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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품은 러시아 코로나19 치료제 레이트라진

이일영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2/08/01 [07:23]

▲ 러시아 코로나19 치료제 레이트라진(Лейтрагин)  출처: 얀덱스  © 이일영 칼럼니스트


러시아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한 약물 레이트라진(Лейтрагин)은 역사를 관통한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이 약물을 연구 개발한 러시아 생명공학센터는 러시아 의료&생의학청(FMBA) 산하 연구기관이다. 

 

러시아는 2020년 1월 15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이끄는 내각 총사퇴 결의가 있었다. 당시 8년 동안 러시아 보건 행정을 이끌었던 여성 보건부 장관 베로니카 스크보초바도 사임하였다. 일주일 후인 1월 22일 그는 러시아 의료&생의학청(FMBA) 위원장으로 부임하였다. 

 

당시 러시아는 2020년 1월 31일 시베리아 남부 바이칼호 동쪽 도시 트란스바이칼과 카자흐스탄과 국경을 접한 시베리아 튜멘에서 첫 확진자가 동시에 발생하였다. 그들은 모두 중국인이었다. 

 

이어 2월 초 중국 우한에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러시아 정부는 역학 전문가 5명과 의료 장비와 의약품을 탑재한 특별 군용기를 우한에 급파하였다. 당시 우한에서 가동한 분자 진단 기반의 러시아 코로나바이러스 진단 장비는 그 정확성이 중국 의학계가 경탄하였을 만큼 신속하고 정확하였다. 

 

한 달 후인 3월 2일 수도 모스크바에서 첫 확진자가 생겨났다.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귀국한 러시아 국민이었다. 이후 러시아는 각지에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였다. 이때 의료&생의학청(FMBA)으로 부임한 스크보초바 위원장은 산하 연구기관 책임자를 긴급하게 연이어 소집하였다. 코로나19 치료 약물 연구개발을 위한 회의였다. 이후 산하 연구기관 생명공학센터에서 보고한 약물이 (달라진-Даларгин) 이었다. 

 

(달라진-Даларгин) 약물은 러시아에서 오래전 췌장과 위액의 분비를 감소시키는 항궤양제로 개발되어 상용화된 약물이었다. 생명공학센터는 이 약물의 복잡한 약리학적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폐 손상 환자의 치료 요법 연구에 들어가 응용 약물 (레이트라진)을 빠르게 개발하였다. 이어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임상시험에 들어가 성공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러시아 보건부는 코로나19 치료제 연구 3상 임상을 2020년 4월 10일 승인하여 임상 만료일(2021년 4월 30일) 기한으로 다음과 같은 5개 의료기관에서 3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연구가 시작되었다. 

 

(1. 러시아 연방 생의학 물리센터. 2. 러시아 연방 의료&생의학 기관-이비인후과 의학 및 임상센터. 3. 러시아 연방 뇌혈관 병리 및 뇌졸중센터. 4. 러시아 연방 의료& 생의학기관-첨단 의료기술 임상센터. 5. 러시아 연방 의료&생의학 기관-85번 임상 병원)과 같은 임상 의료기관은 임상 연구를 주관한 러시아 연방 의료&생의학청 산하 의료기관이다.

 

이러한 동물 전임상 연구 설계에서부터 실제 임상을 지휘한 인물이 있었다. 리콜라이 카르키첸코 박사이다. 

 

카르키첸코는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브 주립 의과대학 출신으로 1974년 박사학위 논문 (바이오제닉 아민과 향정신성 약물을 사용하여 뇌의 중추 내 관계에 대한 약리학적 분석)을 발표하였다. 참고로 바이오제닉이란 단백질을 발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 물질이다. 

 

이후 1976년 로스토브 주립 의과대학 의학연구소에 입성하여 임상 약리학 부서를 신설하였다. 이는 러시아 현대 임상 약리학의 선구적 바탕이었다. 인체에 사용하는 모든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약물과 인체의 상호 작용을 연구하는 임상 약리학은 너무나 소중한 분야이다. 

 

카르키첸코 박사는 오늘날 전쟁지역인 우크라이나에 세워졌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1986년 4월 26일 폭발하여 세계를 긴장시켰을 때 긴급명령으로 파견되어 의학적 분석과 평가를 맡았던 인물이다. 그는 1991년부터 1994년까지 보건부 임상 약리학과 책임자를 거쳐 러시아 의학 아카데미 신기술 연구소 소장을 역임하였다. 이어 2002년 러시아 의학 아카데미 생물 의학센터 소장이 되었다. 

 

이와 같은 카르키첸코 박사(1943~)가 러시아 의료&생의학청 스크보초바 위원장(1960~)이 주관하는 (레이트라진) 약물 임상을 긴밀하게 지휘한 배경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다.

 

이는 긴 분량의 이야기로 미루고 참고할만한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스크보초바 위원장의 아버지 스크보르초프 박사는 소아 신경학의 권위자이다. 1984년부터 1991년까지 러시아 보건부 모스크바 소아과 연구소 신경학과를 이끌었으며 1988년부터 1993년까지 보건부 수석 소아 신경 학자로 자리하고 있었다. 그의 딸 스크보초바 위원장이 소아의학을 전공하여 신경학 박사가 되었던 영향이기도 하다. 

 

또한, 카르키첸코 박사가 보건부 임상 약리학과 책임자로 재직하면서 스크보르초프 박사와 많은 교류가 있었다. 나아가 카르키첸코 박사의 학위 논문 (바이오제닉 아민과 향정신성 약물을 사용하여 뇌의 중추 내 관계에 대한 약리학적 분석)에서 살펴지듯이 소아 신경 학자 스크보르초프 박사와 신경학 박사 스크보초바 위원장까지 학문적 연관성이 많았다. 

 

다시 약물 (레이트라진) 임상 이야기로 돌아가서 흥미로운 사실은 2020년 4월 10일 3상 임상이 시작되어 임상 중이던 2020년 8월 5일 러시아 특허청에서 레이트라진(Лейтрагин) 약물에 대한 특허를 3종이나 출원한 사실이다. 기록을 살피면 특허(1) 코로나19에서 레이트라진 약물 사용정보 건과, 특허(2) 레이트라진 약물 사용에 의한 폐렴 및 코로나19 합병증 예방에 대한 정보 건, 특허(3) 다른 약물과 조합 사용에 대한 내용이다. 

 

이처럼 특허 출원을 통하여 효능을 분명하게 예시한 사실에서 (레이트라진)의 바탕인 (달라진) 약물의 궁금함이 필자를 흔들어 깊숙하게 헤아렸다. 약물 (달라진)은 오랫동안 러시아의 만병통치약이라고 할 만큼 다양하게 활용되었으며 항궤양 약물로 잘 알려진 약물이다.

 

약물 (달라진)이 탄생한 배경을 헤아리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정리된다. 아미노산 단위체들의 짧은 사슬로 구성된 아미노산 중합체 펩타이드(peptide)는 표적 세포의 세포막 단백질과 결합하여 생체 내에서 호르몬, 효소, 항체와 같은 형태로 많은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펩타이드 연구는 생체에 대한 약물의 효과를 연구하는 약동학과 약물에 대한 생체의 반응을 연구하는 약력학에서 중요한 내용이 많다. 

 

이에 러시아의 펩타이드 연구 역사를 헤아리면 러시아제국과 구소련 연방 체제를 관통한 역사에 남은 안과 의사 블라디미르 필라토프 박사(1875~1956)를 만나게 된다. 박사는 세계적인 선구의 업적으로 남은 각막 이식술을 탄생시킨 인물이다. 또한, 1916년 (필라토프 피부 줄기술)을 사용한 안면 성형 수술로 전쟁으로 인한 상흔을 어루만지는 수많은 시술을 수행하였다. 

 

이러한 시술 후의 피부 재생 연구에서 오늘날 태반 주사로 알려진 태반 추출물을 활용한 생체자극제로 펩타이드 연구의 지평을 열었다. 그가 1936년 오늘날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오데사에 설립하였던 필라토프 안구 및 조직치료 연구소는 그 소중함을 기려 우크라이나 국립 의료 과학 아카데미 안과 연구소가 되었다.

 

필라토프 박사가 인체의 자가 면역력을 활용한 생체자극제 연구로 펩타이드 연구의 지평을 열게 되면서 러시아(소련)의 극비 프로젝트가 탄생하게 된다. 

2차 세계대전 종전 무렵이었다. 미국의 맨해튼 프로젝트로 핵무기 개발이 완성되면서 구소련(러시아)에서는 극비 프로젝트가 계획되었다. 핵폭발로 생겨날 방사능을 보호할 약물을 개발하라는 긴급명령이었다. 

 

이때 등장한 인물이 전설적인 수의사 출신인 알렉세이 블라소비치 도로고브(1908-1957)이다. 그는 방사능 보호 약물 개발 프로젝트 중심에서 비밀의 약물 (ASD)로 전해지는 도로고브 보호 자극제(антисептик-стимулятор Дорогова)를 개발하였다. 이 약물을 바탕으로 구소련 과학 아카데미 분자유전학 연구소에서 부터 2000년 무렵까지 연구가 계속되면서 수많은 약을 탄생시켰다. 그중 하나가 바로 달라진(dalargin)이었다. 

 

이렇듯 역사적인 이야기를 품고 있는 약물 (달라진)은 단백질 생성과 합성에 사용되는 필수 아미노산 류신(leucine)과 인체의 가장 민감한 신호체계인 통증 감각을 이르는 통각(nociception)을 조절하는 내인성 오피오이드 엔케팔린의 합성 유사체 약물이다. 

 

특히 치유의 기능이 있는 델타-오피오이드 수용체의 작용제 약물인 점에서 이와 같은 내인성 오피오이드 수용체가 인체 면역계에서도 발견되면서 약물 (달라진)을 바탕으로 신체의 활성 조절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는 특정한 펩타이드와 병용되었을 때 얻어지는 시너지 효과를 중시한 것으로 현대 신약의 활성 물질 시너지 원리와 맞닿은 맥락이다.

 

이와 같은 역사를 품은 약물 (달라진)을 바탕으로 러시아 의료&생의학청(FMBA)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연구 개발한 (레이트라진)이 탄생한 것이다. 

 

2020년 12월 27일이었다. 스크보초바 위원장은 러시아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에게 (레이트라진) 약물의 임상 결과를 보고하였다. 이후 2021년 5월 25일 러시아 보건부에 등록되어 코로나19 의료지침에 권고 약물로 등재되었다. 

 

레이트라진(Лейтрагин) 약물은 마약성 진통제인 델타 오피오이드 수용체(δ-opioid receptor) 작용제로 흡입용 의료 분무기(Nebulizer)를 통하여 흡입하는 약물이다. 특히 이 약물의 특성은 오피오이드 수용체의 다른 작용제와 다르게 혈액 뇌 장벽(BBB)을 관통하지 않게 개발되어 호흡 억제와 약물 의존성을 배제한 사실이다.

 

러시아 보건부는 지난 2월 24일 이와 같은 레이트라진(Лейтрагин) 약물의 새로운 3상 임상을 승인하여 새로운 임상이 시작되었다. 완료된 지난 임상이 임상 연구를 주관한 러시아 연방 의료&생의학청 산하 의료기관이었던 사실과 달리 새로운 임상은 러시아 전역의 18개 의료기관에서 630여 명의 환자가 참여하였다. 

 

임상 내용을 살펴보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의 중증 환자에서 (레이트라진) 흡입 약물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다중, 이중 맹검, 위약 대조, 장래성, 무작위 비교 시험)과 임상 목적의 의미를 갖는 프로토콜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의 중증 과정 환자의 (레이트라진) 흡입액 1mg/ml의 안전성과 효능을 확립하기 위한 임상)으로 설계되었다.

 

▲ 레이트라진(Лейтрагин) 약물 흡입 방법 출처: 얀덱스  © 이일영 칼럼니스트


지난 3월 15일 스크보초바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독대 보고하면서 이와 같은 (레이트라진) 약물을 소개한 사실은 깊은 의미가 있다. (레이트라진) 약물 용법이 1일 1회 흡입으로 10일 동안 치료하는 사실에서 2월 24일 임상이 개시되어 10일씩 2회 임상이 수행된 3월 15일 성공적인 결과를 신속하게 보고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임상 결과에 대한 자료를 일절 공개하지 않는 사실에서 진실의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artwww@naver.com

 

필자: 이일영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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