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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재의 빛과 그늘

공문룡의 부부학 강의

공문룡 | 기사입력 2009/02/02 [09:57]
▲     © 브레이크뉴스
장사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가게를 두고 찾아오는 고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앉은장사 곧 좌고(坐賈)와 고객을 찾아 돌아다니는 도붓장사 곧 행상이 있다. 좌고는 다리품을 팔아야 하는 수고가 없는 대신 매상의 높낮이에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없고 행상은 고객을 찾아 물건을 지고 다녀야 하니 신역이 고단하긴 하지만 어쩌다 손이 큰 고객을 만나는 날이면 매상고가 치솟는 행운을 만날 수도 있으니 저마다 일장일단이 있다.

이처럼 좌고와 행상의 개념은 굳이 장사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직업에도 적용된다. 소정의 월급을 받고 직장에 근무하는 경우는 좌고, 자기사업을 하는 경우는 행상에 비유될 수 있다. 또 재산을 불리는 수단도 마찬가지다. 위험성이 높은 투기나 투자를 멀리하고 착실하게 은행에 예금하는 쪽으로 안전하게 재산을 늘리는 경우는 좌고, 주식이나 투기 등으로 자칫하면 쪽박을 찰 가능성이 있음에도 개의치 않고 일확천금을 기대하는 경우는 행상의 개념이다. 

좌고와 행상을 구분하는 근거는 타고난 사주에 나타난 재성의 모양새에 있다. 정재(正財)가 사주 내에서 주도 세력을 형성한 경우에는 좌고의 성향으로 나타나고 편재(偏財)인 경우에는 행상의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편재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현상은 계절장사를 하는 사람들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름 피서객들이 몰리는 해수욕장을 무대로 하는 장사, 야외 수영장이나 스키장에서 계절 고객을 상대로 하는 장사 등은 여름 또는 겨울 한철 벌어 일 년을 살아야 한다. 따라서 편재는 바가지를 씌우든 독과점을 하든 주어진 기간 내에 최대의 이득을 올려야 하므로 상도의니 뭐니 하는 이른바 양심에 관한 부분은 차선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요즘처럼 경기가 부실한 시기에 가장 먼저 횡재 내지 요행수에 눈길을 돌리는 것도 편재다. 일차적으로 복권 구입에 몰입하는 경우가 있다.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당첨될 확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데도 ‘잘만 하면’ 또는 ‘나라고 행운의 주인공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으리’ 하는 요행심리가 주도하는 바람에 복권 판매소를 들어서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편재격인 팔자를 타고난 사람들이다.
 
그런가 하면 편재는 ‘듣보기 장수’의 기질을 다분히 지니고 있으므로 너도나도 불황이라는 그늘에 치어 의기소침해 있을 때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과감함이 돋보인다. 재물의 흐름을 감지하는 천부적인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편재격인 사주를 타고난 사람의 삶은 기복이 심하다. 어느 날 갑자기 떼돈을 번 졸부 소리를 듣는 처지가 되어 있는가 하면 어느 순간 가진 것 다 털어먹고 빈털터리가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정재가 주도하는 팔자를 타고난 사람보다 편재가 사주의 세력판도를 주도하는 팔자를 타고난 사람을 대하는 경우가 더 신경이 쓰인다. 그것도 편재가 희신으로 작용하는 경우에는 덜하지만 기신으로 작용하는 팔자는 그 삶이 바람직한 쪽으로 풀릴 가능성보다 힘든 쪽으로 풀릴 가능성이 더 높아서다.

사주 감정에서는 편재가 흉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을 칠살(七殺)로 여긴다. 칠살이란 사주의 중심이 되는 일간(日干)을 공격하는 흉신의 대명사이므로 만에 하나 일간이 신약한데 편재가 여럿 나타나 있거나 재성을 지원하는 오행인 식신이나 상관이 대운이나 세운에서 오는 경우에는 그 삶이 힘든 쪽으로 기울어질 공산이 커진다.

더 재미있는 것은 편재와 비견 겁재의 관계다. 일간이 허약하고 편재가 왕성한 사주는 비견 겁재가 더 없는 우군이 된다. 특히 겁재의 성정은 ‘내것은 내것, 네것도 내것’의 개념이니 한마디로 도둑의 심보다.
 
그렇지만 일간이 신약하고 편재가 왕성한 경우에는 겁재가 신약한 일간을 대신하여 일간에게 위협적인 존재인 편재를 솜씨 있게 부리는 유능한 재물관리인으로 나서게 된다. 따라서 이처럼 겁재가 편재를 다스리는 팔자를 타고난 사람은 현실에서도  재물을 다룸에 뛰어난 소질을 발휘하므로 일찌감치 부자 대열에 들 수 있다. 원래 도둑이 마음을 고쳐먹기로 하면 타의 모범이 되는 법이다.
 
그러나 일간이 왕성하고 편재가 상대적으로 부실한 경우에는 겁재가 집안을 결딴내는 도둑이 될 수도 있으니 영원한 동지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다는 말이 사주의 세계에도 적용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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