)이란 실내악이 가지는 전체적인 조화의 어울림을 뜻하는 프랑스어이다. 이와 같은 실내악의 역사는 서양 음악사의 발전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잠시 이러한 실내악(chamber music)의 역사에서 현악기 중심으로 발전하여온 맥락을 살펴보기로 한다. 실내악은 16세기 후반 여러 멜로디가 각기 독립성을 가지면서도 전체의 조화를 이룬 음악형식인 다성(Polyphony) 양식의 성악곡 칸초나(Canzona)를 악기로 연주한다는 뜻을 가진 ‘칸초나 다 수오나레’(canzona da suonare)에서 출발하였다. 이는 ‘칸초나 소나타’로 바뀌어 '소나타'(sonata)가 된 역사이다. 이와 같은 소나타는 교회와 궁정 또는 세속의 용도에 따라 교회 소나타와 실내 소나타로 구분되면서 17세기 이탈리아에서 ‘교회 소나타’와 다른 춤곡의 모음 형식인 ‘소나타 다 카메라’(sonata da camera)가 생겨났다.

 

▲ 솔리드 앙상블 연주자 변예진(바이올린) / 최한나(바이올린)/ 황규연(비올라)/ 견지아(비올라)/ 변새봄(첼로)/ 이기주(첼로) 사진 자료: 한국미술센터 제공     © 브레이크뉴스

 

물론 이와 같은 실내악 역사에는 중세 시기 악기의 합주 형태로 나타나는 다양한 사례가 존재한다. 또한, 르네상스 시대에 성악곡을 기악곡으로 발전시킨 모방적 기악곡 ‘리체르카레’(ricercare)와 즉흥곡과 변주곡 양식의 기악 음악이 시도되었지만, 완전한 독립된 양식을 구현하지는 못하였다.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바로크 시대의 실내악곡 ‘트리오 소나타’(trio sonata)에서부터 독립된 양식의 맥락을 살피게 된다. 이는 ‘트리오 소나타’가 음역이 같은 두 선율의 성부와 베이스 성부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는 악보에 표기된 베이스 성부가 건반악기 주자와 같은 음역의 선율악기가 함께 연주하는 실제의 연주자가 4명이었던 사실이다. 이와 같은 여러 개의 춤곡 형태의 악장들로 구성되었던 실내악곡 ‘트리오 소나타’(trio sonata)를 바탕으로 근대음악의 합주 형태가 정립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피아노의 원형 악기인 ‘하프시코드’(Harpsichord)와 ‘쳄발로’(cembalo) 그리고 ‘클라비코드’(Clavichord)와 같은 악기를 총칭하는 ‘클라비어’(Klavier) 악기가 실내악의 이동성 문제로 독립된 연주 악기로 분류되면서 현악 4중주 실내악이 발전한 것이다.

 

이와 같은 흐름에서 살펴지는 인물들이 있다, 먼저 근대 피아노 주법의 아버지로 평가받는 이탈리아의 음악가이며 ‘클라비코드’연주자인 ‘스카를라티’(Domenico Scarlatti. 1685~1757)이다. 그는 근대 음악의 어머니 ‘헨델’(G. F. Händel. 1685~1759)과 ‘클라비코드’ 연주의 경쟁자이며 친구였을 만큼 뛰어난 음악성으로 현악 4중주 소나타 곡을 남겼다.

 

이어 후기 바로크 시대의 만하임악파의 작곡가 ‘홀츠바워’(Ignaz Holzbauer. 1711~1783)가 뛰어난 관현악 구성 능력에서 개별적 악기의 특성을 매만지며 현악 4중주곡을 발표하였다, 또한 같은 시대 오스트리아 출신 음악가 ‘바겐자일’(G. C. Wagenseil, 1715~1777)의 천재적인 감각의 관현악 연주곡과 기악 편성법을 바탕으로 일세를 풍미한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에서 탄생한 협주곡(Concerti)에서 얻어진 현악 4중주곡 또한 그 역사적 의미를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이는 특히 엄밀하게 정통 현악 4중주곡의 바탕을 정립한 음악가 ‘하이든’(F. J. Haydn. 1732~1809)에 미친 영향에서 더욱더 그러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빠트릴 수 없는 인물이 대를 이은 이탈리아의 음악가 ‘복케리니’(Luigi Boccherini 1743~1805)인 사실도 음악을 하는 이들은 대체로 파악할 것이다.

 

물론 당시 이들이 현악 4중주곡에서 귀족 계층의 여흥을 위한 기악의 무곡인 ‘디베르티멘토’(divertimento) 형식을 답습하고 있었지만, 이러한 음악에서 각 악기의 독주적인 능력이 확보되면서 하이든에 의하여 소나타형식의 근대 4중주곡이 확립되었던 역사를 실내악의 역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이는 오늘날에도 현악 4중주가 가지는 특성이 그 선율적 음색이 독립적으로 울림을 갖는 독주와 함께 음악의 바탕인 4성의 조화로운 어울림이 가장 이상적인 사실에서 하이든의 역사를 관통한 감성을 확인하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독일의 시성 괴테(Goethe. 1749~1832)가 이와 같은 실내악 ‘현악 4 중주곡’(Streich quartett)에 대하여 4명의 조화로운 연주자가 그려가는 가장 예술적인 그림이라고 표현한 사실에서 많은 의미를 일깨우게 된다.

 

물론 현대 실내악의 바탕인 ‘현악 4 중주곡’을 이루는 각 악기의 기교적인 특성과 그 발전 과정에 담긴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존재하고 이에 따른 음악의 변화도 실로 무한하다. 필자가 서양 음악의 발전사와 악기의 역사에 대한 여러 칼럼을 써오면서 특히 현악기의 구조적 변화를 담은 발전과정이 음악사에 미친 많은 영향을 살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짚고 가야 할 대목은 현악기 역사에서 그 음색의 다양한 빛깔을 낳게 하고 이에 따른 자유로운 기교를 가능케 한 것은 현대식 활(bow) 이었다. 이를 탄생시킨 프랑스의 장인 ‘프랑소아 자비에 투르트’(François Xavier Tourte, 1747~1835)가 살펴진다, 이어 독일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루이스 슈포어’(Louis Spohr 1784년~1859년)가 자신의 연주 경험을 바탕으로 1820년 발명한 바이올린 턱받이다, 이는 ‘프랑소아 자비에 투르트’에 의하여 활의 길이와 구조가 바뀌면서 다양한 기교의 현대적인 운궁법(bowing)이 가능하였다, 이어 ‘루이스 슈포어’의 턱받이의 발명으로 왼손의 다양한 기교가 발전된 사실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와 같은 오랜 역사를 품어온 실내악은 편성된 각 악기가 독자적인 소리를 내지만, 그 실체는 조화의 어울림이다. 보편적으로 두 대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그리고 첼로로 구성되는 ‘현악 4 중주’(Streich quartett)는 실내악의 바탕이다, 이어 비올라 또는 첼로가 추가되며 드물게 더블베이스가 추가되기도 하는 ‘현악 5중주’(string quintet)와 그리고 각 2대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그리고 첼로로 편성되는 현악 6중주(String Sextet)는 실내악의 보편적인 구성이다. 물론 ‘멘델스죤’(Mendelssohn. 1809~1847)의 유명한 현악 8중주곡(String Octet, Op.20)도 존재한다,

 

이와 같은 실내악의 현악 중주에 대하여 웅장한 오케스트라에 비하여 가볍고 쉬운 음악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경향은 엄밀하게 그릇된 관점이다, 실내악의 음악적 구성을 논리적으로 해체해가면 각 음악마다 실로 놀라울 만큼 섬세한 구성력을 품고 있다. 이는 모든 악기가 독자적인 연주를 펼쳐가면서 전체의 조화를 이루는 능력이 요구되고 이와 같은 섬세한 흐름에 담긴 어울림의 빛깔을 읽어가는 감상력이 요구되는 음악이다.

 

▲ 솔리드 앙상블 보로딘 현악 4중주 2번 연주자 변예진(바이올린) / 최한나(바이올린)/ 황규연(비올라)/ 변새봄(첼로) 사진 자료: 한국미술센터 제공     © 브레이크뉴스

 

필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러시아 ‘차이콥스키 국립음악원’ 출신의 동문으로 구성된 젊은 음악그룹 ‘솔리드 앙상블’의 제2회 정기연주회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연주회장을 찾았다. 특히 실내악 연주 그룹을 이끌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변예진 양은 지난해 영산아트홀 송년음악회로 열린 '로맨틱 트리오' 연주회에서 스페인 음악가 호아킨 투리나(Joaquin Turina. 1882~1949)의 신선한 해석에 깊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이어 당시 막내인 느낌이 완연한 첼리스트의 연주가 돋보였던 사실에서 첼리스트 변새봄 양이 바이올리니스트 변예진 양의 친자매 동생이라는 사실을 살피게 되면서 더욱 흥미를 가지고 연주회장을 찾았다.

 

솔리드 앙상블의 첫 연주곡은 러시아 국민악파 음악가인 보로딘(Alexander Borodin. 1833~1887)의 현악 4중주 2번 D장조(String Quartet No.2 in D major)였다. 이어 러시아가 낳은 천재 음악가 차이콥스키(Pyotr Ilich Tchaikovsky. 1840~1893)의 현악 6중주 D장조 '플로렌스의 추억'(String Sextet in D minor ‘Souvenir de Florence’)이 연주되었다.

 

첫 연주곡 현악 4중주 2번 D장조의 작곡가 보로딘은 화학자이며 의사 출신의 음악가로 러시아 민족 음악파 5인조 중 한 명이다. 그가 독일 남부의 아름다운 중세도시 하이델베르크에서 유학 생활 중에 사랑을 이룬 아내 예카테리나에게 20년 후 헌정한 이 곡은 전체적으로 회상의 아름다움이 녹아내린 곡이다. 솔리드 앙상블은 연주그룹을 이끌고 있는 변예진 양과 최한나 양이 바이올린을 비올라에 황규연 양과 첼로의 변새봄 양이 이곡을 연주하였다.

 

보로딘의 현악 4중주 2번 D장조는 러시아 민속음악을 품은 서정성이 강한 음악으로 첼리스트인 작곡자의 감성이 전반적으로 첼로를 중심으로 하는 주제적 선율에 잘 담겨있다. 소나타 형식의 1악장(Allegro)의 서두를 흐르는 주제 선율도 역시 첼로이다. 이는 보로딘 자신이 첼로가 되어 바이올린인 아내 예카테리나의 사랑의 잎이 자라고 꽃이 피어나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음악이다. 이와 같은 1악장의 첫 흐름에 매우 유심히 귀를 기울였다. 이는 당김음으로 표현되는 ‘싱커페이션’(syncopation) 즉 같은 높이의 센 부분과 여린 부분의 위치가 같은 마디이거나 두 마디에 걸쳐 바뀌는 매우 섬세한 연주를 요하는 비올라의 첫 흐름에서 1악장의 전체적인 음악의 퀄리티가 결정되는 요인을 중시한 주목이었다, 비올리스트 황규연 양의 연주는 놀라울 만큼 안정적이었다, 이와 같은 흐름을 이어 받아 첼리스트 변새봄 양의 연주는 탄탄한 바이올린의 선율을 품어 안고 한편의 서정시와 같은 첼로의 선율을 투명한 물방울이 흘러내리듯 인상적으로 보여주었다,2악장 스케르초(scherzo)는 소나타 형식에서 특성적인 변화라 할 수 있는 경쾌한 리듬이 반복된다. 이는 보편적으로 현악 4중주곡에서 3악장에서 살펴지는 관습을 깨고 2악장에 나타나는 작곡자의 특성적인 감성이다.

 

이곡의 실체적인 하이라이트는 3악장 노트르노(Notturno)의 연주였다. 피아노의 세레나데(야상곡)인 녹턴(Notturno) 과는 또 다른 실내악 노트르노(Notturno)에서 바이올린과 첼로에 이어 비올라까지 모두 모스크바에서 공부한 정예 멤버들이 들려준 선율은 필자가 들어온 60년 전통의 보로딘 현악4중주단의 연주와 견주어도 그 감성적인 해석이 또 다른 느낌을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었다.

 

마지막 피날레(Finale) 악장을 들으면서 짤막한 안단테의 흐름을 파고드는 낮은 첼로 음을 덮는 가픈 숨결의 비올라의 빛깔을 헤아릴 즈음 저마다의 악기들이 물결처럼 밀고 당기며 포개드는 화음을 헤아리며 우리의 젊은 아티스트들이 쏟아내는 울림을 여미고 있었다,

 

휴식시간에 이어 연주된 곡은 ‘차이콥스키’(P. I. Tchaikovsky, 1840~1893)의 현악 6중주 D단조 작품 번호 70, '플로렌스의 추억'(String Sextet in D minor, 'Souvenir de Florence') 이었다. 보로딘의 현악 4중주 2번 곡을 연주한 4명의 아티스트에 비올라 견지아와 첼로 이기주가 보강된 연주그룹의 연주는 실내악 전용 공연장인 금호아트홀의 특성이 돋보인 공연이었다.

 

‘차이콥스키’의 현악 6중주 D단조 작품 번호 70, '플로렌스의 추억'은 본래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으로 현악 합주곡으로는 특별한 곡이다, 이곡의 작곡자 ‘차이콥스키’는 1876년 모스크바 음악원 교수이었을 때 ‘백조의 호수’를 발표하여 그 명성이 알려지면서 러시아 철도건설 사업으로 많은 부를 축적한 미망인 폰 메크(Nadesha von Meck) 부인의 경제적 도움을 받게 된다. 이후 결혼 실패 등으로 극심한 신경쇠약을 겪었던 ‘차이콥스키’는 폰 메크 부인의 도움으로 이탈리아와 스위스에서 요양하였다. 이때 쓰인 곡 ‘플로렌스의 추억’은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근원지 피렌체(Firenze) 도시를 말한다. 이 곡은 ‘폰 메크 부인’에게 헌정된 곡으로 편곡을 통하여 실내악으로 들을 수 있는 단서를 붙였던 배경을 바탕으로 실내악으로 널리 알려졌다.

 

당시 1890년 이탈리아 플로렌스(피렌체)를 여행하였던 ‘차이콥스키’는 이 작품의 스케치를 시작하며 러시아로 돌아와 작품을 완성하였다. 작품의 명제 ‘플로렌스의 추억’은 상징적인 것으로 음악의 실체적 내용은 러시아 민속음악의 선율이 흐르는 외려 러시아의 향수를 품은 의미가 더 깊게 깔려 있다. 이와 같은 현악 6중주곡은 중저음의 비중이 커져 깊은 울림의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이곡의 1악장(Allegro con spirito)은 소나타 형식으로 퍼스트 바이올린이 제시한 주제를 여러 악기들이 반복하는 빠른 리듬의 두터운 선율적 흐름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2악장(Adagio cantabile e con moto)은 주제를 현을 손가락으로 뜯어 연주하는 피치카토(pizzicato)의 전개에서 퍼스트 바이올린의 감성적인 느릿한 선율이 흐르는 차분한 서정의 아름다운 흐름이 감상의 주요한 포인트이다. 이어 다른 악기들의 현을 손가락으로 뜯는 피치카토의 진행을 따라 비올라의 느린 선율이 전개된다. 이어 격정적인 코다(Coda)의 화려한 선율의 어울림이 악장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곡의 3악장(Allegretto moderato)과 4악장(Allegro con brio e vivace)은 러시아 민속음악의 선율이 바탕을 이루는 곡으로 1악장 2악장과는 대조적인 음악을 담고 있다. 대체로 고전적 구성의 감성 속에서 소나타 형식의 비바체로 쏟아지는 느낌의 장엄함으로 마무리되는 이 곡은 우수에 젖은 향수의 그리움이 녹아내린 감성이 촉촉하게 느껴진다.

 

공연을 관람하고 나서 ‘차이콥스키’의 현악 6중주에 담긴 감성의 속내를 매만진 젊은 음악그룹으로서는 실로 놀라움을 감출 수 없는 절제된 감성이 먼저 다가왔다. 이는 실내악 현악 6중주의 특성이 각 연주자 간의 호흡까지도 소통되어야 할 만큼 많은 연주 경험을 통한 섬세한 어울림이 중시되는 점에서 우리 젊은 음악 그룹이 보여준 수준 높은 연주는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국립음악원 출신 동문의 구성이라는 의미를 훌쩍 뛰어 넘는 면면이 너무나 자랑스러웠다.

 

▲ 솔리드 앙상블 차이콥스키 현악 6중주 '플로렌스의 추억' 연주자 변예진(바이올린) / 최한나(바이올린)/ 황규연(비올라)/ 견지아(비올라)/ 변새봄(첼로)/ 이기주(첼로) 사진 자료: 한국미술센터 제공     © 브레이크뉴스



이들의 연주는 이어진 두 곡의 앙코르곡에서 메인 연주의 기량을 인정한 관중의 미처 전하지 못한 뜨거운 박수갈채가 더하여 쏟아졌다, 앙코르곡 첫 곡은 탱고 음악에 주요한 악기인 아르헨티나의 아코디언인 반도네온(Bandoneón)의 유명 연주자이며 탱고 음악의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 1921~1992)의 리베르탱고(Liber tango)였다. 솔리드 앙상블 6중주로 들려준 ‘리베르탱고’는 곡에 담긴 특성적인 흐름을 마치 각 현악기가 톱니바퀴의 미세한 맞물림처럼 파고드는 선율을 따라 섬세한 음을 담아냈다. 메인 연주에서 얻은 각 연주자들의 흡족한 느낌을 드러내듯 한결 여유 있는 절제와 여백의 선율로 달려드는 느낌이었다, 문득 영국 출신의 여류 영화감독 ‘샐리 포터’(Sally Potter. 1949~)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1997년 발표한 영화 ‘탱고 레슨’(The Tango Lesson)에서 흐르던 음악의 배경이 겹쳐왔다.

 

이어진 앙코르곡은 이탈리아 성악가이며 팝페라 가수인 안드레아 보첼리 (Andrea Bocelli. 1958~)가 산레모 가요제에서 불렀던 ‘time to say good bye’였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노래를 현악 6중주로 듣는 기쁨은 관객들에게 선물한 앙코르곡의 의미를 더욱 크게 하였다,

 

*필자: 이일영, 시인.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artww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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