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여-야 간 지루한 샅바싸움이 마침내 종결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3자회담 콜’을 민주당이 수용하면서 일단 물꼬는 트인 셈이다. 대화와 타협의 결실이다. 최 당면과제인 ‘민생 챙기기·경제 살리기’에도 이 기조가 유지돼야 한다.
국정원 대선개입의혹에 따른 박 대통령 사과 및 국정원 개혁, 국정원장 교체 등을 앞세운 민주당의 44일 간 장외투쟁 역시도 종지부를 찍을까. 공전 중인 정기국회도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할까. 결과는 지켜봐야 하나 일단 긍정적 기대는 묻혀 지는 양태다.
이번 3자 회담 성사는 갖은 우여곡절 속 청와대·여-야 간 핑퐁게임 끝에 이뤄진 합의니 만큼 좋은 결실이 기대되고 있다. 전국여론의 최대 응축점인 추석 한가위가 목전이어서 청와대와 여야 모두 부담이 큰 것도 일조할 전망이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러시아G20정상회의 참석-베트남 국빈방문 등을 위해 출국하기 전까지만 해도 여야 원내대표까지 참석하는 ‘5자 회담’을 고수했었다. 결국 이번 3자 회담성사는 박 대통령이 나름 결단을 내린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간 박 대통령과 민주당 김한길 대표 간 ‘양자 회담-3자 회담-5자 회담’ 등 회담형식을 둘러싼 지루한 밀고 당기기 속에 결국 3자 회담으로 가닥이 잡힌 것이다. 3자 회담은 애초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제안한 것이다.
민주당은 선(先) 양자회담, 후(後) 다자회담 제안 후 3자회담까지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전날 김기춘 비서실장을 통해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에게 3자 회담 관련제안을 한데 이어 이정현 홍보수석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청와대의 3자 회담 수용엔 나름 배경이 있다. 박 대통령 순방 기간 중 청와대와 여야지도부 간 끝없는 물밑작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준우 청와대정무수석이 여야 지도부와 수차례 비공식 접촉을 가졌다.
박 수석은 지난 4일 밤 민주당 의원 4명과의 저녁식사자리에서 “어떻게든 추석 전 풀어야 하지 않겠는가. 야당입장을 대통령께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 역시 회담성사를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는 점을 공개 언급했다.
최 대표는 지난 5일 밤 김 대표를 방문해 “박 대통령이 귀국하면 대화물꼬를 틀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박 대통령 귀국 다음날인 12일 오전 여의도 모 호텔에서 여야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한 ‘2+2 회동’을 갖고 박 대통령과 여야지도부 회담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 후 약 7시간 만에 박 대통령이 3자 회담을 전격 제안했다. 3자 회담장소인 국회는 박 대통령이 직접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대통령이 국회시정연설이 아닌 순수하게 여야 대표와의 회담을 위해 국회를 방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회담에선 박 대통령과 최 원내대표가 언급했듯 국정원 개혁을 포함한 모든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모두 정치적 손익 및 당리당략을 내려놓고 본연인 민생·경제 해법도출을 위한 대승적이고 포괄적인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1952년생 용띠 갑장인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먼 길을 돌아 청와대, 천막도 아닌 민의의 전당 국회에서 마침내 조우한다. 두 사람 모두 선대 인연(박정희 전 대통령-김 철 전 통일사회당 당수)도 남다른 가운데 현재 같은 상황이다. 하지만 대통령과 야당 당수를 떠나 국민을 위한 대화·타협의 장에 서 어떤 결론을 도출해낼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