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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메시지는 다양한 얼굴을 지닌다. 어려운 사전적 언어의 근본은 우리의 생각과 의견 조율에서 빛이 난다. ‘시작이 곧 반’이라든가, ‘천리 길도 한 발부터’라든가 ‘끝이 아닌 시작’ 등 이런 언어 메시지가 회자(膾炙)될 경우 새로운 얼굴만큼 주목 이상의 결과로 이어진다. 그게 바로 ‘제2의 중동 붐’이다. 확장 언어 메시지를 통한 제2의 중동 붐은 한국 경제의 보릿고개에 해당하는 1970년대 열사의 고장에서 단순 근로자들에 의해 비롯되었다면 2015년의 제2 중동 붐에 거는 힘이 솟아나기 마련이다.
| ▲uae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했던 박근혜 대통령 ©브레이크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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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부터 7박 9일 여정으로 중동 4개 국가 정상외교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 전용기 띄우기는 제2의 중동 붐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부풀게 만든 경제 기회이자 경제 이슈였다. 한 건 주의에 매몰된 정치인 대신 대통령 전용기에 오른 115개 경제팀들이 얻어낸 달러박스의 다른 표현인 국보확보와 국가 먹거리 내용은 그동안 양해각서(MOU) 수준을 벗어난 실용적 경제 성과로 가늠됨이 예상 이외의 파괴력으로 작용했다. 그동안 5강 외교에 매몰된 정치권에 합승했던 한국 경제인들이 달러박스로 판명된 중동지역을 새롭게 돌아보는 계기를 차치하더라도 중동지역 산유국과의 교역은 정상외교에서 빛이 나고 동시에 성과물이 도출됨을 똑똑하게 인지한 결과야말로 진정한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하지만 정상외교의 밑그림이 그려지기도 전에 정부 부처의 이기주의에 의한 파열음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경제실익 계정이 되지 못한 양해각서(MOU)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스마트 원자로 수출을 둘러싼 산자부와 미래부의 소관 다툼은 우리 모두를 더욱 슬프게 만들고 있다. 벌써부터 대통령 전용기에 동승한 한국 경제계 인사들 사이에서 제2의 중동 붐이 말잔치로 변질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들리고 있다. 한국 정부와 한국 경제계가 힘을 합해도 녹록하지 않는 중동지역 산유국에서 미래 국가먹거리를 만들기에 역부족을 모를 리 없다. 아직 컨트롤타워를 세웠다는 기사도 나오지 않고 있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문제는 이번 중동 정상외교에서 보였던 저력을 바탕삼아 여기에 상응한 대처와 대응이 더디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중동 세일즈 외교에 발을 벗고 나선 박 대통령은 타밈 빈 하마드 알 사이 카타르 국왕과자리를 맞대고 에밀리 디완 왕궁에서 1000억 달러에 달하는 카타르 월드컵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제안했다. 강하게 요구했다. 바로 그 다음날 35억 달러에 달하는 도하 지하철공사는 프랑스 탈레스와 일본 미쓰비스 등 5개 기업이 컨소시엄을 이룬 업체에게 일감을 몰아주었다. 그만큼 중동 산유국들의 인프라 프로젝트 참여는 세계 기업인들 사이에서도 물밑 수주전쟁으로 하루가 시작되고 하루가 마감되는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제2의 중동 붐은 마냥 한국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아님이 판명된 셈이다. 다만 자원빈국 한국인의 열정과 긍지로 뭉친 결과 2014년을 기준해 국내총생산(GDP) 1조4494억 달러를 달성한 기록에 경의를 표하면서 박 대통령의 중동 방문에 화답했다. 한국이 달성한 GDP 실적은 사우디의 7778억 달러보다 2배를 웃돌고 있어서다. 거기다가 한국기업이 만든 스마트폰과 자동차는 미국과 유럽의 기술력 평가보다 더 높게 평가해주고 있다. 그래서 살만 빈 알둘아지스 알 사우드 국왕은 킹칼리드 국제공항까지 손수 나와 박 대통령을 영접했고, 현물조차 없는 명목상 스마트 원자로 2기에 대한 수출면장을 한국에게 발급했다. 이를 두고 배알이 하는 나라가 한 둘이 아니다. 프랑스를 비롯하여 원전 원천기술을 가진 웨스팅하우스를 사들인 일본 도시바는 물론 중국이 시험제작중인 페블 베드(Pebble Bed)까지. 벌써부터 스마트 원자로는 블루오션이 아니다. 대기오염 피해문제로 고통을 받은 국가마다 새로운 에너지원을 원전으로 자리매김해 증설로 이를 대체하는 국가가 갈수록 늘고 있다. 2조 원대 스마트 원자로 수출주역 김긍구 한국원자력연구원 스마트개발부장은 “스마트 원자로에 관한 한 한국은 시장 선도자(퍼스트무버)나 다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도 말이다. 우선 MOU 내용대로 오는 2018년 사우디에서 첫 삽을 뜬다면 이게 바로 제2 중동 붐의 청신호로서 가치와 의미는 지대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곁들어서 박근혜표 ‘역동성 창조경제’를 새로운 수출 페기지로 묶어내는 역발상 아이템은 중동 산유국의 지갑을 여는 키워드나 마찬가지이다. 향후 근혜노믹스발(發) 제2 중동 붐을 지칭할 수 있는 사례는 크게 세 가지를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인구 2,650만 명의 사우디를 책임지고 있는 살만 국왕은 지난해 국방장관 시절 초대형 국방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라크 국경을 따라 길이 1000km에 가까운 ‘2500리 장성(長城)’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외적으로 가늠될 이슬람국가(IS) 등의 적군이 국경을 넘어오지 못하게 5중 벽을 가진 방호벽을 세운 뒤 20km마다 감시 레이더를 설치하고 벽에 감지용 센서까지 부착해 물샐틈없는 감시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천문학적인 국방비가 투입된다. 역동성 창조경제의 안경으로 보면 거대한 융·복합형 국방시장이 열린 셈이다. 장성 건설은 국방과 IT도 발달된 데다 60년이 넘게 DMZ 경계 노하우까지 보유한 한국에게는 더없이 좋은 국방 프로젝트일 수 있다. 둘은 기존의 원전은 바다를 끼고서 구축한 반면 스마트 원자로는 강의 물만 있으면 구축할 수 있고 인구 10만 규모의 도시에 적합할 뿐 아니라 송전설비에 드는 비용을 아낄 수 있어서 중동지역에 더없이 좋은 아이템이다. 동시에 담수 능력을 추가하면 중동지역 산유국이 걱정하고 있는 물 부족 해결에 대한 근본대책을 겸하게 된다. 1948년 1차 중동전쟁과 1967년 2차 중동전쟁 모두 이스라엘의 티베리아스 호수와 요르단 강 수자원의 확보가 주된 목표였다. 그래서 사우디 위정자들은 이란의 핵시설 파괴보다 더 중요한 사안으로 물 안보를 걱정해오고 있었다. 마지막 셋은 16억 무슬림의 먹거리인 할랄식품을 통한 한국 농업기술과 한국 제품의 중동지역 수출이다. 국내에서만 머물렀던 한국 식품업계가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최대 관문인 할랄(Halal) 인증을 획득해서 중동시장에 진출하는 일이다. 유대교 인증 식품으로 코셔(Kosher) 인증이 존재하듯 할랄 인증은 곧 달러박스에 해당한다. 코셔식품 인증시장 규모는 2500억 달러인 반면 할랄식품 인증시장 규모는 1조700억 달러에 달해 코셔보다 4배나 더 많다. 따라서 제2의 중동 붐은 기존의 해외건설이나 해외 플랜트산업에서 진일보된 개념으로 파악해 오일머니의 한류를 이루어내야 한다. 이를 인지한 <아부다비 통신>은 근혜노믹스가 제2 중동 붐의 완성을 위한 ‘그랜드 디자인 설계’와 ‘태스크포스(TF)팀 아이템 발굴’을 차례로 게재할 터다. 우선 이렇게 내 등을 친 이유는 최근 이집트 정부가 아부다비와 사우디에서 120억 달러 차관유치에 성공하자마자 카이로 인근에 행정도시 건설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한국기업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서다. 향후 7년 동안 450억 달러를 투자할 만큼 더더욱 연결의 경제를 이루고 있다. 이마도 단순한 사전적 언어의 제2 중동 붐은 ‘끝이 아닌 시작’으로서 이제 미나지역(MENA- 중동 및 북아프리카)으로 확대가 봇물을 이룰 것이 예단되고 있다. *필자/임은모. 교수, 글로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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