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낙마 시 김기춘도 흔들린다’. 박근혜 대통령의 ‘딜레마’다. 앞서 중도낙마한 안대희 후속 카드인 문창극 총리지명자에 대한 비판여론 속에 우군인 여당에서마저 수용불가시그널이 나온 탓이다. 청와대 인사검증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인사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에 재차 화살이 겨냥될 상황인 것도 일조한다.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박 대통령의 귀국 후 ‘결단’에 제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사실상 ‘문창극-김기춘’ 양자 간 선택에 직면했다. 문제는 세월 호 후폭풍에 따른 필연적 인적쇄신국면 속에서도 유임의지를 드러내며 절대적 신임을 공식화한 최측근인 김 실장이다.
박 대통령은 이미 ‘남재준-김장수’ 안보라인 양 날개를 ‘읍참마속’의 심경으로 잘라냈다. 거센 인적쇄신 요구와중에도 김 실장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의지를 드러낼 만큼 ‘마지막 보루’인 셈이다. 이번에 문창극 카드를 재차 버릴 경우 검증부실 책임화살이 김 실장에 쏠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 국면은 청와대-문 지명자 간 여론을 둘러싼 인식의 ‘엇박자’ 형국이다. 박 대통령이 귀국 후 재가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사실상 ‘유보’ 의사를 밝혔음에도 문 지명자는 18일 “박 대통령 귀국 때 까지 청문회 준비를 하겠다”며 사퇴여지 자체를 불식시켰다.
후임 국무총리 인선향배를 둘러싼 긴박한 상황 속에서 당청 간 속내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여당은 현재 사실상 ‘문 지명자 엄호’를 포기한 ‘문창극 불가론’이 확산되는 추세다. 7·30재보선에 앞서 당 지지도가 급락 중인 여론향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현 국면은 대통령의 국정파트너인 여당이 김 실장을 정조준한 채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형국이다. 18일 새누리당 지도부가 문 지명자 임명동의안의 국회처리가 어렵다는 뜻을 청와대에 전달하는 동시에 박 대통령 결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 게 한 반증이다.
이는 사실상 청와대가 임명동의안을 국회로 보내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이 임명동의안 결재를 21일 귀국 이후로 늦춘 것 역시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설령 박 대통령이 문 지명자에 대한 재가를 강해한다 해도 국회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 와중에도 중도 사퇴의지가 없는 문 지명자 거취를 놓고 박 대통령이 깊은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거의 여권의 반대 기류가 굳어진 상황에서도 문 지명자는 국회청문회에서의 입장표명을 내건 채 정면 돌파의지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지명자의 거취는 박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받고 있는 김 실장 거취와도 직결된 상황이다. 박 대통령의 핵심 딜레마이자 청와대의 최대고민점이다. 만약 김 실장이 인사부실검증에 책임지고 물러날 경우 청와대의 여당에 대한 통제력 구심점이 부재되는 탓이다. 김 실장의 대안으로 치부되는 여권 인사라야 친朴핵심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정자 정도인데 그는 이미 내각용 카드로 써버린 상황이다.
이미 김 실장 유임을 전제로 최경환 카드를 써버린 대안부재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과연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김 실장 사의를 두세 차례 반려할 정도로 ‘끈’을 놓지 않고 있는 탓이다. 박 대통령이 세월 호 참사국면에서 ‘국가개조-인적쇄신’을 공언한 만큼 여론에 반한 ‘마이웨이 배수진’을 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