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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없는 한나라 ‘동상이몽-자중지란’

홍준표 정면 돌파 친朴계 반발 총론 ‘환골탈태’ 각론 ‘전무’

김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11/10/28 [11:01]
한나라당이 10·26서울시장보선 패인을 둘러싼 ‘동상이몽’에 함몰돼 자중지란이 심화되는 형국이다.
 
‘반성촉구’ 메시지가 던져졌음에도 불구 ‘반성 없는 반성’을 하며 우려를 키우는 모양새다. ‘환골탈태’를 말하면서도 실상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양태다. 이는 홍준표 대표-당 지도부와 각 계파 간 시각 및 입장차에 따른다. 상호 ‘탓 공방’만 가열되는 분위기다.
 
홍 대표가 불거진 당 지도부 책임론에 정면 돌파의지를 드러내면서 촉매제 역할을 하는 형국이다. 그는 사실상 승패지표인 서울시장 선거에 7%P 차로 패했으나 여타 기초단체장 선거 등에서 ‘완승’했다는 시각을 견지하면서 당내 갈등을 키우는 모양새다.
 
이는 그의 10·26평가에서 엿 본다. “이긴 것도 아니고 진 것도 아니다(26일)”,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희망과 애정의 회초리를 함께 준 선거(27일)”. 그의 발언에서 보듯 사태를 그다지 심각히 여기지 않는데다 일정책임을 ‘선거(무상급식 주민투표-재보선)’에 돌리면서 당내 반발을 사고 있다.
 
홍 대표가 당내 반발을 조기 불식시킬 의지를 구체화하면서 ‘자중지란’이 심화될 조짐이다. 특히 홍 대표는 이번 재보선 참패에 사의를 표명한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실장이 물러날 경우 자신역시 동반사퇴에 몰릴 것인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박근혜 전 대표가 27일 일침을 가했다. 그는 서울시장보선 패배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과 관련해 “제대로 된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그간 쌓인 정치권에 대한 배신감, 약속과 신뢰가 무너진데 대한 책임, 생활고를 해결해 주지 못한 책임 등에 대한 심판”이라고 지적했다.
 
소장파 리더 격인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도 “서울은 졌으나 다른 곳은 모두 이겼다? 셧더 마우스죠(입 다물라). 아내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는 말이 새삼 절실한 시점"이라고 트위트에서 목소리를 높였으나 아직 제반 당내 분위기는 잠잠한 편이다.
 
또 홍사덕 의원, 김재원 전 의원 등 원내외 친朴인사가 이번 참패원인을 ‘반MB’ ‘내곡동 사저논란’ 등에 두고 MB-홍 대표를 동반 정조준한 채 비판목소리를 높인 상태다. 친朴 유승민 최고위원은 “지도부 한 사람으로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데 처절히 반성하고 당 변화와 해법을 서울민심에서 찾아 당 변화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지도부 일괄사퇴를 건의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4·27재보선 때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당시 텃밭인 분당에서 민주당에 의석을 내준 후 청와대에 대립각 세우기 등 봇물처럼 이어졌던 당내 쇄신요구가 이번엔 어쩐 일인지 조용한 탓이다. 한데 정작 문제는 패인에 대한 책임공방 및 쇄신요구만 불거질 뿐 구체적 ‘방도’에 대한 자성 및 고민이 엿보이지 않는데 있다.
 
현재 수습을 둘러싼 계파 간 ‘동상이몽’만 다각도로 불거질 뿐 진정한 ‘반성기류’는 어디서도 보이지 않고 있다. 내년 총·대선 핵심승패지표인 수도권 패배를 맞은 상황에서 총론은 ‘환골탈태’인데 각론에서 ‘자중지란’을 연출한 채 위기감을 스스로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상태가 지속될 시 향후 한나라당의 공천개혁이 제대로 명분을 갖출지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 유권자들로부터 ‘변화’ ‘뼈를 깎는 반성’을 요구받은 입장에서 정작 총대를 멜 주도세력은 부재한 형국이다. 여기엔 대선을 둘러싼 당내 각 계파 간 이해관계와 수도권-비수도권 의원들 간 내년 4·11총선 셈법·손익계산서가 기저에 깔린 데다 각기 다른데 있다. ‘동상이몽’만 난무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홍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패배 의미를 연신 깎아내리고 있는 반면 최대계파로 주류입장에 선 친朴계 역시 ‘박근혜대세론’에 혹여 흠집이라도 날까 목소리를 최대한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쇄신주체로 당내 변화를 주도했던 소장파역시 나경원 후보캠프에 적극 활동한 책임이 있어 난감하다. 친李계도 나 후보 캠프를 주도했던 만큼 현재론 ‘역풍’이 불까 선뜻 나서기가 버거운 상황이다.
 
특히 수도권 의원들 처지는 더하다. 뭐라 나설 수 없는 처지다. 서울시장보선 결과 자신들 지역구 득표율에서 박원순 시장에 대부분 밀리면서 할 말이 없게 된 탓이다. 당장 내년 총선에서 ‘41 대 7(한나라당)’이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부상해 전전긍긍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 쇄신 목소리를 낼 경우 공천-여론 등 역풍에 휩싸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서울 48곳 중 40곳에서 이겼다. 이번 결과는 3년 반 만에 판도가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이번 보선에서 한나라당 우세지역구는 전통강세 지역인 강남 3구의 서초 갑·을, 강남 갑·을, 송파 갑·을 등 6곳과, 진영 의원 지역구인 용산구가 유일했다. 나 후보 득표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강남 갑(이종구, 64.7%)이었던 반면 박 후보 득표율이 가장 높은 곳은 관악 갑(김성식, 63.8%)이었다.
 
더욱이 당 지도부 지역구에서조차 박 후보에 뒤졌다. 동대문 을(홍준표)은 9.3%P, 동작 을(정몽준 전 대표) 14%P, 양천 갑(원희룡) 1.7%P차이로 뒤졌고, 나 후보(중구·47.1%) 역시 조차도 박 후보(52%)에 뒤졌다. 서대문 을(정두언) 15.1%P, 은평 을(이재오) 13.7%P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시장보선 분석결과 여권 고정지지층 거의 다가 투표했으나 참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이 핵심지인 수도권 지지층 확대에 실패하면서 ‘마의 23% 벽’에 갇힌 가운데 이는 내년 총·대선에 그대로 연계될 공산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동상이몽에 빠진 채 자중지란을 연출할 상황이 아닌 한나라당이 내년 총·대선에 앞서 표출된 유권자들의 ‘변화’요구에도 여전히 지역구도에 함몰된 채 위기감을 스스로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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