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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올림픽 '이모저모'

빙속 첫 金 ‘모태범-이상화’ 89년생 동갑내기 “일 냈다”

박상미 기자 | 기사입력 2010/02/22 [11:04]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한국 대표팀의 행복한 비명이 가득하다. 대표팀의 막내 모태범(21·한체대)·이상화(21·한체대)·이승훈(22·한체대)이 나란히 메달을 목에 걸어 대표팀의 메달 사냥에 힘을 실었다. 한체대 07학번 삼총사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예상을 뒤엎는 역주를 펼치며 한국에 ‘깜짝 메달’을 안겼다. 가장 먼저 경기에 나선 이승훈은 2월14일(이하 한국시간) 남자 5000m에서 2위에 올라 장거리 종목 사상 첫 메달을 따냈고, 이어 모태범과 이상화도 남녀 500m에서 사이좋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들의 예상치 못한 선전에 국내는 물론 외신들도 들썩이며 앞다퉈 소식을 전했다.<편집자주>

개막 2주차에 접어든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한국 대표팀에는 막강 삼총사가 버티고 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금메달과 값진 은메달을 선사한 07학번 트리오, 모태범(21·한체대)·이상화(21·한체대)·이승훈(22·한체대)이 그 주인공이다. 대표팀의 막내로 이번 무대가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인 세 선수는 ‘깜짝 메달’을 선사해 팀 전체의 사기를 북돋았다. 밴쿠버로 떠나기 전 태릉 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자신에겐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아 오기가 생겼다는 모태범 선수. 관심 밖에 있었던 대표팀의 막내 3인방은 젊음 특유의 승부근성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훈훈한 금빛 우정 

‘금빛 듀오’ 모태범과 이상화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함께 스케이트를 타며 우정을 쌓아온 ‘절친’이다. 약속이라도 한 듯 차례로 금메달을 목에 건 두 선수는 새로운 국민 듀오로 떠올랐다. 두 선수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스케이트를 타며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는 막역한 친구사이였다. 특히 순간 스피드를 요하는 종목의 특성상 남자선수들과 함께 체력을 키워온 이상화는 자연스레 모태범과 붙어 다니며 깊은 우정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우정을 쌓아온 만큼 양 선수 가족의 사이도 남다르다. 모태범과 이상화의 부모님은 두 선수의 경기가 남 일 같지 않았다. 모태범 선수의 아버지 모영열(52)씨는 “이상화 선수는 어린 시절부터 태범이와 함께 연습을 하던 친구 사이였다”며 “내 자식 같은 느낌이 드니 오히려 태범이 경기를 보는 것보다 (이상화의 경기가) 더 초조하게 느껴질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상화 선수의 어머니 김인순(49)씨는 “운동이 끝나고 나면 모태범 가족 등과 함께 자주 식사를 하고, 링크장에서 안부를 주고 받았다”고 전했다. 

두 선수의 오랜 인연이 알려지자 네티즌 수사대는 두 선수의 다정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온라인 게시판에 게재하며 ‘핑크빛’ 소문을 퍼뜨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선수는 담백한 ‘친구’사이다. 모태범은 이상화와의 열애설에 관한 질문에 “그럴 리가요? 상화가 아깝죠”라며 ‘쿨’하게 부인했다. 이어 “그런 얘기를 들으면 상화가 정말 싫어한다”고 손사레를 치는 특유의 장난기 담긴 답을 내놨다. 모태범 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그는 현재 여자친구가 없는 싱글남이다.

 첫 올림픽, 값진 은메달

“한국에서는 저 선수의 올림픽 메달을 예상하고 있었나요?” 현지 취재진이 한 외신기자에게 들은 질문이다. 14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경기가 열린 캐나다 밴쿠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는 180cm가 채 안 되는 자그마한 키의 한국 선수가 언론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이날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빙속 장거리 메달을 따낸 이승훈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는 첫 올림픽, 체격 조건상 동양인에게는 다소 부담이 되는 장거리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그의 저력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승훈은 불과 9개월 전까지만 해도 쇼트트랙 선수였다. 그는 이번 대표 선발전에서 실수로 미끄러져 고배를 마셨다. 이후 이승훈은 상대적으로 선수층이 얇은 장거리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 5000m 2위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이승훈의 선전에 중국 등 아시아 언론은 “한국에 저런 선수가 있는 줄 미처 몰랐다”며 부러움과 놀라움 섞인 시선을 보냈다는 후문이다.

스피드스케이팅 초보인 이승훈은 이번 올림픽을 위해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훈련을 병행하며 2배로 땀을 흘렸다. 단거리를 소화할 파워와 순발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이승훈이 해답을 얻은 것은 장거리 쇼트트랙 경기다. 그는 “쇼트트랙 장거리에서 우리가 강한 것을 보면서, 그 지구력을 스피드 스케이팅에 접목시키면 먹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쇼트트랙의 코너링과 서서히 속도를 높여가는 특유의 작전은 제대로 먹혀들었다. 이승훈은 마지막 바퀴 구간기록에서 29초26을 기록했다. 전체 28명의 선수 중 마지막 바퀴에서 29초를 기록한 건 이승훈이 유일했다.

속 시원한 ‘샤우팅’

대표팀 막내 트리오와 함께 올림픽 스타로 떠오른 이가 있으니 바로 스피드스케이팅 해설위원인 제갈성렬 춘천시청 감독이다. 그는 이승훈이 은메달을 땄을 때는 “날렵한 레이스에 얼굴까지 잘생긴 아이돌”이라고 칭찬했고, 이상화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는 그간 비인기 종목의 설움, 훈련의 고통 등을 버텨낸 선수가 대견해 눈물을 흘렸다. 아울러 모태범이 스피드스케이팅 1000m 레이스를 펼쳤을 때는 “하나, 둘, 하나, 둘”을 외치며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일명 ‘샤우팅’ 해설로 불리는 그의 해설은 다소 감정적이고 거칠어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현장감을 담아내기엔 그의 해설만한 것이 없다는 극찬도 상당하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시작될 때마다 어김없이 나오는 ‘좋아요’는 그의 해설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경기 중간 중간 ‘브라보’, ‘원더풀’, ‘뷰티풀’ 등 감탄사를, 선수가 결승점을 통과할 때면 ‘아아악’하는 단말마를 내뱉으며 보는 이의 감정까지 뒤흔든다.

이처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제갈성렬의 해설은 새로운 어록까지 등장할 만큼 핫이슈로 떠올랐다. ‘샤우팅’, ‘크라잉’ 등의 수식어를 얻은 그의 해설을 두고 일각에서는 “깊이가 없는 미숙한 해설이다”, “경기에 집중할 수가 없어 소리를 무음으로 하고 화면만 봤다” 등 질타를 쏟아내기도 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출신인 제갈성렬의 감정 이입 해설은 결정적인 순간, 해설위원으로서 전문성보다는 선배로서 후배를 바라보는 시선이 앞선 탓으로 해석된다.

제갈성렬은 “경기를 보다 보면 흥분하지 않을 수 없다”는 애교 섞인 변명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갈성렬의 해설을 대하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지만, sbs가 이번 동계올림픽 중계권을 독점한 탓에 시청자들에게는 채널을 선택할 권한이 없다. 제갈성렬의 해설이 못마땅한 시청자들이 그의 ‘샤우팅’을 피하려면 tv 음소거 버튼을 이용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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