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한화오션 "HD현대 기밀유출…임원 개입 증거 있다" 양사 갈등 격화

HD현대고발장 경찰에 접수…HD현대중공업 KDDX 사업 군사기밀 유출 사건에 대해 연일 공세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24/03/08 [17:58]

HD현대중공업 "검찰 등의 수사로 결론 난 사안을 한화오션이 짜맞추기식 주장과 논거로 호도"

한화오션 다시 설명자료 내어 HD현대 반박에 문제제기…HD현대 임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 촉구

 

▲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울산급 호위함 배치(Batch)-III 5, 6번함의 본격적인 건조에 들어갔다. 사진은 한화오션이 건조할 울산급 배치-III 호위함 모형.

 

총 8조원 규모의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사업 관련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HD현대중공업(옛 현대중공업) 직원들의 유죄가 확정된 가운데 경찰이 HD현대중공업 임원에 대한 수사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KDDX는 사업자 선정 때부터 4년 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2014년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해군 간부로부터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만든 KDDX 개념설계도(3급 군사기밀) 등을 ‘도둑 촬영’을 해서 보관해온 사실이 2018년 4월 국군방첩사령부(옛 국군기무사령부) 불시 보안감사에서 적발됐다. 당시 방첩사는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사상 최다인 25명을 검찰에 송치했는데, 12명의 HD현대중공업 관계자 중 9명이 기소돼 전원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한화오션은 지난 3월 4일 HD현대중공업 임원 고발장을 경찰에 접수하는 등 연일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군사기밀 유출 사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3월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건에서 HD현대중공업 임원이 개입한 정황을 직접 포착했다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선 바 있다. 한화오션은 이날 구승모 사내 변호사가 고발 사유 등을 직접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에서 군사기밀 사건에 HD현대중공업 임원 등 경영진이 개입한 정황을 직접 포착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자 HD현대중공업도 이날 입장문을 내어 검찰 등의 수사로 결론이 난 사안을 한화오션이 짜맞추기식 주장과 논거로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HD현대중공업은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사안은 법원의 판결과 방사청의 두 차례에 걸친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며 “이해하기 어려운 억지주장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군사기밀 등 비밀성 자료를 일반 자료와 구분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기무사의 권고 사항을 준수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한화오션 측은 다시 설명자료를 내어 HD현대중공업 측의 반박에 대해 조목조목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사법부 판결로 종결된 사안? 임원은 수사·기소 없었다!"

 

한화오션은 먼저 HD현대중공업 측이 “이미 사법부의 판결과 방사청의 두 차례에 걸친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종결된 사안”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임원들에 대한 수사 및 기소 자체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법부에서는 임원들의 개입 여부에 대해 명시적으로 판단한 바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러나 직원들에 대한 판결문만으로도 임원의 개입 여부를 충분히 의심할 수 있고, 이번에 군에서 공개한 수사기록에 의하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도저히 의심을 거둘 수 없을 정도”라면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 직원들에 대한 판결문만을 기초로 임원의 개입 여부가 확인 안 된다고 한 것”이라고 짚었다. 

 

"짜맞추기식 주장과 호도? 임원 수사 안돼 이번에 요청한 것"

 

HD현대중공업 측은 설명회에서 “이 사건에서 임원이 공범이 아니라는 것은 기무사와 검찰의 2년 반에 걸친 수사와 재판을 통해 확인된 사실”이라면서 “확정판결을 통해 이미 확정된 사안을 짜맞추기식 주장과 논거로 호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군 수사기관의 구조상 기무사는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에 한해 수사권한을 보유한다”면서 “그러다 보니 실제 군사기밀을 제공하거나 제공받은 사람 위주로 수사가 진행되었고, 민간인인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민간 검찰에 송치되었으며 이를 송치받은 울산지방검찰청은 송치된 사건기록 범위 내에서 수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실무상 송치된 내용 범위에서 주로 판단하고, 송치 당시 이미 1~2년의 기간이 도과되어 무언가 추가로 수사를 하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따라서 한화오션은 “임원에 대한 수사가 있었는데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난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수사 자체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라면서 “그래서 이번 기회에 수사를 요청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 HD현대중공업은 2020년 방사청으로부터 KDDX 기본설계를 수주해 설계에 착수한 지 36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한화오션 정보공개법 위반? 그럼 기록 전체 공개하고 반박하라"

 

HD현대중공업 측은 설명회를 통해 “한화오션이 발표한 내용은 정보공개법 위반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수사 기록과 판결문을 일방적으로 짜깁기하여 사실관계를 크게 왜곡하고 있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HD현대중공업은 앞으로도 그동안 축적한 함정 건조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출 확대에 기여하고 K-방산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군에서 공개한 내용 중 일부 임원의 개입 여부를 알 수 있는 부분을 군에서 공개한 원본 상태 그대로 제공한 것”이라면서 “HD현대중공업이 그렇게 얘기한다면 한화는 제공받은 기록 전체를 공개하는데 아무런 이의가 없고 처벌받은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기록 전체를 갖고 있을 것이므로 기록 전체를 공개하여 반박하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화오션은 또한 “애초에 현대중공업 측에서 판결문 열람 제한신청을 하는 등 기록에 대한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 했고, 이로 인해 방위사업청에서는 관련 자료를 충분히 확인할 수가 없었던 것인데, 이제 와서 현대중공업은 오래된 사건이니 넘어가자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HD현대중공업 측은 앞서 “직원 출장 시 출장 관리 시스템에 계획 및 결과를 등록하는 행위는 통상적인 프로세스”라면서 “특히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직원들은 군사 Ⅱ급 비밀까지 취급(작성, 열람 등)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고, 방사청 및 군 관계자들과의 업무 협의에는 수시로 군사기밀로 된 자료가 활용되고 있어 출장 과정에서 특정한 자료를 ‘열람’했다고 기재한 것을 두고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친 논리적 비약”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화오션은 “비밀취급 인가는 적법하게 제공받거나 생성한 기밀을 취급할 수 있다는 허가”라면서 “훔쳐온 기밀을 보관하며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닐 텐데 현대중공업의 반박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입찰절차 진행 전에 군이나 방사청 사무실에 방문을 하고, 입찰 예정인 사업에 대한 군사기밀, 또는 다른 회사가 수행한 결과물과 관련된 군사기밀을 열람하고 이를 촬영하여 취득해 와서 보고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면서 “이 부분은 입찰절차를 앞두고 사전에 미팅을 하며 조언을 하고 군사기밀 열람을 시켜주는 것이 가능한지, 방사청이나 군에 문의하더라도 금방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또한 “그게 문제가 되지 않았으면 공무원들은 왜 처벌을 받고 유죄 판결을 받았는지 설명이 불가능하다”면서 “확보한 자료 내 군인의 진술내용 중에는 열람시켜주면 안되 는 군사기밀이라는 진술도 있다”고 짚었다. 

 

HD현대중공업 측은 “보안 서버를 도입한 것은 기무사의 권고사항을 준수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당시 기무사는 보안사고가 지속 발생함에 따라 보안 서버 시스템 구축을 방산업계에 공통으로 권고한 바 있고, 한화오션 역시 동일한 보안 서버를 구축했으며, 외부 서버 구축은 기무사 인가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한화오션에서 주장하는 비인가 서버라는 말은 애당초 성립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화오션은 이에 대해 “보안서버를 도입한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방첩사에 알리지 않고 보안서버를 운용하면서 보안서버의 접속을 끊었다 연결했다 하며 보안감사를 피하면서 훔쳐온 비밀을 업로드 해놓고 사용한 것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HD현대중공업 측은 “2013년 KDDX 개념설계는 해군 주도하에 당시 대우조선해양이 기술 지원했으나 이후 사업이 연기되면서 중단됐다”면서 “2018년 해군이 국방기술품질원과 개념연구를 수행하며 KDDX 사업을 재개했고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 업체로 선정되었다. 당시 HD현대중공업은 2018년 4월 발생한 보안사고로 서버가 봉인돼 이전의 자료 열람이 원천적으로 불가했고, KDDX 사업개념 역시 2013년과 달리 2018년에 다시 정립됐기 때문에 2013년 자료는 활용할 가치조차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한화오션은 “2012~2013년 개념설계는 대조양이 20점 차로 현대중공업을 누르고 수주하여 수행한 개념설계”라면서 “대조양이 수주하고 작성하여 군에 납품한 개념설계 보고서가 2000페이지가 넘는데, 이제 와서 그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흠집내기로밖에 비쳐지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또한 “한화오션의 고발은 KDDX 개념설계보고서를 포함한 여러 가지 군사기밀을 불법 취득하여 서버에 공유하고 활용한 행위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라면서 “HD현대중공업은 잘못에 대한 반성은 없이 훔친 군사기밀에 가치가 없다며 폄훼하는 식의 대응은 국민의 세금으로 방위산업을 수행하는 업체로서 바람직한 태도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2018년 국방기술품질원이 수행한 것은 개념연구가 아니고 개념설계 이후 당연하게 규정에 따라 수행되는 선행연구를 수행한 것”이라면서 “대조양이 수행했던 개념설계를 한 번 더 수행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은 설명회에서 “국내 물량의 경우, HD현대중공업은 이지스 구축함 2·3번함 건조만 남아 있는 상황”이라면서 “2번함은 내년 1월 진수식을 앞두고 있어 2025년 이후에는 3번함 한 척만 남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미 설계 엔지니어들은 일감이 없는 상황”이리며 “해외 수출 물량으로 필리핀 원해 경비함 등이 남아 있지만 규모가 작다. 이에 반해 한화오션은 이지스함보다 훨씬 비싼 3600톤급 잠수함 3척을 건조하고 있으며, 지난해 울산급 호위함 2척을 수주하면서 최근 건조에 착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이 같은 HD현대중공업 측 설명에 대해 “현대중공업이 현재 건조 중인 함정은 14척”이라고 짚으면서 “그런데 건조 중인 함정을 최소화 하고자, 잠수함과 해외 수출 함정을 제외하고, 현재 시운전 중인 함정도 제외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 몇 년간 대우조선해양이 법정관리, 현대중공업의 인수 시도 등을 겪으며 수상함은 현대중공업이 독점하다시피 해왔는데, 왜곡된 기준으로 통계를 잡아 한화오션의 독점화 우려를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측은 “제척기간은 어떤 종류의 권리에 대하여 법률상으로 정하여진 존속기간을 말하며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제척기간은 소멸시효와 달리 중단이나 정지가 있을 수 없다”면서 “이 사건 관련 계약 건은 2010년 1월 1일부터 2015년 11월 10일까지로 국가계약법상 제척기간 5년을 이미 경과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방사청은 ‘국가계약법 위반’과 ‘방위사업법 위반’ 등 2가지 안건을 상정하여 계약심의위 진행하는데 국가계약법 위반의 경우 제척기간 적용 대상이긴 하다”면서 “다만, 2018년 현대중공업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부터 방위사업청은 현대중공업의 보안사고 관련 수사진행에 대해 알고 있을 수밖에 없었음에도 2024년이 되도록 심의위를 개최하는 등의 후속조치 시도가 없다가 이제 와서 제척기간 도과로 판단한 것은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오션은 “이 사안은 국가계약법 위반이 아니라 방위사업법(청렴서약위반) 위반이 메인 이슈”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청렴서약 위반은 제척기간이 적용되지 않는 사안이고, 방사청도 이와 같은 전제로 판단을 했다”면서 “임원 또는 대표의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는데, 방사청 판단은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이니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당시 임원에 대한 고발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에 진행하는 KDDX 사업 입찰을 앞두고 한화그룹과 HD중공업그룹 간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는 양상이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