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에 재개발·재건축 열풍이 불면서 서민들은 갈 곳을 잃었다. 전셋값은 폭등하고, 수없이 지어지는 아파트는 그저 그림의 떡일 뿐. 정부에서 공약한 반값 아파트는 언제 공급될지 神도 알 수 없는 상황. 그런데 갑자기 서울에 반값 아파트가 출현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사건의내막>이 취재했다.
무주택자는 서럽다. 전셋값 올라 번번이 이사해야 하고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더욱 가슴 아픈 것은 따로 있다. 아무리 일을 하고 저축을 해도 집값을 마련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
2010년 뜻하지 않게 반값 아파트가 찾아왔다. 강남발 전셋값 폭등으로 시작된 주택가격 상승이 서울시에서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 가격을 반값 아파트로 만든 것. 이유야 어쨌든 반값 아파트의 출현은 서민들에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세 반값 아파트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폭등하면서 서울시 sh공사가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이 졸지에 반값 전세아파트가 됐다. 시프트는 sh공사가 공급하는 중산층 임대아파트로 원래 전세가의 80% 이내를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해 공급된다.
시프트가 반값 전세아파트가 됐다는 것은 최근 전셋값이 20~30%가량 폭등했다는 반증. 역설적으로 올해 공급될 시프트의 사상 유례없는 높은 인기가 예상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지난해 sh공사가 공급한 주요 단지의 시프트 가격 대비 현재 전세시세를 비교 분석한 결과, 강남권의 경우 공급당시 시프트 가격이 최근 주변 전세 시세와 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래미안퍼스티지 59㎡는 지난해 5월 말 시프트로 2억2366만원에 공급됐으나 최근 전세는 4억70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3억원에 공급된 84㎡ 전세는 6억7000만원이다. 59㎡임에도 6억원에 전세를 내놓은 경우까지 등장했다.
반포자이 59㎡ 역시 지난해 2월 시프트로 2억2400만원에 공급됐으나 전세가격은 4억3000만원으로 뛰어올랐다. 3억원에 공급된 84㎡의 전세가는 6억5000만원이다.
그러나 현재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의 시프트의 전세가격은 현재 일반 전세 시세의 45~52% 선이다. 절반 값으로 떨어진 것.
은평·상암 등 19곳 1만 224가구
이처럼 시프트의 전세가격과 일반 전세가격이 현격한 차이를 보이자 시프트를 찾는 서민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것. sh공사 관계자는 “최근 시프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문의가 폭주상태”라고 말했다.
sh공사는 올해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을 19개 사업장에서 1만224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시프트는 무주택자가 주변 전세 시세의 80% 이하로 최장 20년까지 살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임대주택이다. 공기업이 공급을 주도해 전세보증금을 날릴 위험도 없고 장기거주도 가능하다. 최근 불안한 서울 전세시장을 고려해보면 무주택자들의 인기를 끌 만하다. 뿐만 아니라 가격도 저렴하고, 재계약 기간의 임대료 인상은 전체 임대료의 5% 수준에 불과하다.
2월부터 시행되는 장기전세주택 운영 및 관리규칙(안)에 의하면 입주자가 혼인·이혼·사망 등으로 퇴거할 시에도 나머지 가족(잔여세대원)의 임차권 승계(상속)를 가능토록 해 여러모로 주거권이 보장된다. 가장이 갑작스런 사고로 생을 달리하더라도 가족들이 그대로 거주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7∼9일 실시된 시프트 청약접수에서 일반 128가구 공급에 6939명이 몰려 평균 5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프트는 사업장마다 화제를 일으키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청약을 통해 시프트에 입주해도 청약통장은 활용할 수 있다. 전세에 사는 ‘무주택자’이기 때문이다.
sh공사는 조만간 홈페이지(shift.or.kr)를 통해 구체적인 공급 계획을 공지할 계획이다. sh공사가 직접 공급하는 은평3지구와 상암2지구, 강일2지구에서 장기전세주택이 대량 공급되며, 마천과 강남 세곡, 서초 우면, 양천 신정지구 등 한강 이남 물량도 상당수 된다.
서울시와 재건축조합간 매입계약이 체결된 진달래 2차, 삼호가든 1~2차 등 강남권 사업장에서도 장기전세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또 동작구 사당동 영아아파트, 동대문구 답십리동 태양아파트, 양천구 신월4동 재정비 구역 등에서도 재건축 시프트가 공급된다. 다만 물량이 수십 가구에 불과하다. 공급시기는 대략 분기별 1회씩(2·5·8·11월)이다.
청약저축 가입자 유리
시프트는 해당 지역에서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아파트단지를 재건축한 사업지거나 역세권, 우수한 인프라를 갖춘 곳이 많아 인기를 끌어왔다. 무주택 기간도 길고 청약저축 납입액이 상당해야 당첨이 가능하다.
지난해 9월 신내2지구, 은평뉴타운2지구 등에서 공급된 시프트 당첨자 커트라인은 일반공급의 경우 청약저축 납입총액이 900만원이었다.
노부모부양이나 신혼부부 같이 특별공급 대상자가 아닌 경우 시프트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7~8년이상 무주택세대주 자격을 유지하면서 매월 10만원씩 납입해 납입총액이 900만원 정도는 돼야 당첨확률이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2월부터 시프트의 입주자 선정 기준이 전면 바뀔 예정이다.
종전까지는 같은 순위 안에서 경쟁이 있는 경우 청약저축 총액이 많은 사람에게 우선권을 줬지만, 앞으로는 세대주 나이, 부양 가족수, 서울시 거주기간 등 다양한 항목을 고려하게 된다.
청약저축 납입액이 낮더라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전용면적 60㎡ 미만 주택의 만점기준은 세대주나이 50세 이상, 부양가족수 3인 이상, 서울시 거주기간 5년 이상, 미성년 3자녀 이상 등이 3점에 해당한다.
전용 60㎡ 이상~85㎡ 이하, 전용 85㎡ 초과(114㎡형), 재건축시프트의 만점기준은 서울시 거주기간 10년 이상, 무주택 기간 10년 이상, 세대주 나이 50세 이상, 부양가족수 5인 이상, 미성년 5자녀 이상, 청약저축 납입 96회 이상, 입주자저축 가입 5년 이상 등이 5점에 해당한다.
sh공사 시프트가 아닌 재건축 시프트의 경우 청약저축 납입횟수와 입주자저축 가입기간 가점은 적용하지 않는다. 시프트 청약제도는 다른 신규청약 제도와 비교해 상당히 복잡하다.
하지만 서울의 전세시장이 불안해 수요자로서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저렴한 임대료 외에도 입주 후 청약통장을 다시 사용할 수 있고 가점도 쌓을 수 있다. 또 계약기간 중 언제든지 퇴거가 가능해 본인에게 맞는 주택마련 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
입주자 공고 반드시 살펴야
전용면적 60㎡미만의 작은 평형보다 청약선호도가 높은 84~114㎡대의 시프트는 가점기준이 더 까다롭다.
청약저축 납입횟수와 총액을 중시하던 종전 기준과 달리 무주택기간과 부양가족 등 다양한 가점기준이 도입돼 임대주택 수요층들의 당첨 기회는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공급 및 우선공급의 가점기준은 전용면적에 따라 차이가 있고 재당첨 시 감점제도도 시행되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히 점검해야 한다.
시프트의 경우 청약저축 가입자(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가능)를 대상으로 하며 전용 60㎡ 미만 주택은 가구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의 70% 이하여야 한다. 2009년 기준으로 4인 가구(단독세대주는 전용 40㎡ 이하 신청가능)는 299만3640만원 이하이고 토지와 자동차 등의 자산보유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전용 60㎡ 이상~85㎡ 이하 주택은 소득에 상관없이 청약저축자(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가능)면 가능하다. 단 전용면적 84㎡ 초과 시프트 물량은 예치금액 1000만원인 청약예금 가입자가 청약할 수 있다.
재건축임대는 무주택세대주이면서 서울시에 오래 거주한 수요자(1순위는 1년 이상 서울시 거주)에게 우선권이 주어지고, 가점제 기준을 따르나, 소득이나 청약통장 가입과는 무관하다.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제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택지지구 형태의 건설형 시프트는 혼인기간 3년 이내 출산(입양)해 자녀가 있는 자면 1순위지만, 매입형 재건축 시프트는 혼인기간 5년 이내, 그 기간 출산(입양)하여 자녀가 2명 이상 있는 자가 1순위 요건이다.
<사건의 내막> 김민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