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하자마자 ‘권불5년’의 단상에 휩싸였다. 청와대를 나온 지 채 일주일여 만에 검찰수사대상 및 감사원의 타깃이 된 탓이다. 지난 참여정부를 이끈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후 상황이 묘하게 오버 랩 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5일 참여연대에 의해 검찰(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된다. 논란도마에 오른 채 특검(이광범)까지 이뤄진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의혹과 관련해서다. 고발대상은 이 전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 아들 시형 씨 등이다.
참여연대는 이 전 대통령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조세범처벌법 위반·직권남용 혐의, 김 여사와 시형 씨는 조세포탈혐의로 각각 고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는 “이 전 대통령이 여러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있으나 대통령 재임 기간엔 형사상 소추가 면제돼 검찰-특별검사의 수사대상에서 제외됐다”며 “특검에서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범죄혐의가 있고, 청와대 비협조로 진상을 밝히지 못한 부분은 지금이라도 수사해야 하는 만큼 고발장을 제출 한다”고 밝혔다.
이광범 특검팀은 지난해 내곡 사저 의혹에 대해 30일간 수사를 벌였다. 시형 씨가 내곡동 사저 부지를 청와대 경호 처와 함께 사들이면서 실제 가보다 싸게 사고, 경호 처는 비싸게 사면서 국고 낭비여부(배임)와 사저 터가 시형 씨 명의로 돼 있어 부동산실명제법에 저촉되는지와 관련해서다.
특검은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과 김태환 전 경호 처 행정관, 심형보 전 경호 처 시설관리부장 등 3명을 특경가법상 배임·공문서변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으나 시형 씨의 부동산실명제법 위반혐의는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다만 부지매입자금 12억 경우 시형 씨가 어머니 김 여사로부터 편법 증여받은 것으로 결론짓고 세무당국에 통보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수사기간 연장 요청을 거부하고, 청와대 역시 특검의 수사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아 ‘산 권력’에 대한 수사한계 지적이 불거졌었다.
참여연대의 고발 후 검찰수사가 불가피해진 가운데 전직 대통령과 그 직계가족에 대한 소환이 과연 이뤄질지 여부가 주목된다. 만약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전격소환조사가 이뤄질 경우 전직 대통령으로선 3번째가 된다.
지난 1995년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과 2009년 노 전 대통령에 이은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에 소환된 바 있다. 퇴임 후 1년 여 만에 뇌물수수혐의로 소환된 가운데 이 전 대통령 경우 만약 검찰에 소환될 경우 훨씬 빠른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이 전 대통령에 또 다른 날벼락 같은 소식이 있어 엎친데 덮친격이다. 4대강에 이어 감사원이 4일부터 한 달여에 걸쳐 ‘MB 서민금융’ 지원 실태관련 고강도 감사에 돌입한 탓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감사다. 4대강-서민금융은 대표적 MB표 사업이다.
박근혜 정부 서민금융정책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감사는 금융기금감사국 4개 과 중 3개, 30명이 넘는 감사인력이 투입된다. 새 정부의 MB정부와의 차별화-선긋기 시각이 대체적이다. 4대강 감사에 이어 또 다른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을 비롯해 신용회복위원회, 미소금융재단,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상호금융 각 중앙회 등 서민금융 지원기관 전체에 대한 고강도 감사인 탓이다.
이명박 정부의 서민금융 3대 상품인 햇살 론과 새 희망 홀씨, 미소금융제도는 물론 서민금융 거점점포와 전담창구 개설 및 은행권 10%대 신용대출상품 개발 현황, 은행권 자율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 등이 주요 감사대상이다.
각 기관별 서민금융 지원 및 운용에 부적절한 처리가 있는지와 방만한 운용은 없는지 여부 등이 집중 점검된다.
제2 저축은행 사태 우려가 제기되는 상호금융(단위농협·축협·수협중앙회·새마을금고) 역시 이번에 감사대상에 올랐다. 수신과 대출규정, 연체율, 대손충당금 확보 등 운용 실태 전반이 감사된다.
눈길을 끄는 건 감사원이 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이명박 정부업적 중 하나인 서민금융을 첫 감사대상으로 꼽은 점이다. 4대강 감사에 연이은 것이어서 정치적 파장 강도가 주목된다. 이 전 대통령이 퇴임 채 일주일 여 만에 ‘죽은 권력’으로 전락한 양태여서 생물인 정치의 비정함이 새삼 투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