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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타깃을 최 지근거리인 청와대 1기 참모진으로 잡았다. 긴장감을 불어넣는 카드다. 허 비서실장이 집에서 긴 여름휴가를 보내게 됐다. 그 자리를 김기춘 전 법무장관(74)이 대신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친朴원로자문그룹인 ‘7인회’ 멤버 중에서도 핵심이다. ‘왕 실장’의 상징성과 함께 사실상 2인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신임실장은 9명의 수석비서관을 직접 지휘하는 데다 인사위원장까지 겸한다. 정무·정책·인사까지 아우르는 사실상 박 대통령 다음 최고 실권자로서 지위를 보장받게 된 것이다. 그의 전면부상은 박 대통령이 그간 국무·수석비서관회의 등에서 일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것과 연계돼 있다.
박 대통령 집권 후 지난 5개월 여간 청와대의 국정성적표는 이도저도 아니라는 어정쩡한 평가를 받았다. 뭐든 첫 단추가 중요하다. 하지만 지속 ‘엇박자’를 빚어온 게 현실이다. 초반 국정운영을 강력 추진할 시점에서 김 신임실장이 등장한 배경이다. 여권 내에서도 그간 청와대 참모진의 추진력 부족 관련불만이 제기돼 왔었다.
어쨌든 박 대통령이 국정난제해결을 위한 나름의 수순을 가시화했다. 다만 점차 고령화 되는 청와대가 우려될 뿐이다. 박 대통령 직할인 김장수 국가안보실장(65)과 박흥렬 경호실장(64)도 60대다. 검찰(김기춘)-군 출신(김장수·박흥렬)들이 청와대 핵심 3인방인 셈이어서 모양새가 좀 매끄럽지 않다.
이번 인사는 여야 간 안개 속 이전투구로 치닫는 ‘NLL미로정국’을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대외적 표출일까. 청와대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영수회담제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청와대 인사와 동시에 황우여 대표의 ‘대통령-여야 대표 3자 회동’에 돌연 반응을 보였다. 시점이 동시다발적이다.
청와대-여당 간 암묵적 합의시그널을 엿보게 하는 부분이다. 현 난국의 ‘결자해지 키’를 박 대통령이 쥐고 있다는 야권의 공세총구를 우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여의도-삼청동을 아우른 기나긴 정치력 부재에 국민들 피로감은 점차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회로를 택한다 해서 정치권을 향한 차가운 시선과 비난여론이 금방 잠재워 지진 않을 것 같다.
여야 간 명분싸움과 제3자 스탠스를 취하는 청와대의 수수방관 와중에 경제 등 시급한 민생현안이 지속 뒷전에 밀리고 있는 탓이다. 민생 사안엔 여야와 청와대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국회는 국회, 청와대 역시 나름의 제 역할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그 누구도 속 시원한 행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신뢰’를 넘어 ‘실적’에 쫓기는 박 대통령의 딜레마가 이번에 여지없이 드러났다. 대통령은 국정운영성과 및 관련 성적표로 평가된다. 아직은 집권 초반기여서 다소 유동적 여지가 주어진다. 그러나 중후반부로 갈수록 압박고삐는 점점 더 조여지는 게 관례다. 역대 대통령 그 누구도 벗어나지 못한 대통령 자리의 법칙이다.
박 대통령은 해당 법칙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다음 카드 역시 의중에 이미 있을 것이다. 다만 실행시기만 암중모색할 듯하다. 이번처럼 해당 카드 역시 전격 가시화될 공산이 크다. 대내적으론 국정원 대선개입의혹 및 NLL대화록 실종논란을 한시바삐 해소해야한다. 대외적으론 대북문제가 당면해 있다. 타협불허의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북측이 동참할 공산은 현재 적어 개성공단이 폐쇄기로에 섰다.
국정최고책임자 및 청와대 사령탑으로서 박 대통령은 관련 솔루션을 제시해야한다. 수신(修身)이 되면 제가(齊家) 즉 두루 화목한 환경이 조성될 거라 판단했다면 그렇다. 하지만 대통령과 청와대만 몸가짐을 바로한다해서 될 일이 아니다. 여당과 정부 나아가선 야당 역시 동참해야 ‘평천하(平天下)’가 이뤄진다. 지금은 각기 손익계산기만 두드릴 시점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