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청목회, 검-정→검·여-야 ‘양칼날 선 검찰’

靑·檢사안 미온 정치권엔 엄중 이중잣대 수사당위성-국민신뢰 관건

김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10/11/09 [13:29]
청목회 사태로 촉발된 ‘검-정’ 전면대치전이 ‘검-야’ 구도로 급변해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덩달아 검찰수사의 당위성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도 점차 팽배해지는 형국이다. 현역의원 압수수색이란 검찰의 초강수에 함께 분노하며 대응했던 정치권이 재차 여-야로 패가 갈렸다. 당초 야권과 함께 극력 반발했던 한나라당이 9일 검찰수사에 힘을 실은 채 급작스런 입장선회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대오이탈 당위성으로 ‘예산안 심의’ 파행을 내걸었다. 검찰수사를 볼모로 첨예한 2011예산안 및 민생현안 처리를 거부하는 건 직무유기라며 야권을 타깃으로 한 여론몰이에 나섰다.
 
전체적으론 천신일 게이트-영부인-불법사찰-대포 폰(與) vs 청목회 입법로비(野)의 여야 간 대립구도다. 야권은 도덕적 수세에 몰린 여권이 새삼 ‘청목회’ 사건을 ‘침소봉대’해 국면전환 물 타기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여권은 당-정-청 간 역학구도가 복잡하게 얽혀 혼미를 거듭하는 양태다. 당초 극력 반발했던 ‘청목회’관련 자당의원 압수수색에 야권과 연합에 나섰으나 결국 내부정리를 통해 재차 당-정 입장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의 소환조사 방침에 야권은 ‘불응’ 방침을 굳힌 반면 한나라당은 ‘일단 응함’으로 배치된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은 ‘소환에 불응할 경우 강제 구인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청목회로부터 1천만 원 이상 후원금을 받은 한나라당 권경석, 자유선진당 이명수 의원실 회계담당자 등에게 금주 중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입법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의원실 보좌관, 회계담당자 등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9일 국회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은 (검찰소환에) 응하지 않겠다했지만 한나라당 관련 의원 측은 조사에 응하기로 했다. 이는 법을 존중하는 성숙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또 “여야의원들의 억울하고 답답한 심정은 백번 이해하나 그럴수록 맡은 바 소임을 다 하는 게 국민지지를 받을 올바른 태도”라며 “검찰수사를 볼모로 국정심의 자체를 거부하는 건 국회직무유기”라고 야권을 빗댔다.
 
이어 야권의 국정조사·긴급현안질의 요구와 관련해선 “국정조사와 대통령사과는 문제해결을 위한 적절한 방법도 아니고 받아들일 수 없다”며 “더 시급한 유통법을 그날 본회의에서 처리해 달라했고, 그 후 각 상임위별 예산심의를 한다면 긴급현안질의를 할 수 있다 했는데 (야당이) 그 약속은 할 수 없다했다”고 야권을 재차 겨냥했다.
 
주성영 의원 역시 “국민여론은 국회의원과 정치인에 따갑다. 이 시점에서 민주당이 검찰조사를 거부한다는 건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며 “국회에서 수사가 과잉됐다 지적하고 일부 그런 측면이 있지만 청목회 회원들이 모은 로비자금을 10만원씩 쪼개면 10만원을 돌려받는다는 변명도, 청목회 회원들이 돌려받지 못하는 친지, 가족까지 낸 점까지는 해명이 안 된다”고 검찰수사에 힘을 보탠 동시에 민주당을 비난했다.
 
지난 5일 여당의원까지 압수수색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한나라당은 3일 만에 검찰수사를 옹호하는 급u-턴에 나섰다. 8일 하루 동안 여권내부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8일 오후 김준규 검찰총장은 대검찰청에서 있은 주례간부회의 주재 자리에서 “국민은 검찰이 흔들리는 걸 바라지 않는다. 이런 때일수록 의연히 대처하라. 검찰은 수사로 말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정면 돌파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이날 민주, 자유선진, 민주노동, 진보신, 창조한국당 등 야 5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공동대응방안에 합의 후 야당 의원 112명이 서명한 ‘민간인 불법사찰 등 대포 폰 게이트 및 그랜저·스폰서 검사의혹관련 국정조사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한 것과 동일연장선상에 있다. 또 이날 동시에 대우조선해양은 남상태 사장이 연임을 위해 김윤옥 여사에게 1천 달러 수표다발을 건넸다는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강기정 의원을 검찰에 고소했다.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형사고소 및 3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서울남부지검과 남부지법에 각각 제기한 가운데 김 여사 의혹 논란은 법정으로 옮겨졌다.
 
특히 8일 ‘청와대 대포 폰’을 개설한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최 모 행정관이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인멸 후 대포 폰을 되돌려 받아 진경락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과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 전 과장은 최 행정관으로부터 대포 폰을 빌려 사용한 장모 전 주무관과 함께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불법사찰 증거인멸 과정에 최 행정관 등 청와대 개입정황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의심스러운 정황에도 불구, 최 행정관이 증거인멸에 개입한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고 무혐의 처분했다.
 
결국 여론향배와 검찰의 수사당위성 및 국민신뢰가 최대 관건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검찰은 현재 청와대-정치권의 ‘양날의 칼끝’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형국이다. 기존 국민 불신에다 ‘천신일 게이트’ ‘민간인 불법사찰’ ‘대포 폰’ 등 사건과정에서 ‘깃털’만 나부낀 채 ‘몸통’은 가려진 ‘불공정’ 논란까지 겹쳐 자칫 ‘피 박’쓸 공산을 배제 못할 상황이다. 김 총장이 나름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는 되돌아가기엔 중간에 ‘길’이 너무 얽히고설킨 양태다. 김 총장 얘기도 일종의 ‘정면 돌파’를 함의한다. 초유의 현역의원 압수수색이란 ‘칼’을 이미 뺐는데 명분 없이 칼날을 거둘 수 없게 된 것이다.
 
현재 여론도 패가 갈린다. 하나는 국회의원도 초법존재가 아닌 잘못하면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정치권의 외압에 굴하지 않고 정치인 비리를 단죄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선 검찰의 수사저의에 대한 의구심도 팽배하다. 의심의 눈길도 만만찮다.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부실수사와 ‘청와대 대포 폰’에 대한 수사회피, ‘스폰서·그랜저 검사’에 대한 솜방망이 처분 등 미온적 태도와 이중 잣대 탓이다. 자신들과 청와대 관련 사안은 이해와 관용시각을 접목하더니 정치권에 대해 느닷없이 엄격한 잣대와 예리한 사정칼날을 들이민데 따른 것이다.
 
검찰행보에 의구심을 갖는 여론 일각에선 현재 검찰이 국회의원들의 소액 후원금까지 파헤치려 대대적 수사에 나섰다면 먼저 자신들 관련비리 사건들과 ‘불법사찰’ ‘천신일-영부인’ ‘청와대 대포 폰’ 등에 대한 수사부터 하는 게 순서란 지적이다. 현 검찰행보에 대해 ‘제 눈의 들보를 먼저 보지 않고 남의 눈에 티를 빼려한다’는 지적과 의구심이 팽배하다.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대구경북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