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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일 청와대에서 여권 현 권력과 미래권력이 비공개 단독회동을 갖는다. 표면적으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당선자의 인사차 예방 겸 오찬이다. 하지만 18대 대선을 불과 3개월 여 앞둔 와중에 이명박 대통령-박 후보 간 전격회동 저변엔 단순치 않은 속내가 깔려있어 시선을 끈다.
이번 양자회동은 지난해 12월22일 박 후보가 당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 자격으로 MB를 만난 뒤 8개월여 만이다. 박 후보가 지난달 20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차기후보로 당선 후 MB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만남이 얘기됐고, 그 후속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오후 서면브리핑에서 양자회동을 이미 예고했다. 박 후보 역시 이날 오후 새누리당 보좌진협의회 워크숍 참석 후 회동사실을 언론에 알렸다. 박 후보 측 요청으로 이뤄진 이번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박 후보 측에서 먼저 회동을 요청했고, 최경환 후보 비서실장이 청와대 측과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목전의 이번 회동에서 양자는 내수경기침체 등 민생현안과 독도-한일 외교전쟁 등 국내외 현안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반발을 우려, 의식한 차원으로 보인다.
표면적 명분은 박 후보의 당선 인사이나 속내는 그리 단순치 않다. 양자는 현 정권 집권 후 줄곧 대치해오다 지난 6·3청와대회동을 기점으로 데탕트 무드를 유지중이다. 하지만 박 후보가 차기승리를 견인하기 위해선 현 정권과의 선긋기가 필연인 상황이어서 딜레마다. 이번 회동 속내가 주목되는 이유다.
또 현직 대통령이 대선 당해 여당 대선후보와 전격 회동하면서 향후 대선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민주통합당 등 야당은 대통령의 선거중립의무 등을 내세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주목되는 건 여권내부 상황이다.
최근 비박 이재오·정몽준 의원의 비판으로 박 후보의 대통합 행보가 차질을 빚은 가운데 MB를 통한 친李계와의 극적 화해무드 성사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MB가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를 지지하고, 박 후보가 MB의 최근 대일행보에 힘을 실어주며 ‘윈-윈’ 모양새를 취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MB는 올 3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토론회에서 박 후보에 “우리나라에 그만한 정치인이 몇 사람 없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박 후보 역시 최근 MB의 독도 방문에 “포퓰리즘이라 생각 않는다”고 거들면서 화답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정가일각에선 박 후보 당선을 전제로 MB퇴임 후 얘기도 오갈 가능성에도 무게를 둔다. 그러나 여전히 양자 간 악연은 해소되지 않은 ‘적대 적’ 관계란 게 정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올해 지난 4·11총선 공천과정에서 친李계가 사실상 와해, 비주류로 몰리면서 양자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총선 후 여당 내 MB지분은 전무한 상황이다. 특히 새누리당은 ‘박근혜 사당’으로 불릴 정도로 박 후보 중심 친위체제를 구축한 채 연신 청와대를 공격했다. MB내곡동 사저의혹 관련 특검 및 민간인불법사찰 국정조사 등으로 연계됐다. 인천공항 지분매각 등 국책사업역시 차기 정부에 넘기라며 제동을 걸었다.
최근에도 ‘청와대선긋기’는 현재진행형으로 계속 중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나주 성폭행 사건발생 후 사실상 MB를 정 조준했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쌍용차 정리해고사태 및 용산참사 등을 ‘현 정부 일’로 규정하며 비난했다. 최 비서실장 역시 MB의 독도행(行)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했다.
때문에 이번 청와대 러브콜이 대통합 행보의 일환이란 해석이 나온다. 박 후보가 진보-중도를 향해 손을 내민 후 이번에 다시 ‘우측’으로 시선을 돌렸다는 함의다. 이미 봉하마을과 전태일 재단방문을 시도했는데 MB예방을 거부할 시 따를 보수진영 내 반발을 의식한 차원으로 보인다. 내건 ‘1백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보수층 지지는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다.
와중에 정책차별화와 별도 화해제스처는 이미 진행됐다. 지난 경선기간 동안 자신에 무차별 네거티브 공세를 가한 친李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을 만나 도움을 요청한데 이어 박선규 전 문체부 차관 등 이른바 ‘MB맨’들이 속속 박 후보 캠프에 영입됐다.
반대로 이번 양자회동이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통상 대선직전 여권 현 권력-미래권력 간 대통령의 선거개입논란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비판적 여론이 거세질 경우 오히려 MB탈당을 가속화시킬 공산도 배제 못한다.
특히 제1야당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경선이 아직 진행 중인데다 안철수 교수의 출마선언이 임박한 시점에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선후보 간 만남 자체가 적잖은 정치적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MB가 지난 87년 민주화 이후 탈당 않고 임기를 마치는 첫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대선 직전 선거의 중립관리 등을 이유로 탈당을 감행했다. 김영삼-노태우 전 대통령은 대선 직전 당적을 정리했다. 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선 10개월 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대선 7개월 전 당적을 버렸다. 역대 대선의 학습효과-법칙이 하나 있다. 현 권력인 대통령이 여당을 자진탈당하면 당해 선거에서 승리한 반면 밀려 물러난 경우엔 패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