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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노래하는 가수 목비

이일영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2/12/16 [13:21]

▲ KBS 가요무대 목비-4월이 가면(2022.01.10) 방송 사진  © 이일영 칼럼니스트


오늘 소개하는 영상은 올해 1월 KBS 가요무대 특집 달력 편에서 1966년에 발표된 국민가수 패티 김의 노래 (4월이 가면)을 부른 가수 목비의 영상이다. 

 

일본의 국민가수 미소라 히바리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히바리 가수가 생전에 우리나라 국민 가수 패티 김의 열렬한 팬이었다는 사실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는 미소라 히바리 3주기 추모 공연에 패티 김이 단독가수로 유일하게 초청되었던 사실이 증명한다. 나아가 (4월이 가면) 노래가 바탕이 되어 고 길옥윤 작곡가와 패티 김 가수가 결혼하였다. 

 

(4월이 가면)은 스페인 남부 도시 안달루시아 태생의 프랑스 가수 앙리꼬 마샤스가 1964년 발표한 사랑은 이유가 없어요(L'amour c'est pour rien)의 번안곡이다. 이 노래에 담긴 많은 이야기가 있다. 

 

중요한 사실은 1989년 미소라 히바리가 세상을 떠난 후 유작으로 남은 노래 영혼의 조각(魂のかけら)이 있었다. 미국에 있는 일본의 유명 블루스 가수 오키 토오루에게 히바리 가수가 요청하여 곡을 받은 후 매만지다 투병으로 발표하지 못한 노래였다. 히바리 사후에 패티 김이 히바리 가수의 양자 가토 가즈야와 상의하여 1991년 발표하면서 미소라 히바리에게 헌정한 노래였다.   

 

▲ 1991년 미소라 히바리에게 헌정된 음반 패티 김의 영혼의 조각(魂のかけら)  © 이일영 칼럼니스트


끝을 알 수 없는 긴 여정과 같은 이야기의 오프닝과 같은 의미로 오늘은 (4월이 가면)을 부른 가수 목비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국내 가수 중에 목비(穆琵)라는 대중가수가 있다. 널리 알려진 인기가수는 아니지만, 울림이 있는 음색을 품은 뛰어난 가창력을 인정받는 가수이다. 10년이 훨씬 지난 어느 해 지인을 따라간 미사리 라이브 카페에서 가수의 노래를 처음 들었다. 당시 기억에 그는 서록밴드의 보컬 서록이었다. 가수는 허스키한 음색을 가지고 있었지만, 특성적인 허스키 가수들과 확연하게 차별화되는 뛰어난 가창력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람에게서 음성이 생성되는 과정을 잠시 헤아리면 성대가 있는 소리 상자 후두를 거친 숨(공기)이 폐로 들어가는 들숨이 배출되는 날숨에서 성대를 진동시켜 소리를 낸다. 이때 성대의 고유한 진동의 변화로 다양한 소리가 생성되면서 개개인의 신체적 특성에 따른 구강에서의 차별화된 숨(공기)의 배분 방식에 따라 진동의 차가 생겨나 목소리(음색)가 달라진다. 

후천성이 아닌 선천적 허스키의 탄생은 이와 같은 특성에서 생겨난다. 또한, 보편적으로 여성 가수의 허스키 보이스가 강한 이유는 남자보다 여자의 목소리가 높은 까닭에 허스키한 빛깔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길어진 것은 가수 목비의 뛰어난 가창력의 헤아림이다. 필자가 가수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그는 분명한 로커였다. 놀라울 만큼 파워풀한 고음을 가지고 있었다. 더욱 인상 깊었던 것은 허스키한 음색을 품은 뛰어난 고음과 함께 깊은 울림의 감성이 겹겹으로 쌓여 흐트러짐 없는 소리를 내면서도 가슴을 저미게 하는 호소력이 느껴졌다. 

 

이렇게 기억된 가수를 헤아리며 2007년 1집 앨범이 (첫 숨)이었던 사실에서 깊은 울림의 음색과 연관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80년대 인기 그룹 서울패밀리 객원 보컬로 활동하였으며 KBS 콘서트 7080에서부터 활발하게 활동하였다. 이어 2010년 서록 K라는 새로운 예명으로 발표한 2집 앨범 (야생화)에 수록된 깊은 감성의 록 발라드곡 (제발)에 이어 2011년 영화채널 OCN 인기 드라마 (신의 퀴즈) 시즌2 OST (너 없이는)을 불러 뛰어난 가창력과 어우러진 호소력으로 가수 서록 K를 세상에 알렸다.

 

이후 탄탄한 실력의 가수 활동이 전혀 보이지 않던 중 2015년 무렵이었다. 필자가 취미로 하는 인터넷 음악방송에서 자주 신청되어오는 목비(穆琵)라는 가수의 (그대 하나)라는 노래를 듣게 되면서 완연한 대중가요로 바뀐 노래였지만, 가수 서록(Seo Rock)을 직감하였다. 이어 페북에서 가수를 만났다.     

 

풍부한 성량을 바탕으로 대중가요가 가지는 세속적인 느낌을 밀쳐내는 묘한 감성을 가진 노래 (그대 하나)를 들으면서 그간의 변화에 담긴 이야기를 인터뷰하여 많은 것을 살피게 되었다. 일찍부터 음악의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가정형편으로 대기업 삼성에서 6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품었던 꿈을 이루려 오랫동안 라이브 가수로 활동하였다. 그러나 세상에 빛을 드러낼 즈음 소리를 내지 못하는 성대 이상이라는 아픔을 맞아 음악을 내려놓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 결혼하였다.   

 

이후 아이를 키우는 주부로 살면서 치열한 노력으로 목소리를 되찾아 예명 목비로 음악 활동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4월이었다. 가수의 페북에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왔다. 

 

(항암 1주일 동안 지옥을 맛보고 있다. 진통제 먹는 시간이 다가오면 온 뼈마디를 모조리 분해하는 통증, 걷지도, 앉지도, 눕지도, 못하고) 이어 (자꾸 빠져나가는 머리를 감당하지 못하고 오늘 삭발을 하였다)라는 처연한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유방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신은 영혼이 담긴 가수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았다. 1.2차 항암치료를 통하여 기적과 같은 결과를 알렸다)    

 

필자는 가수 목비의 목소리에 담긴 매우 특성적인 깊은 울림을 중시한다. 특히 가수의 목소리에는 오랜 역사가 있는 아랍권 유명 가수들의 노래와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영혼의 숨결이 출렁이는듯한 감성이 있다. 우리나라는 아랍권 음악에 대한 접근과 이해가 거의 없는 편이지만, 역사라는 관점에서 보면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서부터 중세를 거쳐 근, 현대에 이르는 음악사에서 모든 악기의 바탕이 아랍권이었으며 음악적 영향도 지대하다.   

 

단순하게 외형적 관점에서 보면 가수 목비의 목소리와 아랍권 가수를 견주는 자체가 의아할 수 있지만, 음악의 감성이라는 관점에서 깊숙하게 헤아리면 이해될 내용이 많다. 특히 서아시아와 북아프리카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서 주로 쓰이는 언어 아랍어는 어근을 바탕으로 접사들을 넣어 단어와 문장을 만드는 형태론적 관점에서 굴절어이다. 특히 동사문 구조가 우리 한국어와는 전혀 다르다. 

 

나아가 말의 뜻을 구별해 주는 음운에서 모든 모음과 자음에 적용되는 고저와 강약과 장단을 이르는 음질의 섬세함이 두드러지며 말소리의 시간적 길이가 두 개의 자음이 연속되면 그 자음이 길어지는 특성이 있다. 그림과도 같은 문자 형태만큼 다양한 굴절의 발성이 이어지는 이유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깊숙한 헤아림으로 견주면 레바논의 영혼으로 평가받는 여가수로 1992년 마돈나가 표절하여 세계에 알려진 가수 페어루즈(1934~)와 모로코 태생으로 이집트에서 활동하며 영혼을 노래하는 아랍 음악의 디바인 사마라 사이드(1958~)의 특성적인 감성이 가수 목비의 음성에 깊은 울림으로 어우러진 듯한 느낌이 있다. 

 

이는 언급한 아랍 가수들이 율동적인 음악에서부터 클래식한 감성의 노래까지 자유롭게 오가는 실력파 가수들이라는 점에서 목비 가수의 뛰어난 율동성과 로커에서 발라드와 대중가요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감성이 쏟아지는 실체와 겹쳐 드는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더욱더 소중한 점은 영혼을 노래하는 아랍의 유명 가수들에게서 가수 목비의 에너지로 가득한 흔들림 없는 제련된 강철과 같은 뛰어난 가창력을 찾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 목비 TV youtube  © 이일영 칼럼니스트


이러한 맥락에서 필자는 이웃 나라 일본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었던 한국 여가수들을 중시한다. 먼저 이성애(1952~) 가수는 1977년 남진의 가슴 아프게(カスマプゲ)와 한명숙의 노란 셔츠의 사나이(黄色いシャツ)를 일본어와 한국어로 발표하여 큰 인기를 얻었다. 이어 가수 계은숙(桂銀淑. 1961~) 은 일본 NHK 방송 최대 프로그램 홍백가합전에 한국 가수로는 1988년부터 1994년까지 7회 연속 최다 출전하였다.  

 

이와 함께 가수 김연자(1959~)는 1977년에 이어 1988년 일본에 재진출하여 힘을 배제한 여백을 연속적으로 흔드는 하늘하늘 꺾기와 마이크를 무릎까지 이동하여 성량을 조절하는 블루투스 창법을 구사하며 엔카의 여왕으로 평가받았다. 모두가 허스키 보이스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일본의 대중적인 감성의 취향을 의미한다. 나아가 매우 독특한 허스키 보이스를 가진 이성애와 계은숙 가수에 이어 허스키한 음색에 신명의 창법을 겸비한 김연자 가수로의 변화는 시대와 세대와 변모를 일깨운다. 일본 대중 가요사를 오랫동안 살펴온 필자는 뛰어난 외모와 가창력에 허스키한 음색의 격조 있는 호소력을 품고 있으며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구사할 수 있는 목비 가수의 일본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생각이다. 

 

KBS 가요무대 목비-4월이 가면(2022.01.10) 방송 보기 링크

https://youtu.be/zsr7RX9hSlk

 

목비 TV  youtube

https://www.youtube.com/@mockbisong

 

역사적 갈등과 함께 유례가 없는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오랜 단절과 봉쇄의 시간을 보낸 한·일 양국은 앞으로 지혜로운 상생의 길을 가야 하는 주요한 시점에 있다. 결국, 민간 문화교류를 통한 소통의 길을 열어가야 할 것이다. 갈등과 대립의 역사를 일깨우는 소중한 시대에 가수 목비의 역할과 활동을 기대한다. artwww@naver.com

 

 

필자: 이일영(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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