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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재 점화된 국정원 댓글논란 속에 ‘침묵의 마이웨이’를 견지했다. 22일 청와대 국무회의석상에서 정치현안은 배제한 채 국정감사관련 정부의 철저한 대비만 당부했다. 정치공방엔 발 안 담근 채 민생·외교로 현 정국을 돌파할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국정원 선거개입의혹 및 검찰수사 외압논란에 따른 정치적 파장이 크게 확산된 상황에서도 박 대통령이 지속 침묵하면서 비판여론이 일 공산을 배제 못할 전망이다. 또 국정원 사태 논란을 키울 가능성도 커졌다. 국정원 정쟁으로 인한 최종 부담은 결국 박 대통령을 향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법사위국감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해 온 윤석열 여주지청장(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은 국정원 수사에 대한 법무부 외압 및 국정원의 수사방해가 있었다고 폭로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때문에 이날 국무회의석상에서 어떤 식으로든 박 대통령의 관련 언급이 따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깨진 것이다. 박 대통령이 11월 초 서유럽순방에 나서는 가운데 정치현안 관련 언급은 오는 2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석상이 사실상 유일하다.
국정원 대선개입의혹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긴 침묵을 견지 중이다. 이는 정치 현안엔 다소 거리를 두는 양한 청와대의 기존 입장과도 연계된다. 현재 검찰·법원에서 관련 규명작업이 진행 중인 데다 국감 역시 국회소관이란 인식이 깔려있다.
또 야권의 국정원 선거개입 주장 역시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발 담그지 않겠다는 기류가 강한 형국이다. 그러나 청와대의 바람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현 국면이 그리 간단한 게 아닌 탓이다. 집권 2분기 상황에서 최대 위기에 봉착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일각에서 불거진다.
전날 국감에서 윤 지청장이 주장한 황교안 법무장관 외압의혹 및 남재준 국정원장의 수사 방해의혹 등 타깃이 현 정부를 겨냥한 채 옮겨가는 모양새인 탓이다. 황 장관과 남 원장은 박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야권의 국정원 대선개입의혹 주장이 출범 초부터 끊이질 않자 그간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지난 정권에서 한 일이고 선거서 국정원으로부터 도움 받은 일도 없다”며 “무관한 일”이란 입장을 견지해 왔으나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야당에서 재차 수위 높은 대선불복언급이 나온 탓이다. 하지만 대선불복논란이 향후 여론지지를 얼마나 득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국민관심을 재차 이끌 소재가 될 공산은 배제 못한다. 청와대 입장에선 사뭇 부담스런 대목들이다.
문제는 논란이 끊이질 않는 상황이 지속되는 와중에 박 대통령이 “무관한 일”이란 기존 입장만 고수한 채 침묵모드를 유지하는 게 국민들에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 여부다. 자칫 ‘침묵은 반 인정?’아니냐는 의구심 매개로 작용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그간 내치 대비 외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이는 지지율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외교·안보에선 상당한 점수를 받았으나 인사와 대야관계 등 내치점수는 빈곤했다. 최근 여론조사추이를 보면 순방컨벤션 효과도 다소 미약해지는 양태다.
이런 상황에서 내치 관련 지속된 박 대통령의 침묵기조에 부정인식이 배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거기다 최근 동북아를 둘러싼 미-중-일간 긴장관계 속 한국의 입장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외치 관련 여론지지 역시 변곡점을 맞을 공산을 배제할 수 없다.
현 국면은 박 대통령에 ‘산 넘어 산’ 형국인데 침묵모드 속 ‘민생·외교의 마이웨이’ 스탠스를 취하는 형국이다. 국정원 대선개입의혹이 새 국면을 맞은 가운데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속내가 사뭇 복잡해진 모양새다. 박 대통령의 내달 서유럽순방 후 여론흐름이 한 변곡점이 될 전망인 가운데 추이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