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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성노예제, 이용수 할머니의 입장에 담긴 의미

이용수 할머니의 입장을 계기로 한일 양국은 새로운 대화의 장을 마련

이일영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0/05/14 [08:56]

▲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제1421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린 지난 1월8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3월 2일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이 모 할머니(92세)가 노환으로 별세하면서 현재 18분의 피해자 할머니들만이 생존해 계신다. 그중 한 분인 이용수 피해자 할머니가 지난 7일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통하여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성금이 피해자 할머니를 위해 쓰인 적이 없다는 발언과 함께 1992년 1월 8일(수요일) 일본 총리 미야자와 기이치의 방한에 맞춰 항의시위로 시작된 수요 집회에 불참의 뜻을 밝혔다.

 

지난 30여 년간 그릇된 역사의 만행을 부정하는 일본을 향한 투쟁에 앞장서 온 주역이며 피해 당사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주장을 접한 많은 국민의 마음은 실로 착잡하다. 이와 같은 이용수 할머니가 경향신문과 연합뉴스와 같은 주요 언론에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였다. 주요한 내용을 헤아려보면 폄훼와 소모적인 논쟁을 지양하고 특히 양국 학생들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면서 더욱 발전적인 교류를 통한 인권과 평화의 가치가 널리 퍼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 13일 수요 집회는 온라인 집회로 다시 열렸다. 그동안 수요집회를 주도하여온 시민단체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1990년 11월 설립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과 2015년 설립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정의기억재단)이 2018년 7월 통합된 시민단체이다.

 

시민단체 정의연이 그동안 수요집회를 주도하여 오면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지원에서부터 일본군 성노예 피해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펴온 업적은 크다. 이에 대다수의 국민들은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성금 유용에 대한 확인되지 않는 발언과 시각에 대하여 우려하고 있다. 이에 그동안 펼쳐온 활동과 정신에 비추어 할머니의 기억을 거론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식 대신에 바르게 전달되지 않는 오해와 착오의 문제들을 설득력 있게 투명하게 제시하기 바란다.

 

이는 30여 년을 이어온 수요 집회에 수많은 국민과 함께 참가한 어린 학생들이 어언 중년의 성인이 되었으며 뒤를 잇는 나라의 기둥인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그릇된 역사의 만행을 규탄하며 짓밟힌 정신을 지켜온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는 까닭이다, 비가 오는 날에도 눈 내리는 엄동의 혹한에도 소녀상을 지키려 비닐 천막을 세워 교대로 지켜온 어린 학생들의 눈물겨운 정신이 어른들의 너무나 아픈 논란에 상처받는 일이 되지 않기를 오직 바랄 뿐이다.

 

덧붙여 그 누구를 탓하거나 질책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어린 학생들에게 부끄러움이 없는지를 겸허하게 성찰하여야 한다. 나아가 그 어떠한 소중한 목적과 정신을 가진 시민단체라 하여도 봉사 정신과 희생정신으로 녹아내린 활동이 아니면 결국 순수의 목적을 비켜 가는 것임을 일깨워야 한다. 이에 이번 기회를 통하여 많은 시민단체들은 본연의 활동을 겸허하게 살펴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언급한 가해국 일본의 책임과는 별도로 한일 양국 국민 상호 간의 건전한 교류를 통한 미래 역사를 준비해야 한다는 입장에 대하여 우리는 분명하게 귀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가 그동안 숱한 투쟁과 활동을 펴오면서 겪어내고 참아온 가슴에서 토로한 살아있는 경험의 증언인 까닭이다.

 

이는 이용수 할머니가 입장문에서 분명하게 언급한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 이용수 할머니는 역사의 진실을 바르게 정립하는 진상규명에 따른 가해국 일본의 공식적인 사죄와 배상은 물론 역사의 재발을 막는 제도적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주장하였다. 이와 같은 바탕에서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에 증오와 투쟁보다는 화합과 미래지향적인 운동과 활동을 제시한 이용수 할머니의 입장을 계기로 한일 양국은 새로운 대화의 장을 마련하여야 한다.

 

특히 일본은 이와 같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입장에 대한 편의적인 해석과 대응의 자세가 아닌 진정성 있는 대화와 화합의 자세를 가져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필자: 이일영(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시인. artww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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