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면서 속으로부터 분출되는 욕망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분명, 나의 주인은 나이다. 그런 점에서 욕망의 주인도 나다. 그런데 욕망은 내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쉬지를 않고 괴롭힌다. 출세해 보라, 돈을 벌어보라, 몸도 마음도 예쁜 사람과 사귀어보라, 맛있는 음식점에서 맛있는 것들을 먹어보라, 아름다운 관광지를 관광해보라.... 등등 욕망이 끊이질 않는다. 욕망의 유혹을 견디다 못한 시인은 “마음을 내려놓아 봐요”라는 시를 써놓고, 그 시를 반복해서 읽으면서, 나의 유약함을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마음, 보이지 않아요.//절절한 마음은 있어도/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없어요.//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달아볼 수도 없어요.//무겁든 가볍든, 마음은 언제나 존재합니다.//선사는, 심란해진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겠으면/마음을/ 내려놓으라고 합니다.//마음을 비운다면/ 그 속에 있는 심란함도 떠나가겠지요./마음을 비우면/비운만큼 가벼워지겠지요.//마음이 무거우면/그때 그때, 야생화들이 걱정 없이 피고 지는/한 뼘 풀밭에라도 내려놓고 삽시다. <문일석 자작시 '마음을 내려놓아 봐요' 전문>”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부는 바다로 나아간다. 파도에 휩쓸려 죽을지도 모르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바다로 나아간다. 고기를 잡으러. 농부는 농토로 나간다. 하루 종일 땀 흘려 일한다. 땀을 흘리다가 끝내는 늙어죽겠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농토로 나아간다. 그런데 시인은 어디로 가야할까? 시인은 그런저런 시간에라도 시를 생각한다. 세상을 보고 자연을 보고 사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시인은 상상의 세계에서 시 한편을 건져왔다. “뱁새의 과욕”이다.
“다리가 짧다고/불평하던 뱁새는/황새의 긴 다리를 잘라다 붙였답니다.//뱁새는 긴 다리를 얻어서 좋았는데/다리가 너무 무거워져/공중을 날 수 없게 됐답니다.//크게 얻으면/ 크게 잃을 수도 있답니다.<문일석 자작시 '뱁새의 과욕' 전문>”
밝은 태양 아래, 자기 신체를 닮은 그림자를 떨쳐 버릴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럴 수가 없을 것이다.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 색깔은 짙게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선험자의 지식을 유용하지 않는 사람은 그 아무도 없다. 그 사연을 “갈대의 운명”에 담아봤다.
“5월, 북한강 강가에선/ 온갖 식물들이/자기를 마음껏 뽐내며 자라갑니다.//겨울을 지낸 앙상한 갈대 줄기들이/바람에 흔들거립니다./갈대의 새 줄기와 잎들은 싱싱한 모습입니다.//여러 식물들의 생명은/하나같이 옛것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선조들이 가꿔놓은 지혜의 숲 속을/이리저리 산책할 수 있어/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문일석 자작시 '갈대의 운명' 전문>”
사람은 거의 대부분 지위를 가지고, 돈을 가지고, 명예를 가지고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우리나라 그 어느 지역에서나 잘 자라는 "돌나물" 그리고 "토끼풀". 그 꽃에서 유명 수도승에게 볼 수 없는, 진면목의 무소유를 보았다.
“돌이 쌓인 돌 틈에서도/부처님처럼 살아가는/돌나물//먼지 없이/맑은 몸//대중들에게/나물로/보시할 수 있어 좋겠다.<문일석 자작시 '돌나물' 전문>”
“들판에서/ 홀로/어두운 밤을 지새우고//그리움으로 망울된/새벽에/이슬 머금은 토끼풀 꽃//무소유, 법정스님의/현란한 말이 무색하게//무소유로/피었구나.<문일석 자작시 '토끼풀 꽃' 전문>“
사람은 누구나 타인에게서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들고 싶어할 것이다. 누군들 미워함을 당하는 사람이이 되고 싶어지겠는가? 그러나 이런 저런 사유로 인해 미워지는 존재로 전락하기도 한다. 나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제발!
“지난해 붉게 핀/철쭉꽃이/올해도 붉게 피었습니다.//처절한 몸짓으로, 아름다웠던 꽃은/아름답게 피지 말라고 해도/거듭, 아름답게 피어납니다.//한번 아름다웠던 꽃이/해마다 아름답듯이/좋은 일을 반복하는 사람은/꽃처럼 아름답고 꽃처럼 좋은 사람입니다. <문일석 자작시 '좋은 사람' 전문>”
경제사정이 어려워져서인지 혼자 앉아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많아졌다. 잘난 “돈 때문에” 말이다.
“태어나서/ 이 좋은 세상을 살고 있으니/절대로 울어선 안된다고/스스로 다짐하며 살아왔는데//돈이 내 눈에서/눈물을 흘리게 할 때가 있다.//돈이 있으면/멋지게 해결할 수 있는/세상일 앞에/돈이 없다는 이유로/우두커니 서서 눈물을 흘릴 때가 있다.//울어서 해결될 일이 아니건만/돈을 탓할 일도 아니건만//돈을 목숨의 가치만큼 사랑하다/배반당한 것도 아니건만//세상을 살다보면/돈 때문에, 가슴 찢어지게 아픈/눈물방울이 주르르 흐를 때가 있다.//비록 돈이 없어 눈물을 흘리지만/흘릴 눈물이라도 있어/삶의 끝까지 슬프지는 않다 .<문일석 자작시 '돈 때문에' 전문>”
다시, 다스리기 어려운 욕망의 이야기로 돌아간다. “나는 코뚜레 당한 몸입니다”라는 나의 자작시는 나의 아우성이다. ㅋㅋㅋ.
“나는 코뚜레 당한 몸입니다.//몸무게가 500kg이나 되는/코뚜레 당한 황소는/주인이 끄는 대로/이리저리 순응하면서 끌려 다닙니다.//나의 의식 안에는/ 황소의 코뚜레보다 더 무서운 놈/욕망이란 놈이 나에게 코뚜레를 하고/나를 마구잡이로 끌고 다닙니다.//쉬지도 못하게 채찍질을 가합니다.//갖고 싶은 모든 것을 가져보라고/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어보라고/권세가 좋으니 하늘 끝까지 올라가 보라고/명예란 아주 좋은 것이니 날마다 박수를 받아보라고/예쁘고 마음 편한 사람에게 넘치는 사랑도 받아보라고/돈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으니 악착같이 돈을 벌어보라고//내안에 기거하는 욕망이란 아주 포악한 놈이/내가 정신 차리지 못할 정도로/이리 끌고 저리 끌고, 지치도록 부려먹습니다.//나를 코뚜레한 욕망이란 존재/그 잘난 얼굴을/아직까지 한 번도 본 일이 없지만/나는 나의 코뚜레의 주인과 타협을 하고 싶습니다.//적당히/느릿느릿/자족하며/여유를 가지며/한가롭게 쉬어가면서, 살고도 싶습니다.//'욕망 너 나뿐 놈' 이라고, 큰소리도 치면서/폼 나게 살아보고 싶습니다.”<문일석 자작시 '나는 코뚜레 당한 몸입니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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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문일석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