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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제 보복에 담긴 명분

국민-기업-정부가 나라비전을 위한 마음을 모으고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중요한 때

이일영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9/07/17 [12:43]

일본이 자행하는 일련의 행동을 보면 그들 특유의 좀처럼 본심을 드러내지 않는 혼네(ほんね-本音)의 모습이 아닌 조급함도 있다. 반도체 소재 규제에 이어 2차 보복인 화이트리스트 배제라는 수순을 밟게 된다면 이는 자유경제 체제의 기본마저 뭉개는 한마디로 막장으로 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본의 행동에서 단순하게 오는 21일 실시되는 일본 의회의 양원제 중 상원에 해당하는 참의원 선거를 위한 전략이라고 생각하기에는 꺼내든 칼의 비중과 용도가 전혀 적합지 않다.

 

그렇다면 일본이 이와 같은 강수를 두면서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에 대한 우리나라 대법원판결과 후속 절차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 주장하는 그 배경을 분명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는 정부 뿐만 아니라 국민도 그 원인과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국민의 알 권리와 함께 바른 인식을 통한 의견의 제시와 감정의 표현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에 강제로 끌려간 징용자 피해 보상에 대한 일본 측 주장은 박정희 군사정권 시대인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체결하면서 무상 3억 불과 유상 2억 불을 일본이 지불하고 제공하면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도 이 협정으로 마무리되었다는 것이다.

이후 2005년 노무현 정부 시대에 이와 같은 한일청구권 협정과 관련된 공론화가 시작되었다. 이에 민관 공동위원회가 설치되어 7개월간의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진 후 민관 공동위의 결론은 1965년 협정 체결 당시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국가가 어떤 상황에서도 개인 권리를 소멸시킬 수 없다고 주장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쉽게 이야기하면 당시 일제 강제 징용에 대한 피해 보상은 국가가 개인 권리를 소멸시킬 수 없는 법리를 적용할 수 없을 만큼 정확하게 그 명목을 제시하여 당시 정부가 돈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가 일본에 다시 법적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국가적 신의칙상 곤란하다고 명시하였다. 이어 개인 청구권은 법리적으로 살아 있지만, 지난 1965년 협정에 명확하게 명시된 내용으로 보아 이를 행사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일본의 국가 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범죄와 사할린 동포, 원폭 피해자 문제는 청구권협정에 포함되지 않았음을 분명하게 명시하였다.

 

이에 강제 징용 피해 보상은 돈을 받은 정부가 이를 보상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려 노무현 정부는 2006년 특별법 태평양전쟁 전후 국외 강제동원희생자 지원법을 제정하여 추가 보상 절차를 밟아 2015년까지 강제 징용 피해자 7만2631명에게 6184억 원을 지급하였다.

 

▲ 2005년 8월 26일 한·일회담 문서 공개 후속 대책 관련 민관공동위원회 위원으로 참석한 당시 민정수석 문재인 현대통령(좌)과 당시 국무총리 이해찬 현 민주당 당대표) (우) 출처: 정부기록물     ©이일영 칼럼니스트

이와 같은 상황으로 강제징용 배상 문제는 실질적인 해결을 가져 우리 정부도 강제징용 문제는 청구권협정으로 인한 종료라는 입장을 유지하였다. 이후 이에 불복한 개인 청구권 소송에서 법원도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2010년부터 국제법 분야에서 국가적 범죄 피해자에 대한 개인 배상권에 대한 더욱 면밀한 공론이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이는 국가가 보상을 받았더라도 개인이 강제징용을 한 기업에 대해서 개인적 피해배상 요구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대법원의 확정판결의 논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전범 기업의 개인 배상 문제는 국가가 이를 대신할 수 없다는 국제법의 법리를 근거로 일제 전범 기업의 배상 책임이 남아있다는 것이었다. 이어 대법원은 2018년 10월 30일 1인당 1억 원씩의 배상을 확정하였다.

 

이와 같은 대법원 최종 판결을 받은 강제 징용 피해자들은 해당 기업인 일본제철과 후지코시의 국내재산 강제 매각신청 절차를 밟았다. 이어 미쓰비시에 대한 신청을 추진하면서 한일 간 외교문제로 부상한 것이다.

 

여기서 짚고 가야 하는 사실은 현 문재인 대통령이 2005년 노무현 정부가 구성하였던 강제징용 피해자 민관공동위원회에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통령이 위원으로 참여한 사실이다. 이에 일본은 지난 1965년 박정희 정권의 한일협정에 이어 2005년 노무현 정부에서 다시 확인된 사안에 직접 참여한 당사자가 이를 번복하는 문제에 대한 명분을 거머쥐고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삼권분립의 체제에서 사법부가 판단한 내용에 대하여 정부가 이를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와 독도 문제 같은 명분이 불리한 사안이 아닌 이와 같은 객관적으로 분명한 명분을 가진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에 대한 칼을 빼든 것이다. 이는 지난 5월 20일 우리 정부에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라 제3국 위원을 참여시킨 중재위원회 소집을 제기했다. 이에 우리 정부가 불응하자 제3국 강제징용 판결 중재위원회를 오는 18일까지 시한으로 제안하면서 이에 대한 해답이 없으면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 우대국인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2차 경제보복을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청와대는 제3국 중재위원회 수용 불가라는 방침을 밝히면서 한일 간의 외교 경색은 닫혀가는 문이 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실로 냉정하게 상황을 인식하고 해법을 찾아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먼저 우리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 보상에 대한 사법부가 판단한 판결을 삼권분립에 의한 명분에서 분명하게 존중하면서도 냉정하게 지난 1965년 한일협정과 2005년 민관공동위원회에서 다시 확인한 사실에서 이미 상당한 설득력을 잃은 명분을 중시하여 정부는 국익을 위한 지혜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는 이와 같은 강제 징용 피해 보상 문제로 일본군 성노예 문제와 독도 문제와 같은 분명한 명분을 가지고 있는 국가적 과제가 자칫 함께 희석될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고 갈등보다는 동행이라는 가장 이상적인 외교의 장에 서는 것이 더욱 중요한 과제임을 깊게 헤아려야 할 것이다.

 

이는 2020년 내년 7월 24일 개막되는 인류의 제전 도쿄 올림픽 개최를 1년 남겨둔 일본이 역사적인 북미회담과 남북 회담의 향후 진행과 결과에 따라 일본에 미치게 될 여러 영향을 감안 할 때 일본도 갈등과 반목으로 치닫는 상황이 결코 국익을 위한 길이 아님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이에 지난 2006년 특별법으로 추가 보상 절차를 밟아 2015년까지 강제 징용 피해자 7만2631명에게 우리 정부가 6184억 원을 지급하였던 역사적인 사실을 중시하는 것도 역사이다. 이에 당면 문제인 강제 징용 보상에 대한 한일협의에서 우리 정부가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면서도 전환적인 해법과 자세를 찾는 것은 바로 국익이다.


냉정하게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징용피해 보상에 대한 문제는 앞에서 열거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에 의하여 우리의 명분이 너무나 미약한 사실도 분명하게 인식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사실을 국민에게 바르게 알리고 일본 정부와 갈등이 아닌 협의와 해법을 찾는 것은 외교이다.


일본은 이와 같은 명분을 빌미로 한국의 가장 주요한 산업인 반도체와 TV. 스마트폰 제조에 서 대일 의존도가 가장 높으면서도 절대 필요한 소재의 수출 규제라는 칼을 빼들었다. 일본은 이만큼 치밀하고 계획적인 나라이다. 그러나 이렇게 속내를 드러낸 사실에서 무엇을 노리는 속셈인지 파악된 내용도 득이라면 득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저력과 비전에 대한 그들의 견제에 담긴 절실한 심정이 읽혀진 것이다. 이에 우리는 국민과 기업과 정부가 나라의 비전을 위한 마음을 모으고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실로 중요한 때이다.

 

우리 정부관계자들은 이와 같은 사실을 중시하여 전환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앞으로 더욱 산재한 한일 문제에서 이미 역사적으로 명분을 잃어버린 사안에 역사적인 의식을 앞세워 많은 것을 잃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 이일영.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시인) artww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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