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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오 칼럼] 응답하라! 1994

남북관계, 정권유지 도구 아닌 이익의 도구로 활용해야

정원오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3/11/08 [20:47]
브레이크뉴스 정원오 칼럼니스트 =  한 케이블TV에서 방영하고 있는 ‘응답하라 1994’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그 시대를 2~30대로 살았던 이들은 추억으로 열광하고, 지금 20대의 청춘들은 과거의 시대의 로맨틱함에 빠져든다. 이상민, 우지원 같은 농구스타들을 쫓아다니고, 서태지와 아이들의 춤을 똑같이 따라 하는 드라마 속의 청춘들은 지금 ‘아이돌’을 열심히 코스프레 하는 현재의 청춘들과 닮아 있다.

청춘들의 모습만 닮은 것이 아니다. 놀라울 정도로 닮은 것이 또 있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자 김영삼 대통령은 준 전시 상태를 선포하고 전군에 비상령을 내렸다. 그런데 북한의 최대 적대국인 미국 클린턴 대통령은 이탈리아에서 G7 회의도중에 조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서방의 거의 모든 국가들이 조의를 표하고 조문사절단을 평양으로 보냈다. 국상중임에도 북한의 반응은 격렬했다.

이때는 북한의 핵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한 때였다. 미국과 북한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고위급 접촉을 92년부터 연쇄적으로 갖고 있었고,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까지 실행됐지만 한반도 위기는 계속 고조되고 있었다.
 
92년 대선을 앞둔 민자당은 김영삼 후보의 당선을 위해 북핵문제를 안보불안의 문제로 연결시켰고, 핵 훈련을 포함한 팀스피리트 훈련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반발한 북한은 93년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공표하고 준 전시 상태로 돌입했다.
 
북한과 미국의 벼랑 끝 대치가 이어지고, 한국 정부는 완전히 소외된 채로 미국은 북한에 대한 폭격계획을 승인만 남겨 놓은 단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때 제네바에서 북미고위급 회담이 열렸고, 경수로와 중유를 제공하는 대신 핵 개발을 포기한다는 극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 한국정부에 남겨진 것은 북한에 경수로를 지어주기 위한 엄청난 비용의 부담이었다.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은 급작스러웠다. 이때에도 조문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김정은 현 국방위원회 제1 위원장에게로의 권력승계에 대한 비판만 고조되었다. 이제 와서야 매일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국정원, 국방부 등 공안 및 군부의 대대적인 선거개입 속에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새로 인선되는 외교안보라인의 인사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적대적인 대북인식의 발언을 쏟아 냈다.
 
북한은 은하3호 로켓발사에 이어 올해 초 3차 소형 핵실험을 감행함으로써 사용 가능한 핵무기가 있다는 것을 과시했고, 박근혜 정부는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을 대대적으로 진행하면서 미국 핵 폭격기까지 한반도 상공에 출격하기도 했다. 북한은 준 전시 상태를 선포하면서 한반도는 또 한번 일촉즉발의 위기에 내몰렸다.

‘격’ 문제로 남북간 당국회담이 무산됐고, 개성공단은 상처를 봉합하지도 못한 채 가까스로 재가동이 되었고, 이산가족 상봉은 무산되었다. 북한과 중국의 6자회담 개최요구에 한국정부는 불응 입장을 넘어, 한국정부가 반대하는 북미 회담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과 회담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실제로 북미의 회담라인이 연결되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이쯤 되면 진심으로 ‘응답하라 1994’하고 외칠 만도 하지 않은가?

19년이 흐른 지금, 다시 김영삼 대통령의 시대처럼, 대체 뭐가 어찌 흘러가고 있는지 알지도 못한 채 엄청난 비용만 부담해야 하는 결과를 다시 맞는 다는 것은 참담한 일이다.

남북관계를 적대적 이데올로기로 판단하고, 위기를 고조시켜 정권을 유지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시대는 94년의 교훈으로 끝났다. 우리에게 진짜 이익을 주는 방향이 무엇인지, 우리가 협상의 주인으로 나서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한복’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것이 외교가 아니 듯, 북한과의 힘 대결로 그들을 봉쇄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남북관계의 해결방향이 아니다.

1994년처럼, 역사를 반복해선 안된다.

 
▲ 정원오 칼럼니스트
    필자/정원오.
  -  여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초빙교수
  - 서울특별시 산학연정책위원회 정책위원  
  - (사) 국회 입법정책연구회 부회장
  - 생활정치 좋은교육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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