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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박 전 대표가 불법사찰 파문에 휩싸이면서 여권 내 일대파란이 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는 단지 서툰 기우에 불과했다. 그가 예상외의 별 대수롭잖은 반향을 보이면서 폭로한 민주당을 머쓱케 한 탓이다. 또 그의 예상외 반향으로 인해 궁지에 몰린 mb와 청와대가 한숨 돌린 형국이다. 김 양은 수상을 거부하면서 ‘현병철의 국가인권위는 상을 줄 자격이 없다’란 제하의 글을 한 인권단체에 이메일로 보내 눈길을 끈다. 인권위원들의 잇따른 사퇴레이스 및 압박에도 꿈쩍 않던 현병철 위원장에겐 거부할 수 없는 직격탄인 셈이다.
김 양은 글 전문에서 “국가인권위가 직접 선정한 작품들에서 이야기하는 인권의 ‘반도 못 따라가고 있는’ 인권위의 모습을 제대로 돌아봐야 한다”며 “인권위원장으로서 자격이 없는 현병철 위원장은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만들어온 것에 대해 책임지고,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것이다”고 전제했다.
김양은 말미에 “현재의 국가인권위원회를 제대로 된 국가인권위원회로 인정할 수 없으며, 현병철 위원장이 앉아있는 인권위에서 주는 상은 받고 싶지 않다. 상줄 자격조차 없다. 대상수상을 거부 한다”며 “내목소리가 보태어져 내가 한국으로 돌아올 12월13일 즈음엔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더 이상 현병철이란 분이 아니라는 소식을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양 뿐만 아니라 세계인권선언 62주년을 맞아 올해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상한 ‘이주노동자 방송’도 수상을 거부했다.
이는 작금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치권의 거듭된 파행 속에 어린 고3학생의 소신이 새삼 빛이 난다. 그래서 먼저 전제한다. 파행 및 파문, ‘비(非)소신’ ‘탈 모럴’ 무대를 거침없이 연출중인 여야 정치권 제반이 어린 김양의 ‘소신’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아무리 ‘후안무치(厚顔無恥)’를 일상화하는 정치인들이라지만 한번 쯤 비교해 거울에 비춰봐야 한다, 또 무한한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것조차 자각 안 된다면 불쌍한 존재들이다. 특히 현 위원장은 더더욱 그렇다.
박 전 대표는 파문 후 당사자인 청와대를 향해 사실상 ‘침묵’하면서 현재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그런 얘기는 많이 있었잖아요”라고 말했다. 또 사찰의혹내용에 대해 “전혀 기억 안 난다”고 했다. 일견 이해는 된다. 함께 사찰리스트에 오른 측근 이성헌 의원이 폭로내용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고 먼저 가이드라인을 친 탓이다. 때문에 오버해 정색할 필요도 없다. 또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 역시 “우리를 뒷조사한다고 해 여러 가지 알아봤지만 아직 사찰, 공작이라고 할 만한 의미 있는 내용은 없었다”고 추가 첨언한 탓이다.
또 일견 가늠도 된다. mb와의 지난 ‘8·21 靑비밀회동’ 후 집권 후 첨으로 mb·친李계와 화해기류를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차기 대권행보도 가속화하는 중이다. 지지율도 동반상승중이다. 때문에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기가 용이하지 않다. 아직은 배수진을 치고 현 권력과 차별화를 시도하기엔 때가 이르다. 전선확대는 내년 중반기는 넘어야 가능하다. 밀약내용은 아직 ‘비급’이나 한 번 약속한 사안을 ‘신의-원칙’의 정치적 결기를 접목해 잇는 ‘소신’은 높이 산다.
하지만 작금에 박 전 대표가 지켜보는 ‘팬-지지층’은 차지하고라도 유권자, 안티 등을 두루 납득시킬 필요는 있다. 그래야 객관성 담보와 동시에 ‘뒷말’여지를 차단할 수 있다. 또 향후 본격 대선국면돌입 시 야권의 공세빌미를 막을 수 있다. ‘4대강-8·21회동’은 물론 특히 이번 같은 민감 사안 경우 변덕스런 여론 틈새 속에 잠시 유보될 순 있으나 아예 없어지는 게 아니다. 그래서 ‘자신의 사찰’을 떠난 민주주의 근간인 ‘헌법’을 위협하는 ‘사찰’ 그 자체에 대한 소신피력이 필요하다. 대충 간과할 경우 ‘소신’ 카테고리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공산이 크다. 정치 공학적 접근은 더욱 위험하다.
현재 박 전 대표의 ‘침묵’을 둘러싼 주된 논란의 요지는 대상이 그 누구든 사찰 그 자체가 민주주의의 적이란 점에 있다. 또 정치발전에 있어서도 ‘암적 존재’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이란 테두리에 함께 있다 해서 감싸기 성 ‘침묵’에 나서니 뒷말을 사고 있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또 일반 국회의원 차원이 아닌 차기주자로 지속 거론중이다. 그런 맥락에서 유권자들이 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원칙-신뢰’로 대변되는 그에게 부동의 지지가 잇따르고 있으나 자칫 ‘무책임’ 논란에 한순간 함몰될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더구나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제기한 ‘불법사찰-원충연 수첩’ 추가폭로 분은 단순한 기존 ‘카더라, 설(說)’ 차원이 아닌 구체적 물증이다. 이미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조사관 수첩과 컴퓨터 폴더마저 제시된 구체적 전개상황이다. 진실은 ‘몸통’ 의혹을 받고 있는 청와대가 알고 있을지언정 최소 ‘규명’ 촉구목소리는 박 전 대표가 내야할 입장에 처한 형국이다. 그가 차기대권을 염두 하는 거물급 정치지도자이자 한나라당 내 한 축을 차지한 계파수장인 점에서 ‘도리’를 주문받고 있다. 특히 한국 민주주의 발전의 한 책임을 떠맡고 있는 정치인 입장에선 더욱 설득력을 획득한다. 박 전 대표의 ‘침묵’과 김은총 학생의 ‘소신’이 현 제반 정치파행 속에 한층 대비돼 국민들에게 투영되면서 아쉬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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